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의 글로벌 경제 투어(31)] 알제리 시장조사
프랑스 식민지배의 문화유산 이어가고 富도 세습삼성물산의 시장조사는 치밀하고 방대했다. 진출 국가를 선정하기 위해 컨설팅 업체에 용역을 발주하고 그 자료를 바탕으로 후보국가에 대해 치밀하게 기회 요인과 위기요인을 분석하고 전략적으로 진출 국가를 선정하는데, 아프리카 시장의 교두보로서 알제리가 선정되었고 그에 따라 북아프리카 알제리 시장조사를 시작했다.
석유 자원이 풍부하여 세계 14위의 원유보유량과 세계 8위의 천연가스를 보유한 알제리는 인구 3500만명의 국가로서 한반도의 약 10배 면적으로 아프리카에서 가장 넓은 나라다. 대규모 철도, 도로 등의 건설 사업이 진행 중이었고 개발 사업을 위해 파트너 미팅과 프로젝트 발굴이 진행 중이었다. 삼성물산의 상사와 건설부문의 지사가 있고 건설사들이 신도시 개발을 위해 진출해 있었다. 한국에서 코트라, 해외건설협회, 대외정책연구소, 외교부 등을 방문해 자료를 수집해오며 알제리를 이해하려고 하고 알제리 관련 책을 모조리 모았다. 다양한 자료로 인해 알제리에 대한 이해가 높아진 나는 갑작스럽게 시장조사차 단독으로 알제리로 출발하게 되었다.
이미지 확대보기한국 역시 교과서에서 가르치는 것과 실제 한국의 역사가 지배세력과 그 후손들에 의해서 달라지는 것을 알고 있는 나는 그에게 개인의 경험을 토대로 한 사실을 요청했다.
“그럼 진짜 알제리를 말해줄게요”
이미지 확대보기축구 스타 지단·작가 카뮈의 모국
프랑스의 축구선수 지단이 알제리 출신이라고 했으며 ‘이방인’의 실존주의 작가 ‘알베르 카뮈’ 역시 알제리 인으로 프랑스와의 관계가 좋은 줄로만 알고 있었던 나에게 치열한 알제리의 독립투쟁의 역사는 그의 조부가 펼친 다양한 작전들로 인해 심각한 반감을 가져왔는지 알 수 있었다.
프랑스의 침략과 식민지배를 당하기 전에는 터키의 오스만 튀르크 제국이 총독부를 두고 지배했다고 했다. 민족주의와 무력해방운동, 민족해방전선(FLN)의 투쟁에서 희생된 150만명 이상의 희생자와 쿠데타, 그리고 수십만이 희생된 소요 사태와 테러, 유혈 사태, 그리고 지금도 감금되어 있는 정치, 사상범들의 이야기는 한국과 서방세계에서 발간된 경제자료와 여행가이드 자료와는 다른 내용이었다.
이미지 확대보기알제리 부동산 시장 가격을 조사하는데 도무지 숫자가 맞지 않았다. 집들 역시 완공되지 않은 주택들이 즐비했는데, 저리의 금리로 주택담보를 받아 건물을 짓고 완공을 하지 않은 채 거주하며 대출금을 갚지 않는 형태의 모럴헤저드로 인해 통계자료 상의 주택 수는 상상을 초월하게 적어 주택난이 예상되는 것으로 판단되었으나 실제로 방문 조사를 해서 보니 숫자는 달랐다.
통계청을 방문해서 통계 조사 방법을 문의했는데, 몇 번의 미팅 끝에 통계 방식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신뢰하기에는 어려운 방법이 많이 사용되고 있었다.
주택 구입을 가장하고 몇 몇 부동산 업체들을 면담하기 시작했고, 그들을 통해 실제 부동산의 선호 특성과 가격, 주택 형태와 위치 등을 파악하게 되었다. 빈부격차가 심하고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비하여 고산지대와 보안시설이 준비된 곳을 선호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테러, 납치, 범죄로 위험한 알제리에서 밤에 이동은 삼가고 동이 트는 새벽에는 대부분 성실한 사람들로 가득 채워져서 안전하다는 여행경험상 자전거로 알제시내 곳곳을 이동했다. 역시 현지 옷을 입고 새벽길을 빠르게 이동하는 나는 안전했다.
알제 시내에 대한 부동산 시장조사를 마치고 사업 진출 대상지로 선정되어 알제리 정부 관계자, 주요 파트너와의 면담을 위해 2차 출장을 가게 되었다.
이번에는 호텔에서 체류하기로 하고 시장조사를 했는데, 파트너들은 공항에서부터 한국 파트너에 대한 환대를 시작했다. 서양식 행동과 문화에 대한 경계가 있을 거란 판단에 아랍어 인사를 하며 현지 음식들을 먹기 시작했다. 알제리 베르베르인들의 전통 음식인 ‘쿠스쿠스’와 양고기를 대접하기 시작했는데 양고기는 하루 전에 사막 모래 속에 화덕과 함께 묻고 다음날 꺼낸 고급음식이라며 남기지 않고 먹을 것을 권했다.
이미지 확대보기알제리의 최고 기업 회장 부부가 한국에 찾아왔고, 나는 그를 용인 민속촌, 에버랜드 등으로 모시며 1주일간 의전했고, 몇 달 뒤 알제리로 임원들을 모시고 가 LOI를 체결했다. 최종 사업 참가 심의 회의에서 최고경영자(CEO)는 사업팀의 적극적 사업지시를 검토했고 나는 사업의 종합 PM으로 본격적으로 합작회사 설립을 법률 팀과 검토하기 시작했다.
평소 벗은 상의 재킷을 의자에 올려놓고 컴퓨터를 켜놓고 퇴근하는 조직생활 방법과 상사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트 필기를 하거나 회의실 벽에 발표 자료를 붙여놓고 날을 새우는 모습으로 상사에게 인정받는 인사 평가의 달인인 중간관리자가 인사 평가에 중요하다며 갑작스럽게 알제리 사업 참가를 시작하고 결국 내 부하 직원과 함께 몰두하더니 날 점점 사업에서 배제시키기 시작했다. 나는 단순히 승진과 상사를 위해 돈과 시간을 투자한 것이 아닌 모든 열정을 쏟아부었기에 답답함이 커졌다. 결국 그에게 나는 “진짜 사업 제대로 마무리하셔야 합니다”라는 반항과 불만을 전하고 나는 알제리 사업에서 빠지게 되었다.
사내에서 가장 많이 알제리 자료와 시장조사를 했지만 결국 조직의 부속으로 상부의 의사 결정에 따라 포기하거나 누군가에게 양보해야 했고 그것이 조직원의 생리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안도현 데카트롱 동남아 개발총괄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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