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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571)] 경제학자의 문학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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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571)] 경제학자의 문학살롱

이문구의 「유자소전」이라는 소설을 가르치면서 지혜롭고 양심적인 평범한 서민이며, 노동자이며, 아버지였던 ‘유재필’이란 인물이 겪은 삶의 이야기를 통해 물질 만능주의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대인의 삶을 되돌아본다. 1000만을 돌파하며 공감을 얻은 영화 「베테랑」,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돌연변이」라는 영화에서 소득의 불평등에서 오는 차별과 갈등을 풍자하는 이야기를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중요한 가치 양심, 공생, 소통이라는 교훈을 생각하면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 현실 속의 자화상을 본다. 책읽기 좋은 계절 우리에게 친숙한 문학작품을 통해서 경제 상식을 배울 수 있는 「경제학자의 문학살롱」이란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경제학자의 문학살롱」이란 책 제목처럼 소설을 읽으며 사회현실의 모습과 우리 삶에 영향을 주는 경제상황에 대해 차 한 잔을 나누며 지적인 대화를 나누는 문학모임에 온 것 같은 편안한 느낌이 드는 흥미로운 책이다.

소설의 주인공들에게서 배우는 경제이야기인데 먼저 1930년 대공황의 상황에서 인지부조화로 죽음을 택한 「세일즈맨의 죽음」, 꿈과 현실 사이 인생을 저울질하는 기회비용에 관한 이야기 「달과 6펜스」, 샤워는 못하고 물만 낭비하는 바보에 관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메밀꽃 필 무렵」에서 성서방네 처자와의 하룻밤의 사랑을 못 잊는 장돌뱅이 허생원의 이야기를 통해 좋은 일은 반복될 거라고 믿는 도박사의 오류를 알 수 있다. ‘소설 속 인물들은 주어진 상황 속에서 왜 어리석은 선택을 했을까?’라는 질문을 통해 우리가 살면서 택하는 삶을 바꾸는 결정적인 선택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다음으로 화폐개혁에 실패한 동탁의 이야기 「삼국지」, 「변신」에서 알게 되는 독일의 초인플레이션, 통계는 거짓말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동물농장」, 멜서스 인구론의 잘못된 영향을 신봉했던 19세기 영국의 경제상황을 보여주는 「올리버트위스트」와 1930년대 조선의 식민지 현실을 알 수 있는 「날개」 등과 「아큐정전」, 「잉여인간」, 「걸리버여행기」를 통해서 신해혁명과 전쟁, 세계공황 등의 거대한 경제흐름이 경제를 어떻게 바꾸는지를 보여준다. 소설의 이야기를 읽으며 이해하기 어려운 경제용어나 화폐 제도, 세금 상식, 기업 전략 등 경제이론을 쉽게 알 수 있다.
저자 박병률은 공학을 전공한 10년차 경제부 기자다. 문학과 영화, 뮤지컬을 좋아한다. ‘어떻게 하면 경제를 쉽게 독자들에게 전달할 것인가’를 놓고 오랫동안 고민해왔다. 더불어 그의 고민은 ‘따뜻한 경제학은 가능할까?’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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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경제학은 정치경제학이었다. ‘사람의 행동이 어디에 영향을 미치는가’에서 출발했는데 현재는 수치적인 면에서만 경제학을 이야기한다. 경제성장 수치 6이 있다면 나라에 따라 높고 낮음이 달리 평가되는 것은 사회적‧정치적 상황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 최초의 경제학자 아담스미스, 마샬의 경제학은 어떻게 하면 가난한 사람들을 먹여 살릴 수 있을까? 경제학자는 무엇을 해야 할까. 마샬은 경제학은 일상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했다. 지금은 수치화, 돈 중심으로 변질된 것이다. 경제학은 원래 따뜻한 것으로 ‘따뜻한 경제학’은 가능하다. 미국 사회의 소득의 불평등의 문제를 분석한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스 피케티의 경제학이 열풍이다. 「21세기 자본론」이라는 책에서 ‘부의 불평등의 재분배는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소득의 불평등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논증해 냈다는 것과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소득의 불평등은 자본주의의 자연현상으로 저소득, 저출산의 사회에서는 소득의 불평등으로 빈부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사회는 건전한 경제성장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지속 가능하고 함께 사는 자본주의에 대해 생각해야 할 때이다. - TV책방 북소리 인터뷰 중에서-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무엇인가? 에 천사 미하엘이 알아낸 대답은 ‘사람은 미래를 알 수 없는 불안한 존재이지만, 사랑의 힘으로 살아간다는 것’이다. 경제학에서는 사람은 행동을 결정할 때 이득과 비용을 계산하는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을 움직이는 힘은 돈이다. 아이들의 성적이 오르면 용돈을 주고,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내지 않으면 보험료를 할인해 주고, 회사는 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주는 것 등이다. 그런데 행동경제학에서는 돈이 전부가 아니며, 사회적‧도덕적인 인센티브가 사람을 움직이기도 한다.(p16) 그 예로 온라인 백과사전을 놓고 위키피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사가 맞붙었다. 위키피디아는 누구든 들어와서 답을 해 줄 수 있도록 했고,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전문작가와 편집인에게 급여를 줬다. 승자는 위키피디아였다. 지식을 전파하는데 자신도 기여할 수 있다는 네티즌의 자기만족이 돈을 이겼다. 또한 사유재산을 부정하고 부의 재분배를 위해 자신의 전 재산을 기부하여 공동체마을을 만들고 농사일을 하면서 무소유의 청빈한 삶을 살았던 톨스토이를 통해서 따스한 경제학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또 찰스 디킨스의 「올리버트위스트」는 구빈원이라는 고아원에서 자란 올리버 트위스트가 고아원을 나와 런던의 대도시로 오고 장물아비 페이긴, 사기꾼 사익스, 소매치기 아이들과 얽히면서 힘든 삶을 살다가 친절한 노신사 브라운과 인정 많은 메일리 부인과 그녀의 조카 로즈 등의 도움으로 출생의 비밀과 부자였던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을 해결하고 제자리로 돌아가는 이야기다. 19세기 멜서스는 인구론을 통해 인구가 팽창하면 자원이 고갈되고 인류가 공멸하기 때문에 가난한 이들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면 자식을 많이 낳고 아이들로 인해 식량부족을 겪고 노동력이 늘어나 가난이 심각해지기 때문에 도움을 줄 필요가 없다는 그의 이론에 따라 19세기 가난한 사람을 모질게 다루던 1834년 신구빈법이 제정되었다. 이 법에 맞서 영국사회를 통렬하게 비판한 소설 「올리버 트위스트」를 썼다. 찰스디킨즈는 경제학을 '따뜻한 학문'으로 바꿔야한다고 생각했고, 인간에 대해 따뜻한 경제학을 만들고자하는 그의 열망이 담겨있다.

