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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 오바마 시대 저무나...해리스 패배 후유증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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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 오바마 시대 저무나...해리스 패배 후유증 지속

오바마 전략가들 위기론 번져... 해리스 패배 후 민주당 내 "구체제 교체론" 힘 얻어
플로프·메시나 등 오바마 캠프 출신들 "빛 바래"...젊은 세대 반체제 정서와 거리 벌어져
민주당 선거 전략의 산실 오바마 팀의 영향력이 예전보다 줄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민주당 선거 전략의 산실 오바마 팀의 영향력이 예전보다 줄고 있다. 사진=로이터
2024년 대선에서 카말라 해리스가 도널드 트럼프에게 패배한 뒤 미국 민주당 안에서 기존 정치 엘리트들에 쏟아지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지난 20년간 당의 정치 방향을 이끌어온 버락 오바마와 그의 참모진들에 다시 평가하자는 요구가 번지고 있다고 NBC 뉴스가 지난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민주당 고액 기부자 존 모건은 오바마 선거캠프 출신인 짐 메시나와 나눈 대화를 공개하며 "당신이 이 일에 끼어든다면, 그것은 정치 자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고 밝혔다. 메시나는 해리스가 부통령 제안을 했을 때 이를 거절한 바 있다. 2008년 오바마의 승리를 설계한 데이비드 플로프는 해리스 선거운동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지만 참담한 패배의 책임을 지게 됐다.

모건은 "이제 플로프의 빛은 사라졌다. 그는 황금빛 소년이었지만 이제는 패배한 늙고 망가진 소년일 뿐"이라고 신랄하게 평가했다.

◇ 오바마 연합 무너지고 구체제 한계 드러나


민주당 전국위원회 관계자들은 오바마가 두 번의 임기 동안 주 정당에 투자를 소홀히 했다며 지역 조직화가 뒤로 밀렸다고 비판했다. 이른바 '오바마 유권자 연합'으로 불렸던 정치 참여도가 낮은 유권자, 젊은 유권자, 유색인종 유권자들은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쪽으로 대거 움직였다.

오바마가 바이든을 부통령으로 선택한 것도 2020년 대선과 2024년 재선 실패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바마는 힐러리 클린턴을 국무장관으로 지명했고, 2016년 트럼프와 경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섰던 클린턴 역시 패배했다. 오바마와 그의 최고 보좌관들이 권한을 준 요원들은 그 뒤로 민주당 최고위층에서 주도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역할을 맡아왔다.

민주당 전국위원회 크리스 코지 재무위원장은 플로프와 다른 오바마 동문들을 "소위 정치 대가들"이라고 비꼬며 "오바마식 낡은 정치 방식은 더는 먹히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정치 컨설턴트들을 다시 살펴보고 새로운 인재들을 발굴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네브래스카 민주당 의장 제인 클리브는 최근 오마하 시장 선거에서 성공 사례를 언급하며 현장 중심 정치 운영을 강조했다. 공화당이 트랜스젠더 이슈로 민주당 후보를 공격했을 때 워싱턴 정치 컨설턴트들에게 기대지 않고 현지 팀이 직접 대응 전략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민주당 후보 유잉이 13포인트 차이로 현직을 물리쳤다.

클리브는 "포드 세이브 아메리카 직원이나 뉴욕 언론사에 연락해 '어떻게 처리해야 하지?' 라고 묻지 않았다""우리 팀은 말 그대로 우리 주의 당 사무실 회의실에 들어가서 아이디어를 냈다"고 말했다.

과거 대선 캠페인 경험이 있는 민주당 전략가 크리스 코피니스는 "환자를 계속 죽이는 외과 의사를 원하지 않는다"며 오바마 선거운동 동문들을 포함한 기존 요원들에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원들이 요원을 뽑을 때 능력보다는 경험을 지나치게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 반체제 정서와 세대교체 요구 커져


활동가이자 민주당 전국위원회 부의장인 데이비드 호그는 현재 미국 정치에서 반체제 후보가 선호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오바마가 출마 당시에는 반기득권 후보였지만 이제는 시스템의 일부로 여겨진다며, 지금은 "매우 다른 시대"라고 강조했다.

특히 25세인 호그는 20세 미만 젊은 세대들이 오바마에 기억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도널드 트럼프와 그가 정상화되는 정치 맥락 속에서 자란 것이 그들에게 정치가 의미했던 전부"라고 말했다.

2028년 대선이 시작되면 오바마의 첫 승리 뒤 20년이 된다. 그 시점에서는 오바마 시대보다 트럼프 시대에 더 많은 유권자가 성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척 로차는 버니 샌더스의 2020년 대선 경선에서 일했고 상하원 캠페인에 컨설팅을 했던 인물이다. 그는 소수 기업들이 정치 공작원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차는 "대부분 컨설턴트들은 그들이 발표하기도 전에 이 후보들을 확정해 놓았기 때문에 새로운 피가 이 캠페인에 참여할 기회는 전혀 없다"고 신입 상원의원 루벤 갈레고(민주, 애리조나)2024년에 의석을 차지할 수 있도록 도운 뒤 말했다.

2024년 바이든-해리스 캠페인 책임자 젠 오말리 딜런은 오바마 동문들을 주요 자리에 앉혔다. 예를 들어, 오말리 딜런의 옛 회사인 프리시전 스트래티지스 경영 파트너인 스테파니 커터는 민주당 전당대회 프로그램 운영을 돕고 해리스의 언론 인터뷰를 준비하기 위해 선택됐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경합주 선거전략을 담당했던 컨설팅 회사 '270 스트래티지스' 창립자 미치 스튜어트는 바이든의 경합주 전략 프로그램을 총괄하기 위해 영입됐다.

바이든과 해리스의 선거운동 보좌관 아마르 무사는 경호원의 자연스러운 교체가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모든 주기가 다르기 때문에 환경을 이해하는 요원을 승진시키고 직원을 승진시키는 방법에 항상 생각해야 한다""후보자와 고위 직원들은 그들이 무엇을 모르는지 알아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