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의 글로벌 경제 투어(26)] 멕시코의 한국기업과 분실물 리스트
티후아나 공장 내 영·유아 위탁시설에 급식·교육 지원청와대 의전 담당관으로부터 해외 의전에 대한 교육을 마치고 국제 의전 및 해외 의전에 필요한 자료를 준비하고 본격적으로 해외 의전에 투입되었다. 프로젝트로 만난 한국계 미국인이 캘리포니아 주에서 근무했다는 내용을 알게 되었고, 그에게 농담처럼 주지사인 ‘아널드 슈워제네거를 만나게 해줄 수 있느냐?’는 말에 그는 ‘가능하다’고 말했고, 이후 도지사의 보좌관과 함께 캘리포니아 주지사 면담을 추진했다.
7주 일정으로 미국에 방문하면서 수많은 미팅과 행사들을 준비하기 위해 한 달 전부터 동선 및 행사 일정, 각종 자료들을 준비하고 담당자와의 협의를 진행하여 최종 일정이 완성되었는데, 바로 전날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갑자기 일정을 변경하는 바람에 준비해온 일정이 틀어지게 되었다. 캘리포니아 주 정부는 재정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캘리포니아주 정부의 공무원을 무급휴가를 보내는 등 주의 카운티에 대한 재정 보조를 중단하는 등의 위기를 맞고 있었다. 부유하고 풍요로운 미국, 특히 캘리포니아의 재정적자는 향후 한국의 지자체에 대해서도 강한 경고를 주고 있었다.
이미지 확대보기갑작스러운 일정 추가는 멕시코 티후아나를 방문하는 것인데 시간상 행사 일정이 너무 촉박해서 방문하기에 무리라 미리 취소를 했지만 현지 한인회와 기관의 추천이 있어 멕시코 티후아나를 방문하게 되었다.
멕시코의 국경지역으로 매우 까다로운 국경 통과 절차와 높은 범죄율, 그리고 멕시코에서 수많은 경찰에게 잡혀서 말도 안 되게 돈을 갈취 당하던 과거 부정적인 멕시코 방문 경험으로 나는 극구 수행원의 방문을 말렸으나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멀지 않은 곳에 한국기업들이 있어 방문을 강행하기로 결정되었다.
이미지 확대보기특이한 사항은 공장 내에 영유아를 위탁 보호하는 시설을 지원하고 있어 젖먹이 근로자들이 수시로 탁아소에서 모유 수유를 하고 있었고, 유아들은 종일 교육과 급식 등의 지원을 받고 있었다. 낙태율이 낮은 가톨릭 신자들이 대부분인 멕시코의 여성 근로자들은 출산연령이 낮고 미혼모들이 많아 육아에 대한 문제가 근로자의 가장 큰 고민인데 삼성 현지 공장에서 이 육아시설을 근로자에게 지원한다는 것이었다.
기업 이미지 제고와 현지의 브랜드 마케팅을 포함하여 수많은 현지 근로자들의 자부심이 높은 것을 보면서 외국기업의 투자유치가 단순한 경제적 투자 외에 근로자의 삶을 변화시키는 데 기여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쉽게도 삼성의 해외 투자 비율이 점점 높아져 미래에 한국에 남는 기업이 많지 않을 거란 불안감이 들었다.
도산 안창호 선생 손자 '필립 안'과 교민사회 얘기 나눠
도산 안창호 선생의 손자인 ‘필립 안’을 만나 ‘순흥 안씨의 족보’를 이야기하며 그가 살아온 삶과 한국 교민사회와 이민 3세들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게 되었다.
