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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관세 합의 여파…미국 내 일본차 가격 최대 837만원 인상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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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관세 합의 여파…미국 내 일본차 가격 최대 837만원 인상 전망

지난 2013년 5월 21일(현지시각) 일본 도쿄 남부 가와사키항에서 신차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13년 5월 21일(현지시각) 일본 도쿄 남부 가와사키항에서 신차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과 일본이 자동차 등 일본산 수입품에 대해 15%의 일괄관세를 부과하기로 합의하면서 일본 브랜드 차량의 미국 내 판매가격이 최대 수백만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블로그는 이번 합의가 25%의 고율 관세 위협을 피한 데 의미가 있지만 기존 2.5%에서 여섯 배 수준으로 오른 새로운 관세로 인해 미국 소비자의 부담이 불가피하다고 28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 “6만 달러 차량이면 관세 9000달러…누가 부담할지 고민 시작”


새 무역협정은 일본 자동차 수입 물량에 대한 상한선을 두지 않는 대신, 미국 내 일본계 자동차 업체의 생산 및 투자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이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아마도 역사상 가장 큰 무역협정”이라며 이번 합의가 5500억 달러(약 767조 원) 규모의 일본의 대미 투자 확대를 포함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지난 5월 일본산 자동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예고했으며 이번 합의로 이보다 낮은 15%에서 최종 결정됐다. 이에 대해 텔레메트리리서치의 수석 자동차 분석가 샘 아불사미드는 “25%보다는 나은 수준이지만 여전히 상당한 충격”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소비자가 이 부담을 떠안을 것”이라고 말했다.

S&P글로벌모빌리티의 스테퍼니 브린리 수석 분석가는 “단순히 가격을 몇천달러씩 올릴 수는 없다”며 “경쟁 모델과 비교해 가격경쟁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제조사들이 입장을 나눠 부담하거나 일부 트림을 단종하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 수입차 중심 마쯔다·스바루·렉서스 영향 커…엔트리급은 단종 가능성도


오토블로그에 따르면 마쓰다 CX-5, 닛산 무라노와 리프, 토요타 랜드크루저와 렉서스 GX·LX, 스바루 포레스터와 브리즈 등은 모두 일본에서 수입되는 모델로 가격 인상 압박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단가가 낮은 엔트리급 차량일수록 관세 전가가 어려워 단종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미국의 신차 평균 가격은 약 5만 달러(약 6975만 원) 수준이며, 자동차 관세는 이보다 낮은 ‘도매가(이전가격)’를 기준으로 부과된다. 이를 4만 달러(약 5580만 원)로 가정하면 15% 관세는 약 6000달러(약 837만 원)에 이르며 이는 종전의 2.5%(1000달러·약 139만 원)보다 5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고급 모델의 경우 관세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출고가가 6만 달러(약 8370만 원)인 차량에는 9000달러(약 1256만 원)의 관세가 붙게 된다.

◇ 일본은 협상 타결…멕시코·캐나다는 아직


이번 무역합의로 일본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일본계 자동차 제조사들이 운영 중인 멕시코와 캐나다 생산공장은 여전히 25~35% 관세 대상이 될 수 있어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예를 들어 혼다는 HR-V를 멕시코에서, CR-V를 캐나다에서 생산하고 있다.

브린리 분석가는 “미국과 인접국 간의 추가 협정이 체결되기 전까지는 가격 인상 요인이 계속될 것”이라며 “향후 전체 관세율이 10~15%로 정착되더라도 일부 모델은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