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항암신약 '포노젠', 개인 이전 조건으로 계약

이 전 회장은 지난 4월 보유 중이던 동성제약 지분 368만주 전량을 소연코퍼레이션에 매각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거래가는 주당 3256원, 총 120억 원 규모다. 하지만 계약 체결 7일 만에 소연코퍼레이션은 매수인 지위를 브랜드리팩터링에 승계했고 브랜드리팩터링이 기존 계약 내용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문제는 계약서에 포함된 특약 조항이다. 매도인인 이 전 회장이 지정한 '화장품 사업부문'과 '포노젠 사업 부문'을 분사해 직접 인수하거나 제3자에게 이전할 수 있는 권한이 명시됐다. 즉 이 전 회장이 원할 경우 동성제약의 화장품 사업이나 신약 포노젠 사업을 개인 사업으로 가져갈 수 있는 구조다.
포노젠은 동성제약이 개발한 차세대 항암 신약으로 빛에 반응하는 광민감제 특성을 이용해 정상 세포는 보호하면서 암세포만 사멸시키는 광과민제다. 이 치료법은 '광역학치료(PDT)'로 불리며 포르피린 계열과 클로린 계열 물질이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축적되는 성질을 활용된다.
미래 성장동력인 포노젠을 보고 투자한 동성제약 주주들이 많다는 점에서 해당 자산이 외부로 유출될 경우 기업과 주주 가치 모두 심각한 훼손을 입을 것이라고 동성제약 관계자는 강조했다. 바이오산업은 기술력과 임상 성과가 곧 기업 가치로 직결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브랜드리팩터링이 핵심자산인 포노젠을 매각하는 조건으로 이 전 회장의 지분을 싸게 매입할 정도로 동성제약의 핵심자산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미래 성장산업으로 동성제약이 10년 넘게 투자해 온 핵심 파이프라인인 만큼 개인 차원에서 사유화되서는 절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성제약은 오는 9월 12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나원균 동성제약 대표와 원용민 전무, 남궁광 이사 해임 건과 이 전 회장 측 신규 이사 선임 건 등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