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회장 모자 등 3자, 신동국 회장 재산 220억원 동결
신 회장 측근, 한미약품서 개발보다 도입 필요성 언급
"기업 평가에 악재...상호 목적 공개해야 리스크 줄여"
신 회장 측근, 한미약품서 개발보다 도입 필요성 언급
"기업 평가에 악재...상호 목적 공개해야 리스크 줄여"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인 송영숙 회장이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견제에 나서고 있다.
앞서 송 회장과 신 회장은 두 형제로부터 한미약품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4자 연합을 구성한 바 있다. 당시 압도적인 지분을 바탕으로 경영권을 확보했고 4자 연합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면서 한미약품을 글로벌 빅파마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하지만 최근 송 회장은 신 회장에게 압박을 가하고 있다. 최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송 회장과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 사모펀드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SPC)인 킬링턴 유한회사는 신 회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가압류했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의 지주사이다. 이를 통해 위약벌 청구권 600억원 중 120억원을 보전하겠는 취지다.
3자가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은 주주 간 계약을 위반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한양정밀 법인 명의로 197억5340만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했는데 교환 대상은 신 회장과 한양정밀이 보유한 한미약품 주식이었다.
아울러 신 회장이 비상근 이사로써 경영에 깊게 관여한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특히 신 회장 추천으로 투입된 인물에게도 논란이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의혹은 더욱 불거졌다.
신 회장은 경영권을 확보하고 배인규 전 현대차 자문을 한미약품 자문위원으로 기용했다. 그는 한미약품 팔탄공장에 상주하면서 연구개발(R&D)와 품질관리(QC)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과 의약품 도입 판매와 인센티브 중심 영업까지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배 고문은 한미약품 직원들에게 신약을 개발하는 것보다 다른 곳에서 약을 사오는 것이 낫다, 병원에 인센티브를 주든지 하라는 취지의 녹취록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특히 배 고문은 한미약품의 근간인 'R&D 비용을 줄여라'라고 언급하면서 한미약품 내부의 불만이 커졌다.
최대주주의 최측근의 발언에 교환사채 발행까지 겹치면서 사실상 신 회장이 입맛대로 한미약품을 주무르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직원들 사이에도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을 인식했는지 배 자문은 한미약품을 나갔다. 다만 이는 내쫓긴 것이 아닌 계약이 종료된 결과라고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강조했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배 자문이 합류할 초기 제약업에 대한 이해가 다소 부족할 때 사심없이 임직원들과 소통한 내용 중 일부가 맥락이 분절돼 알려지면서 다소 오해가 된 측면이 있다"며 "논란이 됐던 발언도 한미 발전을 위한 나름의 고언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미약품그룹은 배 자문과의 관계가 종료됐지만 한미는 여러 외부의 조언에 귀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며 지속적인 소통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3자 연합의 신 회장 압박과 관련해서는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같은 논란이 지속될 경우 기업에 대한 인식이 점차 나빠질 수 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갈등이 끝난줄 알았던 기업에서 다시 내홍이 불거진다는 관측이 나오면 기업의 평가가 낮아질 수 있다"며 "만약 오해이거나 다른 목적이 있다면 명확히 공개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