고난했던 이민 1세대와는 달리 현지에서 교육 받은 이민 2세들은 미국인으로서 한국에 대한 정체성이 약하고 미국인이 되어 인종적으로 단일민족이 아니지만 분명 한국인으로서의 뿌리와 인식은 강한데도 미국 교민사회에서는 한국말을 하며 단일형태의 얼굴을 하고 있어야만 교민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제물포 항을 넘던 이민 역사가 이미 100년이 넘어가며 수많은 한인 후손들이 있지만 한국에서 넘어온 이들 중심의 정치적인 교민 모임이 많아 갈등이 크다고 했다. 현지화된 한국계 미국인들을 잘 활용하여 거대 유태인 커뮤니티와 같이 성장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었다.
이미지 확대보기더구나 한국에서 대학졸업 후 미국에 건너가서 각종 세일즈 활동을 통해 성공하고, 결국 정계에 입문하여 가가호호 방문을 하는 진정성을 보여 시장에 당선된 강석희 시장의 영웅담은 한인들에게 커다란 자랑거리가 되었다.
조찬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조찬 미팅에 대한 준비는 끝나야 하고, 조찬 미팅 사회를 보기 위해서 스크립트를 암기하고 미팅이 끝나면 바로 다음 일정을 준비해야 해서 식사를 하지 못했다. 바로 다음 동선으로 이동하다보니 짐을 풀지도 못한 채로 다음 호텔로 이동하기 일쑤였는데, 프랑스 파리를 방문했을 때 나는 600유로의 돈을 침대에 올려 놓은 채로 급하게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말았다. 나중에 호텔에 문의했으나 프랑스 파리에서는 도난 사건과 분실이 원래 잦은 곳이었고 침대에 현금을 놓았기 때문에 손님에게 돌려줄 거란 기대는 하지 말라는 프랑스인의 충고처럼 돈을 찾을 수가 없었다.
반복되는 출장·지루한 여정…삶의 방향 바꾸기로 결심
런던 출장에서는 일정을 마치며 긴장이 풀려 마지막으로 런던 펍에서 맥주를 마셨는데 오랜 준비로 취침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긴장이 풀리고 음주를 하니 정신이 몽롱해져서 일주일간의 미팅과 현장 사진을 기록한 카메라를 분실하게 되었다. 결국 현지 택시를 수소문해서 택시 안을 뒤지고 방문한 펍을 추적한 결과 마지막 방문한 곳에서 카메라를 그대로 보관하고 있었다. 남의 물건을 가져가지 않았던 수많은 영국인에 대한 감사를 뒤로 하고 급하게 한국으로 돌아왔다. 일본 친구를 만나기 위해 주말에 시즈오카를 방문한 나는 역시 지갑을 통째로 분실하게 되었고 잦은 출장과 해외여행에 대한 자신감 때문인지 분산해서 현금과 카드를 보관하던 습관을 잃고 한 지갑에 돈을 모아서 일본 시즈오카에서 돈 한 푼 없이 버티게 되었다. 짧은 일본어로 도시를 뒤지고 경찰을 만나서 사고 접수를 하고 결국 승무원과 일본인에게 돈을 빌려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나의 수동적인 일본인에 대한 친절과는 반대로 일본인들의 친절은 상상을 초월하게 협조적이었다. 과거의 군국주의에 대한 반성이 없는 일본 정부와 역사관을 제외하면 일본의 제품은 치밀하고 정확하고 안정적이며 대다수 일본인들 역시 친절하고 교양 있고 자상했다.
이미지 확대보기퍼스트 클래스를 타며 해외를 다니는 대기업 오너들과 기업의 대표들을 만나며 나 역시 성공한 기업인의 모습을 꿈꾸어보았다.
도지사 선거가 다가오고 있었고 입장을 정리해 민간 기업으로 이직을 준비하게 되었다. 전문 분야가 된 부동산과 유통, 테마파크 등을 살려 기업에서 세계를 누비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 나는 마지막 공무 출장인 싱가포르, 호주의 투자 상담을 마지막으로 공직을 그만두기로 했다. 이후 지인의 사업을 도와 피지의 사업권 획득을 위해 출장을 떠나고 개인적으로 캄보디아에 사업체를 만들게 되었다.
안도현 데카트롱 동남아 개발총괄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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