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 위해 기증자 이동 때 병원 교직원들 경의 표해

울림길은 장기기증자가 수술실로 이동하는 마지막 순간과 기증자에 대한 경의를 표하며 마지막 여정에 예의를 표하는 의식으로 해외에서는 '아너 워크'라고 불린다.
기증자 64세 A씨는 10년 전 호전됐던 뇌출혈이 재발해 쓰러지면서 뇌사상태에 빠졌다. 이후 유가족들은 생전 A씨의 뜻에 따라 장기기증을 결정했고 심장과 간장, 신장과 각막을 기증해 6명의 생명을 살렸다.
이날 주웅 이대서울병원장을 비롯해 구종모 간호부원장과 간호사, 의료기사 등 병원 내 다양한 분야의 교직원이 함께 참여했다. 이들은 기증자가 잠시 머물렀던 중환자실부터 수술실 앞 복도까지 두 줄로 서서 A씨가 수술실로 들어가는 순간 짧은 묵념이나 고개 숙임으로 조용히 감사와 경의를 표했다.
울림길 의식에 참여한 의료진들은 "그동안 뇌사 장기기증자와 가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 방법이 없었는데 이번 의식을 통해 표현할 수 있어 의미가 컸다"고 평가했다.
기증자 A씨의 유가족은 "바쁜 시간에도 불구하고 많은 교직원들이 우리 가족과 함께 해줘 더욱 위로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대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이번 첫 울림길을 시작으로 앞으로 의식을 계속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대서울병원 기증활성화위원회(DIPC) 서의교 위원장은 "울림길은 형식적인 절차가 아닌 우리 모두가 생명 존엄의 가치를 다시금 되새기고 의료인으로서 마음을 나누는 중요한 의식"이라며 "오늘의 첫 울림길의 마음이 계속 이어져 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대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홍근 센터장은 "장기이식은 기증자가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 마지막 순간 새 생명을 선물하고 간 기증자와 가족의 숭고한 결정을 잊지 않을 것이다"라며 "오늘 감동의 여운을 이어가며 울림길의 시간과 병원 내부 안내로 타 업무 중인 교직원들도 자발적으로 참여해 기증자와 유가족, 그리고 생명을 기다리는 또 다른 환자들을 위한 뜻깊은 걸음에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