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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탈 감사위 독립성 위반 10개월 만에 시정...한화 지분 19.9% 최대주주 등극, 협력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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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탈 감사위 독립성 위반 10개월 만에 시정...한화 지분 19.9% 최대주주 등극, 협력 가속화

호주 증권거래소 규정 12.7조 위반 인정, 독립 이사 새 위원장 선임
미국 해군 MRO 시장 진출 탄력...오커스 공급망 편입 청신호
오스탈 서호주 헨더슨 조선소 전경. 사진=오스탈 홈페이지이미지 확대보기
오스탈 서호주 헨더슨 조선소 전경. 사진=오스탈 홈페이지
호주 증권거래소(ASX) 상장사인 글로벌 방산 조선업체 오스탈(Austal Limited)이 감사위원회 위원장의 독립성 요건 위반 사실을 인정하고 지난달 18일 독립 비상임이사를 새 위원장으로 선임했다고 오스트레일리아 뉴스데스크가 9(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12일 한화그룹이 오스탈 지분 19.9%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선 직후 이루어져 주목된다. 한화오션이 102000만 호주달러(9960억 원) 전체 인수 제안을 거절당한 뒤 전략을 바꿔 확보한 주요 주주 지위가 경영 투명성 제고와 맞물리면서 향후 협력 관계에 새로운 국면을 열 전망이다.

10개월간 규정 위반...독립 이사 선임으로 정상화


오스탈은 호주 증권거래소 상장 규정 12.7조 위반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이 사안은 지난해 215일 사라 아담-게지(Sarah Adam-Gedge) 전 독립 감사위원장이 사임한 뒤 발생했다. 이후 독립성을 갖추지 못한 브렌트 쿠비스(Brent Cubis) 이사가 위원장직을 수행하면서 규정 위반 상태가 약 10개월간 이어졌다.

쿠비스 이사는 오스탈의 주요 주주와 연관된 인물로 분류되어 호주 증권거래소가 요구하는 '독립적 이사' 요건에 맞지 않았다. 호주 증권거래소의 S&P/ASX 300 지수에 포함된 대형 기업은 감사위원회를 반드시 독립적인 이사가 이끌도록 규정하고 있다.

오스탈은 지난달 18일 독립 비상임이사 수 머피(Sue Murphy)를 감사·위험위원회 위원장으로 새롭게 선임했다. 회사는 외부 감사인인 딜로이트(Deloitte)와 협력을 지속하며 재무 보고의 독립적인 감시 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화, 전략 수정해 최대주주 등극...6일 뒤 오스탈 지배구조 개선


한화오션은 지난해 4월 오스탈 전체 인수를 위해 102000만 호주달러를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 오스탈 이사회는 호주와 미국 해군의 국가 안보 자산이라는 점을 들어 규제당국 승인이 어렵다며 기업 실사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이에 한화그룹은 전략을 수정해 지분 19.9% 확보로 방향을 전환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출자한 특수목적법인 'HAA No.1'을 통해 지난 3월 장외거래로 오스탈 지분 9.9%를 먼저 확보했다. 이어 6월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로부터 최대 100% 지분 보유 승인을 받았고, 지난달 12일 호주 정부 승인까지 확보하며 기존 최대주주 타타랑벤처스(19.28%)를 제치고 19.9% 지분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한화가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지 6일 뒤인 지난달 18일 오스탈은 감사위원회 위원장을 독립 이사로 교체하며 10개월간 지속된 지배구조 위반 상태를 해소했다. 이는 주요 주주로 한국 기업이 들어온 직후 이루어진 조치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지배구조 정상화가 한화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다고 분석한다. 우선 경영 투명성이 높아진 만큼 향후 기술 제휴나 공동 사업을 추진할 때 실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이 줄어든다. 한화가 주요 주주로서 오스탈과 협력 관계를 맺는 상황에서 상대 기업의 지배구조까지 국제 기준에 맞춰 개선된 것이다.

또한, 오스탈이 자발적으로 기업 지배구조를 강화한 것은 한화와의 장기적 협력 관계를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한화가 단순 재무적 투자자가 아닌 전략적 파트너로서 오스탈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오스탈 이사회도 투명한 경영 체계를 갖춰 협력 기반을 다진 것으로 보인다"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해군 MRO 시장 진출 가속화 전망


오스탈은 미국 앨라배마주에 조선소를 보유하고 미국 해군 함정을 건조하는 핵심 기업이다. 미국 내 소형 수상함과 군수 지원함 시장 점유율이 40~60%1위를 차지하고 있다. 142억 호주달러(138600억 원) 규모의 수주잔고를 보유 중이며 미국 잠수함 모듈도 납품한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호주와 미국의 안보 심사를 통과한 한화가 최대주주로서 오스탈과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면 미국 해군 유지·보수·정비(MRO) 시장 진출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8월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정비 계약을 최초 수주하며 MRO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해상 무인 체계와 차세대 함정 시장에서 경쟁은 치열하지만, 한화의 중대형 강철 함정 기술과 오스탈의 알루미늄 고속정 기술이 결합하면 양사 모두 역량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커스 공급망 편입으로 방산 협력 확대 기대


한화그룹은 지난해 말 미국 필리조선소를 1억 달러(1460억 원)에 인수하고 50억 달러(72900억 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필리조선소는 강철 상선과 훈련함을, 오스탈은 알루미늄 전투함을 건조하는 만큼 양 날개 전략으로 미국 조선 시장 전면 진출이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한화의 오스탈 최대주주 등극이 미국·영국·호주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 공급망 편입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공동 입찰한 캐나다 잠수함 사업(60조 원)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는 지난달 승인 직후 "한화와 오스탈이 글로벌 방산 함정 건조 사업 분야에서 전략적으로 협력할 기회가 열렸다""향후 오스탈과의 전략적 방향에 관해 생산적인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