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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숙 데스크칼럼]참이슬 '경유 소주' 결과 발표..“.꼼수”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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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숙 데스크칼럼]참이슬 '경유 소주' 결과 발표..“.꼼수”없나?

도매상 보관실수 포착...하이트진로“쉬쉬”
▲윤경숙생활경제팀장이미지 확대보기
▲윤경숙생활경제팀장
[글로벌이코노믹=윤경숙기자] 경찰이 “제조공정에는 문제가 없다”는 참이슬의 '경유 소주'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하이트진로측은 내심 반기는 것 같지가 않 은 눈치다.

하이트진로는 8일 경찰에서“소주 제조 공정에는 문제 없다”는 잠정 결론을 내려 '경유 소주' 불량생산에 대한 오명은 벗었지만 대신 자사의 피같은 거래처인 도매상의 보관실수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청주 청남경찰서는 이날 수사 중간 결과 브리핑에서 "공병 반입부터 세척, 주입, 검수, 출고 등 모든 공정을 조사했으나 경유가 유입되거나 병 내·외부에 잔존할 가능성이 없다" 며 하이트진로측의 결백에 손을 들어주는 듯 했다.

하지만 경찰은 기자들의 질문에 " 주류 도매상의 보관 환경에서는 의심할 만한 점이 일부 발견됐다 사건 발생 이전까지 (소주를 보관하는)주류 도매상 창고 안에 석유탱크가 있었고, 수시로 작업용 지게차에 경유를 주입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과정에서 경유가 유입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히게 된 것이다.
청남경찰서측은 "실수로 병 외부에 경유 접촉이 있었고 이를 통해 흡착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부분이 과학적으로 가능한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조사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실 이번 ‘경유소주’를 공급한 청주 J 주류 도매상측은 “ 겨울에 난방용으로 주류보관창고에 함께 보관하던 석유통을 엎질렀다”고 실수를 인정한 자인서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건 당시 경찰서 조사에서는 부인했던 내용이다. J 주류 도매상은 연 2억원 매출을 올리는 소규모 도매상으로 알려졌다.

식품포장전문가는“ 경유소주 발견당시 확인된 소주 내외부에서 각각 경유 냄새가 나는 것은 바닥에 엎질러진 휘발성 물질이 소주병 외부에도 묻고 또 내부로 스며들었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이번 ‘경유소주’ 사건은 도매상의 보관 잘못이 인정된 것임에도 하이트진로는 ‘진실게임’에 대한 내용 노출을 꺼려하는 모습이다.

하이트진로측은 “ 도매상 보관 잘못에 대한 것은 본사는 모르는 일”이라며 “경찰 발표시 질문 내용으로 거론된 것만 알고 있다 “고 말했다.

도매상은 주류업체의 주류를 소매상에게 공급해주는 혈관과도 같은 역할을 해 주류업체가 이들의 눈밖에 나면 영업에 지장을 받는다

도매상이 실수를 시인했다고 해도 하이트진로는 이를 터놓고 알릴수도 없는 입장이다. 다른 도매상의 눈치도 안볼수 없어 더욱 그렇다.

더구나 참이슬의 ‘경유소주’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것도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지난 2010년 3월에도 부산의 한 음식점에서 참이슬 '경유 소주' 문제가 불거졌다.
당시도 진로 측은 "도매상에서 소주와 함께 보관했던 석유난로와 석유통 때문인 것 같다"고 밝혔을 뿐 당시 문제가 된 제품이 수거되지 않아 원인 규명은 흐지부지됐다.

이번 사건 역시 지난달 3일 오후 8시 30분께 청주의 한 음식점에서 참이슬을 마시던 이모(44)씨가 "소주병에서 휘발유 냄새가 난다"고 신고하자 경찰이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이씨 일행이 마시던 소주와 식당이 보관하던 소주 15병(미개봉 11병, 개봉 4병)을 수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 8병 내·외부에서 소량의 경유 성분이 검출됐다는 통보를 받고 원인 규명에 나선 것이다.

사건발견당시 도매상에서 자체실수를 인정했다면 이번일은 국과수까지 가지도 않았고 또 확대되지도 않았다. 하이트진로가 이번 사건으로 입은 브랜드 이미지 타격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업계는“ 계속된 하이트진로의 '경유 소주' 논란에 대한 원인규명이 되어야 앞으로 제조업체가 도매상등 원인불명의 논란으로 부터 벗어나 선의의 피해를 입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