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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파업 장기화에 환자뿐만 아니라 제약사도 '좌불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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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파업 장기화에 환자뿐만 아니라 제약사도 '좌불안석'

원내 전문의약품과 소비재 매출 영향 있을 듯
"대체 소비처 있지만 장기화 시에는 문제 발생"
신약 임상하는 담당의와 교수 부재도 대책 없어

최근 들어 의료파업 장기화되면서 제약사에게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시내의 한 병원에서 한 환자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들어 의료파업 장기화되면서 제약사에게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시내의 한 병원에서 한 환자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의사들의 파업 장기화로 원내의약품 중 소비재인 수액이나 주사제, 봉합사 등의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신약개발에 필요한 임상도 지연되면서 제약사들의 피해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의대 증원과 관련해 의사들과 정부의 기싸움에 의한 의료공백이 한 달을 넘기면서 제약사들도 불안해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제품 매출 감소뿐만 아니라 신약을 개발하는 임상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매출 감소는 전체적인 전문의약품보다는 원내 전문의약품이나 소비재가 먼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으로는 수술에 사용되는 마취제나 봉합사, 입원 후 맞는 수액제 등이 있다. 관련된 기업들은 이전에 납품한 것이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술건수가 감소하고 있어 유통기한이 있는 수액제나 주사제들의 경우에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적십자가 공개한 자료를 살펴보면 소위 빅5 병원으로 불리는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등에 보낸 혈액은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는 수술 연기나 중단의 결과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혈액이 폐기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는데 의약품도 비슷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비록 혈액보다는 길더라도 특정 온도에 보관해야 하는 약이나 유통기한이 짧은 주사제의 경우 폐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폐기 돼 약이 부족하면 새로 구입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파업이 장기화되면서 병원들도 수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보고 있다. 일부 병원은 비상경영체제까지 진행하면서 재정 긴축까지 들어갔다. 즉 병원에 돈이 없기에 원내 의약품 구매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고 이 피해는 제약사에게 직결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파업에 동참하지 않은 의원급이나 2차 병원이 남아있어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대학병원급과 전공의들의 파업이 중점이기 때문에 다른 소비처인 2차 병원이나 의원이 있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며 "다만 장기화된다면 그에 대한 리스크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사들의 미래먹거리 신약개발 임상은 어쩌나


또한 신약 개발에도 문제가 생긴다. 임상의 경우 해당 대학병원에서 담당 교수들이 환자군에게 약을 투약하고 이를 관찰 후 결과를 데이터화 한다. 제약사들은 이를 바탕으로 자신들이 개발한 신약이 효과가 있는지를 판단하고 개발을 이어간다.

아직까지는 전공의들이 주로 파업을 이루고 있지만 국내에서 임상을 가장 많이 하는 빅5 병원 교수들이 사직을 결의하면서 국내 임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임상은 교수나 담당의들이 진행하기 때문이다. 임상이 지연되면 신약개발이 지연되는 것 뿐만 아니라 비용도 더 들어가기 때문에 제약사들에겐 부담이 된다.

중견제약사 관계자는 "임상지연에 따른 피해가 발생할 수 있지만 제약사들이 이에 대한 손해를 청구할 방법이 없다"며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임상이 지연되는 것은 제약사에게도 압박"이라고 설명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