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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화의 청보라색이 대홍색임을 발견한 순간 난 황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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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화의 청보라색이 대홍색임을 발견한 순간 난 황홀했다

[염장 김정화의 전통염색이야기(25)] 대홍색-왕의 색(Ⅳ)
[글로벌이코노믹=김정화 전통염색가] 2011년 2월 짚풀생활사 박물관에서 『왕의 색-대홍』 전시를 할 때였다.

늦은 오후 해가 기울어지기 시작하면 우리들은 아주 특별한 색깔을 볼 수 있었다. 대홍색이 무엇인지, 어떤 색을 대홍색이라 말하는 지를 아무도 모른다.

당초 제대로 염색되어진 유물이었다 하더라도 긴 세월이 지나갔으니 본래의 색감을 유추할 수가 없다. 나 역시 딱 떨어지는 정의를 할 수가 없었다. 식물염료의 특성상 화학 색료로 만들어진 색상환에 나오는 번호나 색깔 이름으로 무엇이라 말하는 것도 맞지 않는다.

무슨 나무인지 알지 못하면 그 열매를 보면 된다. 반대로 무슨 열매인지 모르면 그 나무이름을 알면 된다. 이것이 「대홍이다」 라고 제시하고 말 할 수 있었던 건 옛 방법으로 염색을 하고 난 결과물로 유추할 뿐이었다. 중국산 홍화 꽃잎 120㎏으로 염색한 것과 국산 홍떡(홍화로 만든) 12㎏으로 개오기한 염색직물을 제시했다. 염색하는 이로서는 더 이상 염료가 먹지 않는 상태까지 가면 중단한다. 더 이상 염료가 들어가지 않는 정도로 염색한 홍화 홍색은 말 그대로 빨갛다. 결과물을 보고도 일반인들은 진홍, 즉 대홍색을 정확히 분별해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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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십 필을 섞어 놓으면 이게 더 진하다 라는 것은 알지만 왜 대홍색인지는 아무도 분별해 내지 못했다. 스무 나믄 필을 걸어두고 잘 보시라고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삼일 째 되는 날의 늦은 오후, 한필 씩 세심하게 관찰하던 아들이 내게 외쳤다.

“어머니 이것 보세요, 달라요! 이거네요!! 이게 대홍이예요!!!”

정확한 차이를 보여주었다. 누구나 알 수 있었다. 늦은 오후 서쪽으로 기울어진 햇빛에 비치는 색이 너무 달랐다. 낮에 그냥 맨눈으로 보거나 형광등 불빛으로 보면 진한 빨강!

석양빛을 받으면 청색을 아주 조금 띄는 빠알강!
대홍은 청보라를 얹은 빨강이었다.

딱 두 필만 색상이 달랐다.

왕의 색 대홍전을 열 때 필자는 많은 기대를 했었다. 여러 일간지와 TV방송까지 많은 홍보가 되었으니 관심 있는 이들의 갑론을박, 논의, 고견을 기대했다. 차이를 딱 꼬집어 보여 줄 수도 없었으니 내심 걱정도 되었다. 아들이 대홍의 특성을 발견한 그날 이후 난 당당하게 기다렸다. 대홍이 무어냐고 물을 사람들을! 그러나 아무도 이게 왜 대홍인가에 대한 질문, 반론이 없었다. 가끔씩 오는 관람객에게 “이게 대홍이예요. 저녁 답에 꼭 보고가세요”라고 애걸복걸하던 기억이 떠올라 웃는다.

채록을 다니면서 어른들에게 물었다.

“제일 멋진 색이 뭐예요?”

“청사초롱 색, 청보라 색이지!” 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았다.

가장 완벽하게 물든 쪽물과 잉물은 청보라색을 띤다.

빨강과 청색을 겹치면 나오는 색이 청사초롱 색이라 했다.

잉물의 청보라색은 봤으나 홍화의 청보라 색은 그날 그 시간에 처음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