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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560)] 준비된 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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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560)] 준비된 우연

중3학생들은 특성화고나 인문계 등 진학상담을 하느라 분주하고, 고3학생들은 이제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수능시험을 준비하며 어느 대학 어느 과로 진학해야 할이지 마음이 분주하다. 내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던 시기가 중3과 고3이었던 것 같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경험은 없고 아는 것도 별로 없던 그러나 세상에 내 존재를 알리고 싶은 욕망은 강하던 시절이었던 것 같다. 국어시간 나희덕의 ‘땅끝’이라는 시를 읽으며 고운 노을(꿈)을 찾으러 그네를 힘차게 굴러 찾아간 땅끝까지 가면서 겪은 시행착오, 좌절의 쓰라린 기억들 그 삶의 경험 속에서 현재의 나를 만든 깨달음의 순간은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해 보았다.

산 너머 고운 노을을 보려고/ 그네를 힘차게 차고 올라 발을 굴렀지/노을은 끝내 어둠에게 잡아먹혔지// 나를 태우고 날아가던 그넷줄이/ 오랫동안 삐걱삐걱 떨고 있었어/어릴 때는 나비를 좇듯/ 아름다움에 취해 땅끝을 찾아갔지// 그건 아마도 끝이 아니었을지도 몰라/

그러나 살면서 몇 번은 땅끝에 서게도 되지// 파도가 끊임없이 땅을 먹어 들어오는 막바지에서/ 이렇게 뒷걸음질 치면서 말야// 살기 위해서는 이제/ 뒷걸음질만이 허락된 것이라고/ 파도가 아가리를 쳐들고 달려드는 곳/ 찾아 나선 것도 아니었지만/끝내 발 디디며 서 있는 땅의 끝// 그런데 이상하기도 하지// 위태로움 속에 아름다움이 스며있다는 것이/ 땅끝은 늘 젖어 있다는 것이/ 그걸 보려고/ 또 몇 번은 여기에 이르리라는 것이.
- 나희덕 ‘땅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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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책장에 꽂힌 78명의 세계 석학들의 '인생을 바꾼 결정적인 순간'이라는 카피가 눈에 띄는 ‘준비된 우연’이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은 1부는 ‘결정적 순간’, 2부는 ‘준비된 우연’, 3부는 ‘점을 잇다’ 총 3부 7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신의 분야에서 세계 최고라 인정받는 사람들도 어느 한 순간 힘든 선택을 했고, 그들의 운명을 지금 현재로 이끈 결정적 순간에 대해서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는 책이다.

조지 콜라이저의 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오하이오 주의 병원 응급실에서 발생했다. 어느 날 저녁 이혼한 아내의 칼에 찔려 병원으로 실려 온 정신이상자인 남자는 간호사를 인질로 잡고 죽이겠다고 위협하는 중이었고, 겁이 많이 났지만 애써 평정 상태를 유지한 채 남자와 대화를 시도한다. “아이들이 당신을 어떻게 기억하길 바랍니까?” 정신이상자로만 보였던 난동자가 이 말을 통해 태도가 변화한다. 그 날 이후로 조지 콜라이저는 초보 심리학자에서 협상 전문가가 되었다.

리더십 컨설턴트이자 동기 부여 전문가인 체스터 엘튼은 50이 넘은 나이에 돈과 명예를 보장하는 직장을 뛰어나와 컨설팅 교육 업체를 창업했다.

프리허그 창시자 후안 만은 혼자였고 절망적이고 세상에서 길을 잃고 버려진 느낌이 드는 순간 갑자기 젊은 여성이 다가와 내 등 뒤에서 포옹을 해 주었고 자살의 문턱에서 아픔을 끌어안는 법을 배웠으며, 다른 이에게 사랑을 전하는 일을 하고 있다.

심리 치료사이자 베스트셀러 ‘샘에게 보내는 편지’의 작가인 대니얼 고틀립은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겪고 성장해서, 25살 되던 해에 갓난아이 둘을 키우던 아내가 악성 흑색 종에 걸렸으며, 자신은 교통사고로 전신마비가 되었는데 어느 한 간호사와의 만남을 통해 전신마비라는 현실을 받아들였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깨닫고 마음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을 치료하고 있다.

구글이 선정한 세계 최고의 미래학자이며 유엔미래포럼 이사 토머스 프레이는 '자신의 인생을 바꾸었던 순간들을 되돌아보면서 만약 다른 길을 갔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해보면 결론은 어떤 우회로를 통하더라도 결국은 이 길로 왔을 것이며 조금 더 일찍 이 길을 알아보았더라면 여기까지 오는 데 그토록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자신의 삶을 회고하고 있다.

또한 심리학자 마이클 코벌리스는 공학도에서 보험계리사를 하면서 통계학을 배우며 보험료를 산정하는 일을 하다가 아동복지 조사관인 공무원이 되었고 취미였던 만화가가 되기 위해 대학에 진학하여 야간 강좌 수강신청을 하는데 심리학과 철학과 밖에 없어서 심리학을 전공하여 지금은 심리학자가 된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하나가 아니며, 수많은 터닝 포인트들이 점으로 이어져 우리의 삶을 이루는 것이니 삶의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책장을 덮으며 감동적으로 본 영화 ‘빌리 엘리어트’의 명대사가 떠올랐다.

면접관(여) : 마지막 질문 하나만....빌리에게 묻고 싶은데...
네가 춤을 출 때 어떤 기분이니?

빌리: 모르겠어요. 그냥 기분이 좋아요. 조금은 어색하기도 하지만 한번 시작하면
모든 걸 잊게 되고...그리고...사라져 버려요. 사라져버리는 것 같아요. 내 몸 전체가 변하는 기분이죠. 마치 몸에 불이라도 붙은 기분이에요. 전 그저 한 마리의 나는 새가 되죠. 마치 전기처럼 네... 전기처럼요.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는가?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78명의 세계 석학들이 답한 '인생을 바꾼 결정적인 순간'들의 공통적인 비밀은 이들에게 터닝 포인트는 오랫동안 많은 노력으로 기다려온 '준비된 우연'이었다는 사실이다. “당신 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무엇입니까? 지금 당신의 인생에 찾아온 소중한 순간을 놓치고 있지는 않습니까?”라고 78명 석학들이 내게 묻고 있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책을 읽으면서 찾아가기를 바란다.
김희지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진로독서연구소 연구위원(동광중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