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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중소기업계, ‘메이드 인 아메리카’ 역풍…해외 수출길 막히고 내수도 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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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중소기업계, ‘메이드 인 아메리카’ 역풍…해외 수출길 막히고 내수도 둔화

지난 2014년 6월 5일(현지시각) 미국 아칸소주 벤턴빌에 위치한 월마트 슈퍼센터 매장에 ‘미국산 타월’ 판매를 알리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14년 6월 5일(현지시각) 미국 아칸소주 벤턴빌에 위치한 월마트 슈퍼센터 매장에 ‘미국산 타월’ 판매를 알리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산 제품에 대한 자국 내 수요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면서 미국 중소기업들이 수출 부진에 직면하고 있다고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주에 본사를 둔 신발업체 오카브랜드의 페퍼 하워드 최고경영자(CEO)는 “이제는 누구도 ‘메이드 인 USA’를 원하지 않는다”며 “캐나다, 한국, 일본 모두 수요가 약화됐다. 모두 우리에게 중요한 시장이었는데 지금은 내수만으로 버티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오카브랜드는 뉴발란스, 월마트와 협업하며 미국 내 생산 기반을 갖춘 대표적인 브랜드로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반사이익을 누렸던 업체다.

그러나 하워드 CEO는 “고객 대부분이 미국 소비자이고 그나마도 ‘괜찮지만 뛰어나지는 않은’ 수준”이라며 최근 사업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이달 초 악시오스와 인터뷰에서도 “중국에 묶여 있는 부품을 대체하려는 요청이 쇄도했지만 이같은 관심의 90%는 관세가 사라지면 곧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하워드는 “잘못된 파트너를 선택하거나 상대의 절박함에 휘둘리면 우리도 무너질 수 있다”며 “지금 들어오는 요청 대부분은 지속 가능한 사업 관계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가 기존 145%에서 30%로 대폭 인하된 이후 오카브랜드로의 신규 문의는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워드는 “사람들이 예전 상황으로 돌아가려 한다. 정말 순식간에 모든 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악시오스는 또 다른 사례로 화장품 파우치 업체 ‘레이앤고’를 언급했다. 이 업체는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직후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확대를 예상하고 생산지를 이전했지만, 결국 이익률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미국 전역의 중소기업들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라고 악시오스는 보도했다.

지난달 전국중소기업연맹(NFIB)이 발표한 ‘중소기업 낙관지수’는 95.8로 지난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관세 조치가 일부 국내 제조업체에 이익을 준 것은 사실이나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여전히 외국산 부품에 의존하고 있어 불확실성만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