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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트럼프의 동맹국에 대한 잇단 의심제기…방위비 더 뜯어내기 계산된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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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트럼프의 동맹국에 대한 잇단 의심제기…방위비 더 뜯어내기 계산된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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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사진)이 미·일 안전보장조약 등 자유주의 진영 국가들과의 동맹관계에 대해 의구심을 표명한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트럼프가 26일 FOX방송 대담에서 미· 일 안보조약 제5조에 명시된 ‘미국의 일본의 방위임무’를 “미국의 이익을 갉아 먹는 행위다”라고 판단한 것은 예사롭지 않다.
프로그램에서 트럼프는 북 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국방비 지출목표에 관한 독일이 목표 ‘국내 총생산(GDP)의 2%’를 밑도는 한편 NATO의 ‘잠재적 적국’인 러시아에서 거액의 자원을 구입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런 태만한 독일을 미국이 지킬 가치가 있는가”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이러한 일련의 발언이 오랜 신뢰 위에 쌓아올린 일본이나 유럽과의 동맹관계의 기반이 간단하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에스퍼 국방장관 대행은 24일 취임하자마자 26일부터 열린 NATO 국방장관 회의에서 ‘동맹 강화’를 역설했다. 백악관에서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북·중 위협을 의식한 미·일연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자유주의 국가들을 주도하는 입장에 있는 대통령의 거듭된 경솔한 발언이 동맹국들에 불안과 우려를 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등 미국의 적성국가의 대전략 중 하나는 미국과 일본 등 동맹국들 사이에 쐐기를 박고 균열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트럼프의 발언에 과민 반응해 동요하면 역으로 중·러 등의 술수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트럼프는 세계의 안전이나 안정을 향한 미국의 관여를 의심하게 하는 발언을 가볍게 하면 어떠한 사태를 초래하는지 강하게 자각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트럼프는 24일 트윗에서 해상 원유수송의 91%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중국은 “자국의 배를 스스로 지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것은 중동에서 중국에 이르는 자체 방위의 거점을 확보하는 이른바 ‘진주 목걸이’구상을 2000년대부터 진행 중인 중국의 노림수와 다름없다.

그리고 트럼프의 이 같은 좌충우돌 발언에 대해 일부 좌파언론에 의한 발목잡기 식 보도가 아니라 보수 세력이야말로 미·일 중시의 입장에서 건설적 비판의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라는 주장도 흘러나오고 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