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회의에서 지구의 이상기후에 관한 연구가 발표됐다. 급격한 지구온난화로 인해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려 바닷물이 차가워지면서 해류의 흐름이 바뀌고, 지구 전체가 빙하로 뒤덮일 것이란 섬찍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이 경고는 철저히 무시된다. 얼마 후 일본에서 우박으로 인한 심각한 피해가 속보로 전해진다. 이어 해양온도가 13도나 떨어지는 등 지구 곳곳에서 이상기후 증세가 나타난다. 주요 도시들은 꽁꽁 얼어버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한파로 죽어간다. 빙하시대의 전주곡이 시작된 것이다. 인류는 오로지 생존을 위해 일제히 남쪽으로 향하게 되면서 전 지구가 일대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지난 2004년 개봉되어 큰 관심을 모았던 재난영화 ‘투마로우(The day after of tomorrow)’에서 보여진 재난상황이다. 이 영화를 만든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은 2009년에도 고대 마야인들이 예언한 인류 멸망을 다룬 영화 ‘2012’를 제작했다. 두 영화의 공통점은 전 지구적인 재난상황을 그리고 있으며, 그 원인으로 자연재해를 지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깨어 있으라, 그날이 다가온다!’, 얼핏 성경 문구처럼 들리는 이 문구는 영화 ‘투마로우’의 포스터에 적혀있는 그대로다. 이 경고가 단순한 광고 문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작년 1월 ‘살인 한파’가 북미지역을 강타했다. 미국 전역에서 2억여 명이 추위와 공포에 떨었으며 사망자가 속출했다. 항공기의 운항은 중단되었고, 열차운행은 지연됐다. 경제적 손실은 5조3000억 이상으로 추산됐다. 미네소타에서는 기온이 영하 37도까지 떨어졌고, 하와이를 제외한 미국 전체가 영하권에 들어갔다. 몬테나에서는 풍속냉각 온도가 영하 52도를 기록했고 일리노이, 아이오와, 메릴랜드, 미시간, 네브래스카 등에서도 영하 40∼50도까지 떨어졌다. AFP통신이 “이는 남극과 북극은 물론이고 화성의 일부 지역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보도하자, 전 세계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영화 ‘투마로우’에서처럼 ‘살인 한파’의 원인으로 지구온난화를 지목했다. 또한 “이 한파는 북극 상공의 제트기류가 약해지자 시베리아 북부의 회오리바람인 ‘폴라 보텍스’(polar vortex)가 밀고 내려와 북미지역을 강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이 지구 전역에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크고 작은 재앙들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슈퍼 허리케인인 ‘카트리나’로 인해 수십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우리나라와 동남아에서도 태풍과 쓰나미로 인한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거의 매년 발생한다. 화산 폭발에 따른 화산재 확산으로 비행기가 결항되고, 폭풍이나 짙은 안개로 헬기가 추락하고 여객선이 침몰한다. 현재 진행형의 살아있는 공포가 지구 전역을 뒤덮고 있는 것이다.
기온 상승으로 바다 생물의 서식지와 동선이 바뀌고, 농산물의 생산지와 생산량에도 변화가 생겼다. 급작스러운 생태계의 변화는 식량의 공급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 사례는 매우 다양하다. 건설업에서는 공사의 지연비용과 안전비용이 증가하고, 제조업에서는 재료조달과 생산일정에 차질이 발생하며, 운송업에서는 운영장애와 사고비용 등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이상기후란 국가경제 전반을 흔드는 치명적인 위협 요인이다. 인명 피해도 문제지만, 재산 피해에 따른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각국 정부는 철저한 피해 예방과 재난대응 방안의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에 따른 재해가 계속되자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기상·기후에 대한 정교한 예측, 맞춤형 기상정보 제공 등 기상 관련 기술의 고도화와 활성화의 필요성이 날로 높아가고 있다. 날씨는 ‘변덕쟁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시간과 지역에 따라 오락가락하기 일쑤다. 인류는 정확한 분석과 예측을 위해 인공위성과 슈퍼컴퓨터를 동원하고, 전 세계 곳곳에 엄청난 숫자의 센서를 설치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상을 정확히 예측한다는 것은 여전히 매우 어려운 일이다. 기상은 공간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현상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나사(NASA)는 지구는 물론 외계 행성의 기상상태까지도 연구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포털 디렉토리 형태로 화산, 지진, 쓰나미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우리나라 기상청은 포털 형식의 정보제공 서비스와 함께 지역 맞춤형 공간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이제부터 기상과 기후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함께, 이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과정에서의 공간정보와 그 기술의 역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위키백과에서는 ‘기상’과 ‘기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기상이란 강수, 바람, 구름 등 대기 중에서 일어나는 각종 현상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태풍, 토네이도 등의 대규모 현상도 포함한다. ‘일기’나 ‘날씨’의 경우 주어진 시간 동안의 대기의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엄밀히 구분하자면 ‘기상’과는 다른 의미다. 최근 과학의 발전에 힘입어 기상연구의 범주가 지구 밖 우주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외계 행성의 대기도 기상의 범주에 포함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기상’이라고 하면 지구 내의 ‘기상’을 의미한다.
기후란 기상과는 달리 30년 이상의 오랜 시간 동안의 평균적인 날씨를 의미한다. 날씨는 일시적인 기상현상을 나타내지만, 기후는 지속적이고 평균적인 기상현상을 뜻하지만,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처럼 시간과 환경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 아래 [Figure 1]과 같이 물질순환계 속의 기상에서는 주로 물, 먼지, 빛, 전기 등의 정보를 공간정보와 함께 수치화하고 저장한 후 관리한다.
