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투자 빅웨이브…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 바꾼 미국 증시 판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시각) 3조 달러(약 4,171조 원) 규모의 신규 감세법(‘One Big Beautiful Bill Act’)에 서명한 뒤, 미국 증시에서 국방·에너지·디지털자산 상장지수펀드(ETF)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각) 공개된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Ned Davis Research)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취임 이후 170건이 넘는 행정명령을 내놨으며, 이번 법안 통과로 국방예산이 1,500억 달러(약 208조5,000억 원)나 늘었다는 점이 특별하다.
이에 미국 내에서는 국방비뿐 아니라, 디지털자산과 에너지 산업까지 종합적으로 수익이 커질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다양한 전문기관과 금융권의 실제 ETF 투자 흐름을 살펴보면, 방위산업·원자력·비트코인 등 미래 성장동력 관련 산업에 거대 자금이 몰리고 있다. 주요 글로벌 운용사는 관련 ETF에서 미국 대표 대기업 위주로 투자 비중을 높이는 추세다.
◇ 수혜 예상 ETF…대표적 4개 꼽혀
우선 방위산업 ETF다. '글로벌엑스 디펜스 테크(Defense Tech) ETF'는 드론, 사이버, 인공지능, 방위를 모두 다루도록 설계됐다. 핵심 투자기업에는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Palantir Technologies),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 BAE시스템즈(BAE Systems)가 있다. 미국 정부의 ‘아이언돔’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 조달방식 개선 등에 힘입어,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주변에서도 군비 투자가 늘고 있다.
다음은 에너지 ETF다. ‘아이셰어스 미국 석유·가스 탐사 생산(US Oil & Gas Exploration & Production) ETF’와 ‘글로벌엑스 우라늄(Uranium) ETF’가 대표적이다. 앞의 ETF는 코노코필립스(ConocoPhillips), EOG 리소스(EOG Resources), 마라톤 페트롤리엄(Marathon Petroleum) 등 원유·가스 대기업이 담겼고, ‘글로벌엑스 우라늄 ETF’는 카메코(Cameco), 누스케일 파워(NuScale Power), 오클로(Oklo), 넥스젠에너지(NexGen Energy) 등 핵 관련 기업에 투자한다. 업계에선 정부가 친환경 보조금을 줄이고 원자력·석유·가스 지원책을 늘린 점에 주목하고 있다.
끝으로 디지털자산 ETF다. ‘아이셰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iShares Bitcoin Trust)’와 ‘ARK 핀테크 이노베이션(ARK Fintech Innovation) ETF’도 빠지지 않는다. 비트코인을 쉽고 안전하게 사고팔 수 있는 상품이며, ARK 핀테크 ETF는 로빈후드마켓(Robinhood Markets), 코인베이스글로벌(Coinbase Global), 서클인터넷그룹(Circle Internet Group) 등 디지털 자산 대표 기업들에 투자한다. 미국 의회가 최근 스테이블코인(디지털화폐 고정가치) 규제 법안을 내놓은 것도 업계 성장에 힘이 되고 있다.
◇ 주요 현황 설명과 시장 전망
최근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 각 나라도 군사비 지출을 국내총생산의 5%까지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이번 감세법과 국방확대 정책으로 방위산업이 쉽게 성장할 거란 평가가 나온다. 원자력이나 우라늄 중심 ETF도 에너지 공급망 재편, 핵발전 확대를 등에 업고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다. 디지털자산 영역에서는 ‘암호화폐 규제’가 제도권 진입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네드 데이비스’ 보고서를 보면, 이번 세금 감면 정책에 직결되는 승자는 국방, 에너지(특히 원자력과 석유·가스), 디지털자산 분야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세금 경감 효과로 이들 ETF에 자금이 빠르게 몰리고 있다”며 “트럼프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당분간 이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