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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 표류④] 미·일·싱가포르, 의료데이터 개방·규제완화에 헬스케어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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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 표류④] 미·일·싱가포르, 의료데이터 개방·규제완화에 헬스케어 질주

코로나19 팬데믹과 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헬스케어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사진은 GE헬스케어 R860 인공호흡기.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코로나19 팬데믹과 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헬스케어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사진은 GE헬스케어 R860 인공호흡기. 사진=로이터


원격의료, 웨어러블 기기, 인공지능(AI) 등 기술 발전과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주요국에서는 헬스케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미국은 개인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애플, 아마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빅테크 기술 기업들이 초개인화 헬스케어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고령화 추세인 일본은 우리나라에선 막혀있는 원격의료 규제를 완화하고 헬스케어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개인 건강 정보 활용을 촉진했고, 보험사들은 정부 기관, 의료, 정보기술(IT) 업계와 협력해 건강 데이터를 활용한 혁신적인 헬스케어 서비스 개발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의료계 반발로 공공의료데이터 활용이 제약되지만 미국, 일본 등 주요국들은 개인 건강 데이터와 의료규제 완화에 힘입어 헬스케어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개인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 초개인화 헬스케어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의료비 지출이 가장 높은 미국은 높은 의료비용으로 인해 헬스케어 서비스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미국 보험사들은 지속적인 건강 관리를 지원할 수 있는 헬스케어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으며 원격의료 전문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서 헬스케어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 스타트업과 협력을 통해 스마트 기기, 모바일 앱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환자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 맞춤형 헬스케어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애플, 아마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빅테크 기술 기업들이 헬스케어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애플은 소비자 제품을 개인용 환자 건강 관리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애플워치는 매번 새로운 건강 관리 기능을 탑재하고 있으며, 아이폰의 의료 기록 기능을 통해 환자와 의료 서비스 제공 기관 간의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심박수, 혈압, 수면 패턴, 활동량 등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은 고령화 추세에 따라 접근성과 편의성에 중점을 둔 헬스케어 시장을 구축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급격한 인구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국민 건강수명 연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격의료 규제를 완화하고 관련 서비스를 활성화하는 등 헬스케어 산업을 육성 중이다.

일본 정부는 공적 헬스케어 서비스 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의 참여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개인 건강 정보의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보험사들은 정부 기관, 의료, IT 업계와의 협력을 통해 건강 데이터를 활용한 혁신적인 헬스케어 서비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ICBM(사물인터넷·클라우드·빅데이터·모바일)을 활용해 보험 상품을 개발하는 등 헬스케어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의 메디컬 허브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고령화 사회로의 전환에 직면해 있다. 싱가포르 통계청에 따르면, 2030년까지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23.8%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변화는 싱가포르 정부에게 의료비용 증가와 함께 헬스케어 인프라에 대한 추가적인 투자의 필요성을 일깨워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헬스케어 시스템을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개선하고 모든 시민들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모색 중이다.

싱가포르 보건부(MOH)는 'Healthier SG' 이니셔티브를 통해 국민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계획은 의료 데이터의 통합을 통해 예방적이고 개인화된 의료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며, 싱가포르 국민들이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장기적인 전략이다.

특히, 싱가포르 정부는 '3 Beyonds' 전략을 통해 헬스케어 산업을 더욱 발전시키고자 한다. 이는 병원 중심의 접근을 넘어서 커뮤니티 전반으로 확장하고, 단순한 헬스케어를 넘어 전반적인 건강 증진에 초점을 맞추며, 퀄리티뿐만 아니라 가치 창출에 중점을 둔다. 이러한 포괄적인 접근은 싱가포르의 헬스케어 산업을 더욱 혁신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은 부족한 의료 인프라를 개선하고, 정부의 규제 완화 및 우호적인 보험 정책을 통해 다른 국가들보다 빠르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을 발전시키고 있다. 중국은 의료수요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지고 공급이 부족하다. 또한 의료자원이 부족하고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의료난 해소 대책으로 원격의료를 도입했다. 특히 코로나 이후로 원격진료 산업 규제가 완화되면서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성장이 가속화됐다.

중국의 보험회사들은 이러한 환경 변화에 발맞춰 고객의 건강을 모니터링하고 분석해 질병 예방과 건강 유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보험회사들이 직접적인 의료 서비스를 포함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중국 최대 보험사인 핑안보험(平安保险)은 자사의 핑안굿닥터(平安好医生) 플랫폼을 통해 원격 의료 서비스,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판매, 임원 예약, 만성질환 관리, 건강검진 등 폭 넓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 알리바바의 알리헬스 등의 플랫폼은 스마트폰을 통해 원격 진료, 약물 배달, 건강 관리, 의료 정보 공유 등의 서비스를 운영한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