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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완전잠식'에 내년부터 거액부채 상환 광물자원공사, 연명수단은 'CP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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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완전잠식'에 내년부터 거액부채 상환 광물자원공사, 연명수단은 'CP 발행'?

11월 1천억 3년만기 발행, 올해 하반기만 3차례 3600억 규모 조달
회사채 발행 한도 다 채워 '규제 없는' CP 의존 "자본시장 왜곡" 지적
"공기업이 법망 회피 악용" 비판에 5조7천억대 '채무불이행' 우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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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광물자원공사 원주 신사옥 전경. 사진=한국광물자원공사
'자본 완전잠식 상태'인 한국광물자원공사가 내년부터 해마다 1조 원 이상씩 부채를 상환할 처지임에도 자본시장법 '신고예외 기업' 지위를 이용해 장기 기업어음(CP) 발행 남발로 연명하고 있어 '채무 불이행' 우려와 함께 공기업이 법망 회피에 앞장 서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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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업계에 따르면, 광물자원공사는 지난 달 28일 1000억 원 규모의 3년 만기 CP를 발행했다. 지난 7월 1100억 원어치, 10월 1500억 원어치 등 2차례 똑같은 3년 만기 CP를 발행한 것을 합치면 올 하반기에만 3차례 3600억 원을 자금 조달한 셈이다.

단기 융통어음인 CP는 회사채에 비해 발행 조건 등이 느슨해 기업이 비교적 자유롭게 발행할 수 있다.

과거에는 1년 미만이라는 만기 제한이 있었으나 현재는 만기 제한이 없어져 만기 3년 이상 장기CP는 통상 3년 이상 상환기간을 두고 발행하는 회사채와 사실상 동일한 효과를 낸다.

금융감독원은 CP 남발에 따른 자본시장의 왜곡을 막기 위해 만기 1년 이상 CP를 발행할 경우 금감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공기업인 광물자원공사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에 따라 증권신고서 제출 적용이 제외된다.
따라서 회사채 발행이 막힌 광물자원공사가 규제가 느슨한 장기 CP 발행을 남발함으로써 투자자 보호를 위해 회사채 발행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는 현 법제도를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광물자원공사는 법으로 정해 놓은 사채 발행한도를 모두 채웠 기 때문에 현재 회사채를 추가 발행할 수 없다. 지난 1월 3000억 원 가량의 특수채를 발행해 한국광물자원공사법 제14조에서 정한 사채 발행 한도(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금액의 2배를 초과하지 않는 금액) 약 4조 원을 모두 채웠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광물자원공사는 내년부터 오는 2024년까지 총 5조 7558억 원의 금융부채 상환이 도래한다. 매년 1조 원 이상의 부채를 갚아나가야 하는 셈이다.

광물자원공사는 재무건전성이 우수한 한국광해관리공단과의 통합을 기대하고 있지만 통합공단법안이 국회에서 표류 중이라 언제 통과될지 불투명하다.

여기에 더해 광물자원공사가 약 1조 7000억 원을 투자한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니 니켈광산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고 340억 원을 투자한 호주 와이용 석탄광산은 개발허가를 받아 놓고도 주민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한 듯 지난달 27일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해 적자가 예상되며 내년에도 흑자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광물자원공사 자체신용도(SACP)를 'b+'에서 'b'로 한 단계 하향조정했다.

광물자원공사는 2016년부터 자본총계가 마이너스가 되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갔으며 올해 상반기 기준 부채총계는 6조 3704억 원,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2조 1965억 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내년 4월 4008억 원의 부채 상환을 시작으로 내년에만 만기 도래하는 1조 41억 원의 빚을 갚아야 하는데 이를 갚지 못하면 공기업 최초의 '채무불이행'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며 "광물자원공사, 정부, 국회는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