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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직장 같던 국내 제약업계에 감원 '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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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직장 같던 국내 제약업계에 감원 '칼바람'

GC녹십자, 유유제약, 일동제약 등 구조조정 단행
"3세 경영 등 최근 사업 확장 부작용…예견된 일"

국내 제약사들이 최근 들어 실적악화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섰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픽사베이
국내 제약사들이 최근 들어 실적악화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섰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픽사베이
사업 연혁이 오래된 국내 전통 제약사들 사이에서 최근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고 있다. 이는 일부 기업들의 실적 달성이 힘들어진 가운데 장기근속 직원 수부터 줄여 비용 절감을 시도하려는 조치인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실적 부진인 제약사들이 희망퇴직을 받으며 구조조정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GC녹십자는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했다. GC녹십자는 구조조정 및 조직 통폐합으로 전체 조직 중 10% 감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상시 퇴직 제도도 시행했다.
이 제도는 희망퇴직 형태로 최근 임직원들로부터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GC녹십자가 대대적인 희망퇴직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희망퇴직을 희망하는 20년 이상 재직자는 1년치 급여를 20년 미만 재직자는 6개월 치 급여를 받는다.

또한 GC녹십자는 이번 조직 통폐합을 통해 전체 팀 수를 10%가량 줄일 계획이다. GC녹십자의 경우 홀딩스인 GC외에도 각 계열사별로 중복되는 팀이 다수 있었는데 이를 하나로 합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유유제약도 지난 8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영업조직 중 하나인 의원사업부를 올해까지만 운영하고 내년부터 폐지한다. 약국사업부도 운영 중단을 결정했기 때문에 사실상 종합병원 사업부만 남았다. 향후 유유제약은 영업대행조직(CSO) 방식으로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일동제약그룹도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 임원 20% 이상을 감원하고 남은 임원들도 급여 20%를 반납하기로 했으며 차장 이상 간부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전사적 자원 관리(ERP)를 가동해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아울러 영업·마케팅 분야는 이익 구조가 취약한 품목을 과감히 정리하고 합리적인 안전 재고 운영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제약업계 "예견됐던 일"…더 늘어날 수도


이같은 상황은 예견된 일이었다는 것이 제약업계의 평가다. 국내 전통제약사들은 수십년의 연혁을 가진 기업이 대부분이다보니 높은 연차의 직원이나 임원이 생산뿐만 아니라 영업까지 많은 편이다.

문제는 고연차 직원들이 많은 상황에서 다수의 국내 제약사들이 신사업이나 신약개발에 필요한 고임금의 외부 인력을 충원했고 그 결과 임금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실적이 저조해지자 전격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다.

이번에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기업들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즉 나머지 기업들도 실적이 악화된다면 향후 구조조정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3세 경영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다양한 이유로 신약개발, 신사업 등을 진행하면서 수 많은 인력이 필요했고 그 때마다 채용했다"면서 "문제는 산업의 특성상 결과물이 늦게 나오다보니 유지비를 감당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그 결과 구조조정으로 이어진 것이라 다른 제약사들도 안전하다고 보긴 힘들다"고 우려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