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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치료의 신세계 줄기세포(49)] 척추 질환의 줄기세포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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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치료의 신세계 줄기세포(49)] 척추 질환의 줄기세포 치료

척추 질환에 대한 줄기세포 치료는 오랜 시간에 걸쳐 구조적으로 변형된 뼈나 디스크를 회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척추질환에서 줄기세포 치료를 통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픽사베이이미지 확대보기
척추 질환에 대한 줄기세포 치료는 오랜 시간에 걸쳐 구조적으로 변형된 뼈나 디스크를 회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척추질환에서 줄기세포 치료를 통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픽사베이
척추 질환에 대한 줄기세포 치료는 오랜 시간에 걸쳐 구조적으로 변형된 뼈나 디스크를 회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외상으로 인해 손상되더라도 이미 잘린 신경 구조를 단순히 세포 치료만으로 되돌리기엔 현실적인 어려움이 존재한다.

최근 연구 논문 약 10여편을 검토한 결과, 척추 질환 치료에서 줄기세포 치료는 주로 보조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척추 질환은 척수 절단, 압박, 염증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며, 현재로서는 수술적 치료가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외상으로 인해 척수 연결이 단절된 경우 수술이 필수적이다. 치유 과정을 돕기 위해 줄기세포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 발생한 손상을 회복시키기 위해 줄기세포를 주사한 경우도 있었고 척수액에 주사하는 경우도 있었다. 줄기세포를 통해 일정 부분 효과를 보고 있지만 아직 섣불리 시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동물 실험에서는 척수의 실질에 주사해 성공적인 결과가 보고되고 있으나, 인간에게 적용할 경우 자칫 주사가 신경에 압박을 가해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완전히 단절된 신경 치료는 수술적 접근을 통해 가능하다. 연구에 따르면 경막하(intrathecal) 주사는 척수를 통해 쉽게 놓을 수 있지만 주입된 줄기세포가 지주막(arachnoid membrane)의 망상 조직에 대부분 달라붙어 실제 척수로 도달하는 양은 극히 미미하다.

어떤 세포를 사용할 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신경줄기세포는 구하기 어렵고 유도만능 세포는 암유발 가능성과 강한 면역반응 때문에 자가세포를 조작해야 하는데 아직 갈 길이 멀다. 배아줄기세포는 윤리적 문제로 인해 아직 시도된 적이 없다.

중간엽 줄기세포(MSCs)는 기원이 달라 신경세포를 만들지는 못하지만 교세포(astrocyte)를 만들어 신경세포 재생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줄기세포는 미세 환경이 악화될 경우 마치 암처럼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덩어리를 형성할 수 있고 가끔은 암이 고립되어 죽어갈 때 혈관을 제공할 수 있어 실제 치료 적용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연구를 검색할 때는 다양한 관점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척수손상+줄기세포'라는 키워드를 통해 검색 시 정형외과 관련 논문이 주를 이루는 반면 '신경세포+줄기세포'로 검색할 경우 신경과, 신경외과, 기초과학 분야의 논문이 더 많이 나타난다.

척수 손상 치료의 경우 척수 자체를 직접 치료하는 것보다 주변 구조의 문제를 수술하는 치료가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압박 원인에 대한 접근이 비교적 안전하기 때문에 줄기세포 치료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2023년 Xia 등이 발표한 리뷰 논문에서는 중간엽줄기세포가 중배엽이 아닌 신경으로 분화된다는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피부에는 신경세포가 존재하지 않는데 신경 신호인 전위차가 발생한다는 것이 입증되어 신경세포와 상피세포의 유사성도 발표됐다.

이는 필자가 원래 주장하던 '중배엽성 중간엽 줄기세포는 거의 모든 세포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다양한 입장을 가진 집단을 통합하는 것은 어렵지만 동물 실험이나 최신 이론들은 꾸준한 발전을 이루고 있다.

비록 위험성이 낮은 비율로 존재한다 하더라도 책임자로서 망설임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러나 의사의 사명은 더 효과적인 치료법을 모색하고 제공하는 것이다. 수술 중 신경 주변에 자가 중간엽줄기세포를 주사하거나 뿌려주는 방법이라도 시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척추질환 중 디스크나 척수관 협착증은 노화와 장기간 사용으로 인해 오랜 기간에 걸쳐 발생하는 구조적 변형이다. 디스크가 튀어나오거나 뼈가 자라 들어가고 인대가 두꺼워지는 등 빈공간이 채워지면 가장 연한 조직인 신경이 압박되어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경미한 경우 처음에는 염증 조절과 자세교정을 통해 어느 정도 완화하고 조절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압박하는 구조가 명확히 확인되는 경우 수술이 최상의 선택이다.

필자도 일부 증상이 있어 수술을 고려하고 있지만 아직 줄기세포를 뿌려줄 의사를 찾지 못했다.

