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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행정부, 우주 오염 연구 중단…일론 머스크에 유리한 결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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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행정부, 우주 오염 연구 중단…일론 머스크에 유리한 결정 논란

지난 2월 26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에서 발사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스타링크 위성을 탑재한 채 상공을 지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월 26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에서 발사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스타링크 위성을 탑재한 채 상공을 지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위성과 로켓으로 인한 대기 오염에 대한 연방 정부의 연구를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와 스타링크 등 민간 우주 기업에 유리한 조치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결정은 대기권 오염에 대한 규제 가능성을 차단하고, 기후 변화 대응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8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산하 대기연구국이 추진하던 두 개의 주요 프로젝트가 예산 삭감으로 중단됐다.

이들 프로젝트는 위성과 로켓이 대기권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환경 규제를 마련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연구였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진보 이념(woke ideology)'에 대한 정부 지원을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폐지했다.
비영리단체 '공공책임을 위한 공무원들'의 팀 화이트하우스 전무는 "명백히 정치적인 동기가 있으며, 일론 머스크의 사업 이익이 NOAA의 연구와 얽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들 프로그램은 정부가 육성하려 했던 것으로, 초당적인 지지를 받았으나 아무런 타당한 이유나 설명 없이 갑자기 폐지됐다"고 비판했다.

지난 2023년 말 NOAA가 후원한 연구에 따르면 재진입하는 위성에서 증발한 금속이 성층권의 황산 에어로졸에 축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황산 에어로졸은 지구의 온도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오존층 보호에도 기여한다. 그러나 금속 오염이 이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콜로라도대학의 크리스 말로니 연구원은 "우리는 이 복잡한 주제를 이해하기 위한 작은 걸음을 내딛고 있는 중"이라며 "우주선에서 배출되는 금속이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금속 및 황산 에어로졸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는 관측 데이터가 부족해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오염은 스타링크와 아마존의 '메가 콘스텔레이션'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기업은 약 1만 개의 위성을 통해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 10년 내에 지구 저궤도에 10만 개 이상의 위성이 배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주선은 발사와 재진입 과정에서 다양한 오염 물질을 배출한다. 발사 시에는 검은 탄소, 질소 산화물, 일산화탄소, 산화 알루미늄, 염소 가스 등이 방출되며, 재진입 시에는 위성이 증발하면서 금속이 대기 중에 퍼진다. 이러한 오염은 성층권의 민감한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그 결과는 아직 충분히 이해되지 않았다.

화이트하우스 전무는 "이들 프로그램은 강력한 상업적 이익과 충돌하기 때문에 공격을 받고 있다"며 "상업적 이익을 위해 프로그램을 파괴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현재 유럽우주국(ESA) 등이 일부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나 미국 내에서는 이들 연구의 공백을 메울 명확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우주선의 오염을 줄이기 위한 기술적 해결책도 아직 명확하지 않으며, 위성 수를 줄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되고 있지만, 업계의 자발적인 동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