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경쟁당국이 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젠, 제넨텍, 노바티스 등 8개 제약사를 전격 조사하며 안과 치료제 시장의 담합 의혹에 칼을 빼 들었다고 이탈리아 현지매체 비즈니스24TV 등이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탈리아 반독점 당국(AGCM)은 최근 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젠, 제넨텍, 노바티스 등 8개 제약사의 국내외 사업장에 대한 현장 조사를 전격 실시했다. 주요 안과 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라니비주맙 성분 의약품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하는 담합 행위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한 라니비주맙 바이오시밀러 '바이우비즈'의 이탈리아 시장 진출을 고의로 지연시켰다는 의혹이 핵심이다. 바이우비즈는 스위스 노바티스가 개발한 오리지널 의약품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로, 가격이 훨씬 저렴해 시장 경쟁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됐던 제품이다.
만약 담합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는 시장 경쟁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소비자 후생을 저해하는 중대한 위법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특히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가격이 저렴해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줄이고 환자 접근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담합 행위는 국민 건강권과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탈리아 경쟁당국은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경쟁 제한 행위는 결국 소비자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불공정 행위"라며 "이번 조사를 통해 담합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고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유럽 차원에서도 공조가 이뤄지고 있다. 네덜란드 경쟁당국도 네덜란드에 위치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업장에 대한 조사를 동시에 진행하며 국제적인 담합 행위에 대한 감시망을 촘촘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