4.5세대 넘어 완전한 5세대 스텔스 성능 목표…KF-21EX 개발 공식화
튀르키예 '카안' 등과 경쟁…첨단 전투기 시장 강대국 독점 흔든다
튀르키예 '카안' 등과 경쟁…첨단 전투기 시장 강대국 독점 흔든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주도해 개발한 KF-21은 현재 성공적인 시험 비행을 이어가고 있으며, 앞으로 완전한 스텔스 성능을 갖춘 KF-21EX 모델 개발 계획까지 발표했다. KF-21의 이러한 개발은 현재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소수 강대국이 독점하고 있는 5세대 전투기 생산국 대열에 한국이 합류할 가능성을 보여주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KF-21 개발은 2001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노후한 F-4, F-5 전투기 대체를 위한 국산 전투기 개발 의지를 밝히면서 시작됐다. KAI는 2021년 4월 9일 시제 1호기를 공식 출고했다. 이후 2022년 7월 19일 첫 비행에, 2023년 1월 17일에는 첫 초음속 돌파에 성공하며 개발 일정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6대의 시제기가 무장 분리 시험, 공중 급유 훈련 등을 포함해 1000회 이상의 비행 시험을 완료했다. 시제기 중 2대는 조종사 2명이 탑승하는 복좌형으로 개발했다.
KF-21은 최고 속도 마하 1.8(시속 약 2200km), 상승고도 5만 피트(약 15.2km), 무장 탑재량 1만7000파운드(약 7.7톤)의 인상적인 제원을 갖췄다. 또한 다수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추적할 수 있는 능동 전자주사식 위상 배열(AESA) 레이더 등 최첨단 항전 장비를 탑재했다. 앞으로 개발 중인 저피탐 무인 편대기(LOWUS)와 합동 작전 능력도 확보할 전망이다.
◇ 4.5세대 한계 명확…5세대 'KF-21EX'로 진화
다만 현재 KF-21은 완전한 5세대 전투기는 아니다. 레이더 반사 면적(RCS) 감소를 위한 외형 설계는 적용했으나, 기체 전반의 레이더 흡수 소재(RAM) 적용이나 내부 무장창은 갖추지 않아 10개의 외부 무장 장착대를 사용한다. 이 때문에 KAI와 전문가들은 KF-21을 4.5세대로 분류한다. 그러나 KAI는 내부 무장창, 고성능 RAM, 기체 매립형 컨포멀 안테나, 저피탐 배기 노즐 등을 적용해 완전한 스텔스 성능을 구현하는 KF-21EX 개발 계획을 공식화했다. KF-21EX는 2030년대 후반에서 2040년대 초반 등장할 전망이다. 내부 무장창은 외부 탑재 무장의 레이더 반사를 없애 스텔스 성능을 극대화하는 5세대 전투기의 핵심 요소다.
한국 공군은 지난해 KF-21 초도 물량 20대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으며, 2026년 말부터 2027년 여름 사이 전력화할 예정이다. 올해 말까지 20대 추가 계약도 예상하며, 2032년까지 총 120대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한편, 튀르키예 역시 5세대 전투기 개발에 뛰어들었다. 튀르키예항공우주산업(TAI)이 개발 중인 TF 카안은 2023년 공개 후 올해 첫 비행에 성공했다. F-22와 유사한 외형에 최대 2만 파운드(약 9톤) 무장 능력을 목표로 하지만, 스텔스 성능에 필수적인 저피탐 설계 엔진이나 RAM 확보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튀르키예는 F-35 프로그램에서 퇴출된 후 카안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2028~2029년 첫 20대 인도를 목표로 한다.

◇ 수출 시장 '청신호'…강대국 독점 구도 균열
KF-21과 카안의 등장은 높은 비용과 복잡한 절차, 수출 제한 등으로 소수 국가만 운용할 수 있었던 첨단 전투기 시장의 문턱을 낮출 수 있다는 전망을 낳는다. KF-21은 공동개발국 인도네시아(48대 예정, 자금 및 기술 문제 변수 존재) 외에 사우디아라비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UAE, 폴란드, 페루 등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국가는 우선 4.5세대 버전에 관심을 둘 가능성이 크다. 카안 역시 아제르바이잔, 파키스탄, 사우디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KF-21과 카안의 개발은 미국(F-22, F-35), 중국(J-20), 러시아(Su-57) 등 기존 강대국들의 5세대 전투기 생산 독점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신호라고 외신은 전했다. 이러한 개발은 비록 초기 모델의 스텔스 성능이 기존 5세대기에 미치지 못할 수 있더라도, 앞으로 더 많은 국가, 심지어 지역 강국이 아닌 국가들까지 자체 스텔스 항공기 개발 및 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중요한 변화를 시사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