척수 신경압박의 치료 원리와 수술 방법은 다양하다. 어떤 수술을 선택하더라도 일부는 재발하거나 수술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다. 줄기세포만으로 치료를 시도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줄기세포를 투입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문제가 있는 디스크에 직접 주사로 줄기세포를 주입해야 하는데, 바늘로 디스크를 찌르는 것에 대한 논문이 존재하긴 하지만 그 자체의 위험성으로 인해 일반적인 치료법으로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개방 수술 중 척수 자체에 주사하면서 부가적으로 시행한 경우도 있지만 디스크만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엑스레이(x-ray)를 보고 주사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치료 대상은 IDD(intervertebral disk degeneration) 즉, 노화 등의 이유로 디스크가 변성된 경우다. 개선 기준은 미국 척수손상학회(ASIA, American Spinal Injury Association)에서 제시한 환자가 느끼는 증상을 점수화 한 검사로 시각적으로 확인할 방법은 없다.

해당 논문들은 척수 손상 치료와 결과가 혼재되어 있어 다른 논문과 같이 증상 개선을 염증 조절, 축삭(axon)의 재생 촉진, 혈관의 재생 등 몇 가지 기전으로 추론하고 있다. 종합적으로 디스크만을 위한 줄기세포 치료는 아직 없다는 것이다.

정맥 주사는 어떨까? 다른 질환 치료와 마찬가지로 척수 손상에서도 정맥 주사에 대한 임상 시험 논문이 있다. Osamu Honmou 등이 2021년에 Clinical Neurology and Neurosurgery에 발표한 연구는 주목할만 하다.

이 연구에서는 일본 삿포로 의과대학과 예일대학에서 완연한 척수 손상을 입은 13명의 환자에게 정맥으로 자가 배양 MSCs를 주사했다.

연구 결과 12명의 환자에서 증상 개선이 관찰되었으며 모든 사례에서 개선 내용이 자세하게 보고됐다. 1명의 환자는 변화가 없었다. 치료 관련 부작용은 한 명도 없었다.

비록 이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므로 확신할 수는 없지만 현재로서는 줄기세포 정맥주사를 지양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슈퍼맨을 연기한 배우나 한국의 유명 가수 사례에서 보듯 척수 손상은 삶을 갑작스럽게 변화시킬 수 있다.

현재로서는 아무런 치료법이 없으나 줄기세포 정맥주사가 조금이라도 효과를 줄 수 있다면 더 이상 무엇을 두려워 해야할까.

줄기세포 치료가 아직 초기 연구 단계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치료 방법에 대해 잠재적 변화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렇지만 환자의 제한적인 시간을 고려할 때 치료에 대한 명확한 부정적 증거가 나타나지 않는 한 치료법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새로운 치료 방법은 학문의 속성상 아주 천천히 발전한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기다림이 버거울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변형된 자가 세포를 정맥 주사하면 척추 노화를 막을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자가 줄기세포 배양 투여에 대한 미국 FDA의 시각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배양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동종 용도 사용이 아니라는 문제 때문에 시술을 위험시 하고 있다.

한국은 신의료기술 평가라는 제도가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질병에서의 신 기술은 허가를 받으라는 의미이다.

필자가 경험한 바과 같이 매우 급박한 상황에도 응급 임상의 신청과 승인 절차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승인을 받으려면 IRB는 물론 오랜 시간과 상당한 비용, 다수의 노력이 수반된다. 허가를 받아도 부작용 발생 시 법적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

다시 말해 희귀 난치 질환으로 분류되지 않은 척추 질환에서는 어떤 의사도 승인을 시도하지 않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환자들은 척추 질환에서 줄기세포치료를 받을 기회가 제한된다.

정리하자면 척추 질환에서 기계적 손상이 동반된 경우 수술이 가장 우선적 치료 방법이며 부수적으로 배양된 자가 줄기세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척추간판 탈출이나 협착 등 신경 압박에서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경미한 상황에서는 영상의학 수단을 활용해 문제가 있는 부위에 직접 주사를 할 수 있다. 별다른 대안이 없는 척수 손상 환자의 경우 자가 세포를 외부에서 많이 증폭해 정맥주사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허탈하지만 정맥 주사라도 가능하다는 점이 다행스럽다.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이사장 이희영은 누구?


이희영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이사장.이미지 확대보기
이희영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이사장.

이희영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이사장은 1991년 성형외과 전문의로 의료계에 발을 내디딘 후 지방 성형을 자주 접하면서 당시에는 흔하지 않던 대량 지방이식을 시작했다. 특히 전문의로서 지방조직을 연구하던 중 의대에서 배운 것과는 다소 다른 지방이식에 관한 시각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줄기세포치료의 발전과 보급을 위해 2007년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를 설립, 동료 의사들과 함께 활발한 학술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희영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