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IFC몰에 가보니...’ 해외 중저가SPA브랜드 즐비..
[글로벌이코노믹=주진 기자] “세상에 별천지가 따로 없네요. 그동안 여의도엔 데이트할 장소나 맛집도 별로 없었는데, 이곳에 오면 영화도 보고, 쇼핑도 하고 그야말로 복합문화공간인 것 같아요. 새로운 브랜드들도 눈에 많이 띄어서 구경하는 재미도 있네요.”
5일 오전 10시 30분, 여의도 서울국제금융센터(IFC) 지하 2층, 베이커리 ‘파리바게트’에서 만난 김지혜씨의 말이다.
이날 오전 IFC몰 곳곳에는 삼삼오오 테이크아웃 커피를 손에 든 20~30대 직장인들과 대학생들, 아이의 손을 잡고 나온 주부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5살 7살 남매를 데리고 IFC몰을 찾은 유영주(38. 영등포구 신길동 거주)씨는 “서점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보여주려고 들렀는데, 사실 아이들을 위한 시설은 조금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유씨는 “키즈 브랜드나 놀이시설 등이 거의 없고, 대부분 젊은 여성, 학생들을 위한 의류브랜드가 많은 것 같다. 아이들과 지하3층 음식점 투어나 할 수밖에 없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여의도에 거주한다는 한 50대 부부를 IFC몰 스트리트의 한 상점 앞에서 만났다. 주부 이정자씨는 “여의도에 큰 쇼핑몰이 생겼다고 해서 와봤는데, 상점 이름도 죄다 외국 것인지 잘 모르는 브랜드들인데다 옷을 사려고 해도 연령대가 안맞는 것 같아 구경만 하다 집에 가는 길이다”고 말했다.
이씨는 주로 영등포의 롯데, 신세계백화점을 이용하는데, 앞으로도 백화점을 이용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IFC몰에는 값비싼 해외 명품보다는 중저가 SPA 브랜드들이 대거 입점해있다.
지하 1층은 전체가 의류 매장이다. 젊은 층의 SPA브랜드인 갭, 에잇세컨즈, 유니클로, 자라, H&M과 홀리스터, 빈폴, 질스튜어트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홀리스터는 IFC몰에 국내 최초로 정식 매장을 오픈했다.
하지만 여성 직장인 고객이 흥미를 보일 입점 화장품 브랜드가 부족하고, 명품 매장은 없다.
이에 대해 IFC몰은 “25세~30대의 직장인을 타깃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젊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중저가 브랜드 위주로 선별을 했다. 합리적인 소비층이 많이 올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시행사인 AIG 코리안부동산개발의 안혜주 전무는 "IFC 서울의 오피스동 1일 상근인구가 약 2만5천명에 달해 별도의 인구유입 없이도 쇼핑몰 운영이 안정적일 것"이라며 "23만8천명의 여의도 직장인, 3만4천여 명의 여의도 거주인구뿐만 아니라 영등포, 마포, 강서, 양천 등의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여의도 주민들이나 가족 단위 쇼핑객들이 이용할 만한 브랜드도 상대적으로 적다는 평가다.
홍콩IFC몰 경우 프라다, 구찌, 샤넬 등 고가명품브랜드는 물론, 영국 레인크로포드 백화점이 입점해있고, 대형마트격인 시티슈퍼 등도 입점해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IFC몰 인근인 영등포 신세계 백화점 명품관이 있어 전략상 신세계 인터내셔널이 가진 해외SPA브랜드가 대거 입점한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이에 대해 IFC몰 측은 “신세계인터내셔널과는 어떠한 업무 제휴를 한 적도 없으며, 입점 관련해 협의한 사항도 없다”며 “우연스럽게도 젊은 층 타깃인 해외브랜드를 신세계 인터내셔널이 많이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IFC몰은 30일 오픈 이후 방문객 수 공개는 일절 거부했다. 오픈 첫날 태풍 등 기상 악화로 인해 1만2000명 정도 방문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된 것과 관련,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첫날 멤버십 카드 가입 고객이 6500명 정도였는데, 이를 감안해 1만2000명이라는 숫자가 추산된 것으로 안다. 사실 오후10시 정도까지 방문한 고객 수를 따진다면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앞으로 방문객 수는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