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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미-이란 충돌사태의 영향과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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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미-이란 충돌사태의 영향과 대응

정재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아프리카중동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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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아프리카중동팀장.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의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하고 이란이 보복으로 이라크 내 미군기지를 폭격하면서 새해 벽두부터 중동 지역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특히, 지난 2018년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JCPOA)로부터 미국의 탈퇴를 선언한 이후 대(對)이란 경제제재를 점차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첫 군사 충돌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의 여파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공격을 직접 지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미국 대선 결과의 윤곽이 드러날 때까지는 미국과 이란 간 협상 재개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미-이란 양측은 물론 중동 지역 주요국 모두가 확전을 원하지 않고 있고, 오랜 기간 경제 제재로 피폐해진 이란 경제가 대규모 전면전을 버티기 어렵다는 점에서 앞으로 중동지역의 전쟁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이란의 군사 영향력을 강하게 받는 이라크를 비롯하여 시리아, 레바논, 예멘 등을 중심으로 산발된 군사 충돌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중동 지역의 전쟁 위기에도 미-이란 군사 충돌 사태가 국제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미군의 공습 직후 장중 한때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70달러를 상회하던 국제유가는 지난 8일 이란의 반격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진정세에 돌입했다.

이란의 원유 공급이 지난해 말 기준 일일 200만 배럴 수준으로 크지 않을뿐더러 2010년대 후반부터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 미국과 러시아 등 비OPEC(석유수출국기구) 국가의 원유 생산량이 많이 증가하였기 때문에 앞으로도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큰 폭의 국제유가 상승 요인이 되기 어려운 여건이다.

앞으로 중동 걸프지역의 석유시설이나 호르무즈 해협 등 원유 수송로에 위험성 증가로 일시적인 유가 상승 압력은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국제유가의 급등 가능성은 작다고 보인다.

이번 사태가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급을 비롯하여 거시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 또한 크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5월 미국의 대이란 제재 강화 이후 우리나라의 이란산 원유 수입은 완전히 중단된 상태다.

국제유가 상승이 항공·해운업 등 일부 산업에는 부정 영향을 끼치지만 우리나라 수출 중 약 15%를 차지하는 석유화학 산업에는 소폭의 유가 상승이 오히려 가격에 긍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중기 관점에서 유가 조정 폭이 크지 않아 거시경제 전반에 미치는 가격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동지역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수요가 위축되고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면서 금융·외환시장 여건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대외경제 환경에 부정 요인은 불가피할 것이다.

현 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이란과 이라크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의 피해 최소화이다.

현재 이라크 전후 복구사업에 우리나라 14개 건설사에서 1300여명이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미-이란 군사 갈등이 심화될 경우 현지 공사에 큰 차질을 초래할뿐 아니라 현지 교민의 안전문제도 악화될 것이다.

미국이 이른바 '호르무즈 해협 연합체'인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에 동참해 달라는 요구를 지속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국익에 부합하는 신중한 결정 또한 필요하다.

한국군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이나 아랍에미리트연합(UAE)나 레바논 주둔 우리 군부대의 우발적 군사 개입 등이 발생한다면 앞으로 한-이란 관계는 물론 한-중동 관계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앞으로 장기화될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대응하는 준비가 필요하다.

이란은 인구 8200만 명, 전 세계 4위의 원유와 2위의 천연가스 매장량을 보유한 중동 지역의 경제대국이다. 한때 우리나라 대중동 수출의 20%를 차지했던 주요 경제협력국이기도 하다.

지금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강화되면서 이란산 원유 수입이 불가능해져 우리나라 자동차, 석유화학, 가전제품의 대이란 수출 판로가 끊긴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한-이란 기업 간 수출입, 계약대금 미지급 문제나 이란중앙은행의 국내 계좌 동결 해제 문제 등 양국 경제협력 현안이 산적해 있다.

피해 기업에 지원 대책과 국내 상업은행 이외의 대체결제기관 설립 등 한-이란 경제협력을 유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장기적으로 대이란 제재 대상이 아닌 품목을 중심으로 중소기업간 경제협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기술협력, 인적 교류 등 최소한의 협력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관광·교육·문화·스포츠 등 민간부문 교류를 통해 양국간 협력 기반을 최소한이나마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