「운수좋은 날」에는 1920년부터 1934년까지 실시했던 일제의 ‘산미증식계획’에 의해 조선의 쌀 수탈 정책으로 조선에서도 식량부족현상이 벌어지고, 조선인들은 마땅한 직장도 갖기 어려웠는데 1910년 회사령에 의해 회사를 만들려면 조선총독부의 허가를 받아야했기 때문에 도시하층민들의 삶은 설렁탕 한 그릇도 벼르고 별러야 사먹을 정도로 궁핍한 삶을 반영하고 있다. 죽어가는 아내에게 달려가야 하지만 1원 50전을 벌 기회를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는 생산자잉여의 법칙이다. 그 날 굉장한 행운이 오면서 잉여의 이익이 생긴 날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에 죽어가는 아내에게 달려갈 수 없을 만큼 인력거꾼 김 첨지는 1920년대의 궁핍한 삶을 온 몸으로 감내하며 살아야 했다.
「날개」에서 1930년대 조선의 지식인은 일제치하라는 시대상황 속에서 돈을 벌지도, 소비하지도 못하고 기생인 아내에게 얹혀사는 자신을 무기력한 ‘과잉인간’으로 여기며 가난하고 무기력한 삶을 살아야 했던 지식인의 내면적인 갈등을 다루고 있다. 아스피린은 사람을 낳게 하는 약, 아달린 잠들게 하는 약, 멜더스와 마르크스에 대한 비유이다. 멜서스는 「인구론」에서 인구의 증가로 자본주의의 빈부격차는 자연현상이라고 주장했다. 마르크스는 이를 반박하면서 상대적인 과잉인구는 자본가의 자본축적에 따른 소득분배의 악화 때문이며 자본가가 가져갈 이윤만 잘 배분하면 경제가 잘 돌아갈 것이다. 일본은 1931년 만주를 침략하고 1937년 중일전쟁을 일으켰고, 1941년 태평양전쟁을 일으켰기 때문에 1930년대 세계대공황과 일본이 일으킨 전쟁의 군수물자를 조달하는 병참기지로 바뀐 조선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p271-272)

뉴스에서 듣게 되는 ‘민생안정’, ‘소득불평등의 해소’, ‘저성장, ‘저출산’, ‘저금리시대를 살아가는 생존방법’이라는 용어를 들으면서 ‘앞으로 살아갈 우리의 삶과 내 딸의 삶은 어떻게 변하며 무엇을 대비해야 할까?’, ‘청년도 노인도 일하며 노동의 대가로 행복감을 느끼며 함께 잘사는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깊었는데, 톨스토이, 헤세, 카프카, 찰스디킨스, 셰익스피어, 조지 오웰, 현진건, 이상 등 작가들이 살고 간 시대를 지배했던 경제적 상황을 통해 경제사와 세계사에 대한 지식들을 새롭게 알 수 있었다. 세일즈맨의 자살, 잊힌 첫사랑에 대한 개츠비의 무모한 기다림, 세상에 저항하는 「데미안」, 신해혁명이 중국경제를 어떻게 변화시키는 지를 보여주는 「아큐정전」을 읽으며 우리는 현실적인 삶의 울타리 안에서 순간순간 중요한 경제적 선택을 하게 되고, 무엇을 선택하고, 또 어떻게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하는 지에 관한 삶의 지혜를 깨달았다.

단풍 든 나무 사이로 깊어진 가을, 바삭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소설 속 주인공들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누는 문학살롱에 들려보길 권한다.
김희지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진로독서연구소 연구위원(동광중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