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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만성 정맥질환 공개…숨겨왔던 건강 상태 일부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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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만성 정맥질환 공개…숨겨왔던 건강 상태 일부 드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 방문을 마치고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쪽 손등이 화장으로 덮여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 방문을 마치고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쪽 손등이 화장으로 덮여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성 정맥 기능부전 진단을 받았다고 밝히면서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그의 건강 상태가 드물게 공개됐다.

23일(현지시각) 미국 정치매체 더힐에 따르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주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다리 부종과 손에 생긴 멍 자국에 대한 기자들의 추궁에 응답하는 방식으로 이같은 내용을 전했다.

레빗 대변인은 “대통령의 손에 생긴 멍과 다리 부종에 대해 많은 언론이 추측을 이어가고 있어 대통령이 투명성을 위해 주치의의 소견서를 공유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치의는 다리의 혈액순환 장애로 인해 혈액이 심장으로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하고 고이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손에 생긴 멍은 “잦은 악수와 심혈관 질환 예방 차원에서 복용 중인 아스피린의 영향”이라고 설명됐다. 이후 백악관은 주치의가 작성한 좀 더 구체적인 의료 메모도 추가로 공개했다.

이번 발표는 대통령이 자신의 건강에 대해 좀처럼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던 기존 행보에서 다소 이례적인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버지니아대 바버라 페리 교수는 “이는 이전과는 사뭇 다른 태도여서 투명성 측면에서는 진전이지만 여전히 공개된 내용만으로는 전부를 알 수 없다”며 “국민은 주어진 정보가 사실이라는 전제하에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대통령의 건강 정보는 법적으로 공개 의무가 없기 때문에 역대 행정부 모두 일정 수준의 비공개 기조를 유지해왔다. 특히 대통령의 주치의는 대통령이 임명한 인물인 만큼 객관성과 투명성 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비판도 있었다.

페리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건강 문제를 공격했던 점을 거론하며 “두 사람 모두 투명성 면에서는 같은 축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바이든은 정신이 혼미하다”며 공세를 펼쳤으나 정작 자신의 건강 문제에 대해서는 철저히 감춰온 인물로 평가받는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20년 가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당시다. 당시 주치의 션 콘리는 대통령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양호’하다고 표현했지만 이후 마크 메도스 당시 비서실장의 회고록과 뉴욕타임스(NYT)의 보도로 중증 상태였던 사실이 드러났다. 산소포화도가 급격히 떨어졌고 비승인 약물 치료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대통령선거 당시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건강을 “역대 대통령 중 가장 건강하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포함된 진단서를 공개했는데 나중에 해당 진단서를 트럼프 본인이 직접 작성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2018년에는 당시 주치의 로니 잭슨이 “트럼프는 유전자도 뛰어나고, 식단만 개선하면 200살까지 살 수 있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4월 실시된 정기 건강검진에서 “골프 대회에서 자주 승리할 만큼 활동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는 소견을 받았으며 현직 주치의 션 바르바벨라는 “대통령은 직무 수행에 완전히 적합하다”고 밝혔다.

제프리 쿨먼 전 백악관 주치의(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주치의)는 “이 정도라도 투명하게 공개한 것은 신선하다”며 “멍 자국과 발목 부종처럼 누구나 볼 수 있는 증상은 숨기기 어렵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79세로 임기 종료 시점인 2029년에는 82세가 된다. 그는 전임자인 바이든 전 대통령보다 몇 달 더 많은 최고령 대통령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