기상의 관측은 높이에 따라 다른 방법을 사용한다. 지상에서는 우량계, 적설계, 레이더 등을 이용하고, 고층에서는 인공위성, 라디오존데 등을 이용한다. 주로 대기중의 물, 먼지, 빛, 전기의 현상을 관측한다. 기상관측에서는 대기 중의 기온, 기압 등의 기상요소를 측정하고 강수, 구름 등 기상현상을 관측한다. 대기는 그 넓이나 높이가 방대하기 때문에 여러 장소에서의 관측이 필요하다. 높이에 따른 지면·고층·초고층 기상관측과 장소에 따른 지상·해상·산악 기상관측 등으로 분류한다. 또한 특수목적을 위한 농업·항공·수문 기상관측 등이 있다.
기상예보의 정확도 향상을 위해 수많은 기상관측과 분석을 실행한다. 기상예보는 초단기, 단기, 중기 단위로 예보하고, 기상정보는 예비특보, 기상특보 형식으로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우리나라 기상청은 날씨 종합정보와 특보 예보, 기상레이더 영상과 위성 영상, 바다날씨, 태풍과 황사, 지진과 쓰나미 관련 정보 등을 제공한다. 기상정보는 공간상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공간정보와 결합한 기상정보의 취득은 매우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지상, 해상과 공중 그리고 우주공간에서도 기상정보를 취득하고 있다.
기상레이더의 기능과 역할
강우량의 예측을 위해 기상레이더를 활용한다. 우리나라 기상청의 무인자동기상관측장비(Automatic Weather Station, AWS)를 통해 얻어지는 매분 기상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실시간 전국 분포도를 만든다. 관측지점의 강수 강도와 바람 등의 자료를 공간정보와 결합해 시간별로 정보를 제공한다. 아래 [Figure 5]는 부산 구덕산에 위치한 기상레이더의 모습이다.
기상청은 낙뢰감지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낙뢰 관측 이미지를 발생시간순(Time Distance)으로 배열시킨 영상을 공간정보와 접목하여 낙뢰의 강도와 분포를 분석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또한 분석일기도를 통해 일기변화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상·하층 기상요소들을 한 장의 일기도에 표현한다. 이로써 대기의 입체구조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고, 위험기상 발생의 메커니즘 분석을 통한 예보의 일관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대한민국의 눈, ‘천리안 위성’
다음으로 기상예보에서 많이 사용되는 위성영상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나라는 2010년에 국내 최초의 정지궤도복합위성인 ‘천리안 위성’을 발사했다. 통신해양기상위성인 천리안은 기상 및 해양 관측 정보를 수집하고 위성통신의 기능도 수행한다. 이전까지는 일본의 위성을 통해 북반구지역 기상영상을 30분 간격으로 제공받아 확인할 수밖에 없었지만 천리안을 통해 평소 15분, 위험기상 시 최소 8분 간격으로 정보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한반도 지역에 대한 특별관측을 포함하면 1시간 동안 최대 8회 관측이 가능해진 것으로 위험기상의 감시와 대응 역량이 크게 향상되었다.
천리안으로부터 매15분 간격으로 받은 자료를 통해 구름의 분포와 종류를 파악하고 있으며 전 지구, 아시아, 한반도 등 대한 영상을 받아 15분 간격의 12매 동영상을 만들어 기압계에 대응되는 구름 분포를 확인한다. 여기서 가시영상과 수증기영상 등을 활용해 구름영상에 나타나지 않는 대기 상층부(5~6㎞ 고도)의 수증기분포를 탐지하고, 상층저기압의 위치, 제트기류, 대기의 흐름을 분석한다. 또한 지구복사에너지와 단파적외선영상 등의 합성영상을 함께 제공하여 야간 안개와 산불 감시 등에 사용하기도 한다.
[그림 11]을 보면 과거의 태풍 기록 데이터베이스에 인트라맵 같은 GIS 엔진과 과거에 저장한 태풍 관련 빅데이터를 통해 태풍의 발생 위치에서부터 이동경로, 중심기압 등 태풍의 기상학적 특성 등을 분석할 수 있다. KDF(Kernel Density Function) 및 NNM(Nearest Neighborhood Method)을 이용, 해수면 온도(SST) 정보와의 상관분석 등을 통해 과거의 유사 태풍을 검색하여 예측진로를 미리 살펴보기도 한다. 강우 유출 계수분석을 통해 재해기상의 유효 강우량 분석을 수행하고, 과거 기상자료를 바탕으로 재해이력 등의 시계열 분석을 이용한 위험성 평가도 수행한다. 동일 재해기상에 대한 피해이력 차이의 원인 분석 등을 통해 선행 강우의 영향 등을 규명하고 지역별 재해 위험을 예측한다.
GEOSS(Global Earth Observation System of Systems)는 자연과 인적인 재난과 기후환경변화에 대해서 대기, 해양, 지각, 생태계 등 전 지구적인 정보를 생산하고 공유하고 활용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기상정보는 OGC와 WMO에서 공동전략으로 기상정보시스템의 구현을 표준화하고 있다. 대형 곡물회사에서는 자체지구관측위성을 보유하여 지구관측위성을 통한 전 지구적 기후와 작황을 분석하여 곡창지대의 가뭄, 홍수 등을 파악하고 공급을 조절하거나 선물거래를 통해 고가 거래를 하여 천문학적인 수익을 거두고 있다. 그림 7번을 보면 서울시 기후와 에너지를 공간정보와 결합하여 어느 부분에서 에너지 소비가 많은지를 알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에너지 저감형 도시설계를 할 수 있다.
김인현 (주)공간정보통신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