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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서를 부끄럽게 한 아전 김수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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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서를 부끄럽게 한 아전 김수팽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2509]

[글로벌이코노믹=김영조문화전문기자] 조선시대 선비들은 청렴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특히 비가 새는 방안에서 일산을 받은 채 “일산(日傘)이 없는 집에서는 장마철을 어떻게 견디어 내나?”라고 했다는 유관(柳寬) 선생은 조선조 청백리로 소문났지요. 또 조선 최초의 백과사전 ≪지봉유설(芝峯類說)≫을 쓴 이수광(李睟光)의 ≪조선의 방외지사(方外志士)에 보면 청백리 벼슬아치 김수팽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조선 영조 때 호조 아전을 지낸 김수팽은 청렴하고 강직해 전설의 아전(衙前)’이라 불리는데 다음과 같은 일화도 있습니다.

▲청렴하고강직한전설의아전김수팽과판서(그림이무성한국화가)
▲청렴하고강직한전설의아전김수팽과판서(그림이무성한국화가)

호조 창고에 나라 보물로 저장한 금바둑알 은바둑알수백만 개가 있었는데 이를 판서가 옷소매 속에 한 개 집어넣는 것을 보았습니다. 김수팽이 무엇에 쓰시려고 하십니까?”라고 묻자 판서는 어린 손자에게 주려고 한다.”라고 대답했지요. 이에 김수팽은 금바둑알 한 움큼을 소매에 넣으며 소인은 내외 증손자가 많아서 각기 한 개씩만 준다고 해도 요정도로는 부족할 것입니다.”라는 말을 해 판서가 금바둑알을 가져갈 수가 없도록 했습니다. 또 김수팽은 아전인 아우가 부업으로 염색을 하는 것을 보고 나라의 녹을 받는 사람이 부업을 하면 가난한 사람이 먹고 살 수 없다며 물감통을 뒤엎기도 했지요.

그렇게 조선 선비들은 사불삼거(四不三拒)’를 좌우명으로 삼고 철저히 지켰습니다. ‘사불삼거(四不三拒)’네 가지를 하지 않고 세 가지를 거절한다.”는 뜻이지요. ‘사불(四不)’은 곧 부업을 하지 않고, 땅을 사지 않으며, 집을 늘리지 않고, 재임 중인 고을의 특산물을 먹지 않는 것을 일컫는 것입니다. 삼거(三拒)’는 윗사람이나 세도가의 부당한 요구를 거절하고, 청을 들어준 다음 답례를 거절해야 하고, 재임 중 경조사에 부조를 일체 받지 않는 것을 이릅니다. 이 사불삼거만 잘 지켜도 화를 면하고 올바른 공인으로 살아 갈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