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레빗으로 빗는 하루(2757)]
[글로벌이코노믹=김영조 기자] “나의 눈병은 이미 나았고, 말이 잘 나오지 않던 것도 조금 가벼워졌으며, 오른쪽 다리의 병도 차도가 있음은 경 등이 아는 바이지만, 근자에는 왼쪽 다리마저 아파져서, 사람을 맞기 위해 일어서려고 하면 반드시 사람이 부축하여야 하고, 마음속으로 조금이라도 놀라면 마음이 몹시 두근거리노라.(중간 줄임) 박연·하위지가 온천에서 목욕하고 바로 차도가 있었다하는데 나도 또한 온천에 목욕하고자 하노라.” ▲ 《현종실록》 6년(1665) 5월 15일 기록(왼쪽), 조선의 임금들은 온천을 즐겼다.
위는 이는 《세종실록》 31년(1449) 12월 3일 기록으로 세종임금이 황해도 배천 온천으로 목욕을 하러 간다는 내용입니다. 세종임금은 재위 중에 온천을 자주 갔지만 조선의 역대 임금 가운데 현종임금 만큼 온천을 즐겨 한 왕도 없습니다. “상이 눈병이 있은 이후로 서책의 글자 획을 거의 구분하지 못하였는데, 온천에서 목욕을 하고 난후로 크게 효험을 보아 문서의 작은 글자도 요연하게 볼 수 있었으며 수백 걸음이나 떨어져 있는 사람도 구별하였다. 다리에 난 부스럼은 거의 나아 아물었고 오른쪽 턱밑의 종기의 남은 것도 거의 사라졌다.”
이는 《현종실록》 6년(1665) 5월 15일 기록으로 조선시대 역대 왕 가운데 현종임금은 무려 412회나 온천에 행차하는데 이는 세종임금의 103회 견주어 무려 세배도 넘는 온천 기록입니다. 오늘날처럼 다양한 치료방법이 없었던 조선시대에는 침과 한약 외에는 온천욕에 큰 기대를 걸었으며 실제 효험을 보았다는 기록이 많습니다. 온천을 해서 낫는 병으로는 눈병, 피부병은 물론이고 어깨 아픈 병, 다리 저린 병, 가려움증, 몸이 습할 때 등 왕조실록에는 역대 임금들의 온천욕 효험이 즐비하게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임금의 온천 거둥은 백성에 대한 패해도 많았던 듯 세종임금은 온천에 있는 행궁의 규모를 줄이고 욕탕의 지붕도 이엉을 엮어 만들도록 세심한 배려를 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