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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583)] 3D 인문학 영화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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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583)] 3D 인문학 영화觀

'응답하라 1988'이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젊은 대학생이었고, 촌스러웠고, 정의로웠으며, 엄마 친구인 동네 아줌마들이 있었고, 기차타고 친구들과 같던 대성리 MT의 추억 등 익숙하지만 잊고 있었던 아날로그 시대의 감성을 기억해 냈다. 그리고 빛바랜 일기장에 적힌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슬픈 날을 참고 견디면//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니//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현재는 우울한 것//모든 것은 순간에 지나고//지나간 것은 다시 그리워지나니" 푸쉬킨의 시구가 떠올랐다. 두 갈래 길에 선 중학생들과 사회로 나아가는 간이역에 들어선 고등학생들에게 과거와 현재, 불안하고 두려운 미래에 대한 상상력의 은유인 영화를 통해서 잠시 벤치에 앉아 삶의 근원적인 문제에 대해 친구와 이야기해 볼 수 있는 청소년을 위한 영화인문서인 '3D 인문학 영화觀(관)'을 권한다.

저자 강유정은 EBS '시네마 천국', KBS '박은영, 강유정의 무비부비', KBS1 'TV 책을 보다' 등에 출연하여 다양한 영화를 예로 들며, 새로운 기술을 통해 영화가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 그러한 영화들은 어떤 가치를 담고 있어야 하는지, 또 점점 더 발전해가는 영화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색다른 영화읽기를 시도하고 있다.

로봇과 인공지능 발달로 옷으로 입는 웨어러블 컴퓨터, 인공지능을 이용한 전자제품은 사물인터넷으로 실용화되고, 3D프린터, 드론, 유전자 복제, 휴머로이드 로봇 등이 인간의 삶을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킬 미래의 기술들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시대적 조류를 예리하게 포착해낸다. 책의 제목에 쓰인 3D라는 말은 영화 기술의 진보를 대표하는 말인 동시에 영화 그 자체와 영화 속에 그려진 인간과 삶 그리고 세상 모두를 보다 입체적이고 다각적으로 살펴본다는 복합적인 의미를 모두 아우르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담긴 현실적인 삶의 모습과 인문학적 사유를 기반으로 한 색다른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영화에 대한 해설이 끝나면 함께 보면 좋은 책, 함께 보면 좋은 영화를 소개하고 있으며, 영화 속에 비친 인간의 삶과 사회에 대해 생각해볼 거리들을 정리해 주어서 청소년들에게 훌륭한 논술 및 토론 지침서로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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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소개된 영화중에서 혁신적인 기술로 더 박진감 넘치고 더 실감나는 영상으로 만들어낸 3D 영화에서 보여주는 미래사회의 모습과 우리의 삶에 대해 인간다움이라는 인간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먼저 '드넓은 우주에 홀로 남겨진다면?'이라는 첫 번째 질문을 던진다. '그래비티'의 주인공 라이언 박사는 허블 망원경을 손보기 위해 파견된 우주인이다. 네 살 난 딸이 사고로 죽자 절망감으로 삶의 무게에서 벗어나 망망대해 같은 우주로 온다. 그러나 인공위성이 부서지는 사고로 동료를 잃고 홀로 살아남게 되고 우주 미아가 된 그녀가 겪는 두려운 조난의 상황을 3D 영화기술로 생생하게 보여주어 라이언과 함께 우주에서 느끼는 삶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자연에 대한 경외감에 겸손해 지며, 살아서 돌아가고 싶은 의지를 갖게 한다.

“'그래비티'의 감동은 기술적 완벽성 그 자체에서 기인하는 게 아니다. 결국 기술이란 우리 삶이 가진 여러 가지 의문을 풀어가고 그 질문의 깊이를 더해가는 구체적 방법이다. 인간의 삶이 지닌 모순을 직시하고 그것에 인문학적 질문을 던지는 것, 모든 기술의 끝에는 인간이 있다.(p26)……상상이란, 궁핍한 삶의 가장 깊은 바닥에서 인간을 구원해줄 수 있는 마지막 힘, 정신의 힘이라고 말이다.”( p37)

두 번째로 '인간은 로봇과 무엇이 다를까?', '슈퍼컴퓨터가 인간이 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라고 질문하고 있다.

'트랜센던스'는 인지과학자 윌 캐스터가 인간의 두뇌, 사고력, 정보 처리능력을 그대로 옮겨 담을 수 있는 전환기술과 슈퍼컴퓨터 '트랜센던스' 발명을 목전에 둔 상항에서 최첨단 기술을 가진 과학자를 암살하는 극단적인 테러리스트의 고농축 방사능 총탄에 맞아 사망한다. 아내 에블린은 윌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어 그의 뇌를 기계에 연결하여 기억과 감정을 슈퍼컴퓨터에게 연결하나 두뇌가 보내는 전기신호인 데이터만으로 윌이라는 사람과 나눈 정서적 교감을 대신할 수 없고, 슈퍼컴퓨터의 일부가 된 윌은 나노 복제 기술을 이용하여 다른 사람의 몸에 침투하여 부활하려하고 이를 막기 위해 에블린은 슈퍼컴퓨터가 된 윌의 정신과 함께 죽음을 맞는다. 또한 '그녀'는 편지 대필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남자 테오도르는 아내와 이혼하고 사람들과의 인간관계에 지쳐서 인공지능 운영체제 OS를 구입하고 사만다라는 이름의 그녀와 대화를 나누며 사랑에 빠진다. 그녀는 빅테이터로 테오도르를 분석하여 그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위로해주며 사랑고백을 하기도 하나 얼마 못가서 그녀는 업그레이드 해야 하고 폐기처분되기도 하면서 인간과 이별한다.
두 영화에서 '인간의 기억이나 정신을 지닌 컴퓨터가 몸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과연 그를 인간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라고 묻고 있다. 그것은 타인을 위해 자신을 헌신하는 숭고한 마음, 스스로의 내면에 질문을 던질 수 있는 힘이 인간다움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셋째로 영화가 안내하는 삶의 길들로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까?'라는 질문이다.

'메이즈러너'는 '미로를 달리는 사람'이라는 뜻인데 거대한 크기의 돌벽과 미로로 둘러싸인 글레이드라는 공간에 자신의 이름만 기억하고 기억이 삭제된 채 이곳에 온 이유도 모르면서 갇혀 살고 있는 청년들의 이야기다. 사방을 둘러싼 수십 미터의 벽 뒤엔 끝을 알 수 없는 미로가 펼쳐져 있고 탈출방법은 오직 미로를 빠져나가는 것뿐인데 러너로 발탁되는 청년들은 미로의 지도를 그려나가지만 미로 속에는 그리버라는 거대한 괴물거미가 목숨을 노리고 있기 때문에 탈출할 생각은 할 수가 없다. 그러나 주인공 토마스는 하루 빨리 미로의 정체를 파악하여 이곳을 탈출하고자 안간힘을 쓰고 민호, 뉴트, 알비, 척의 도움으로 미로를 통과해서 현실세상과 마주하게 된다. '메이즈러너'는 입시와 취업을 위해 스펙 쌓기에 시달리며 경쟁에 내 몰리고 열정 페이로 고달픈 현실을 사는 청년의 삶에 대한 은유다. 그런데 더 안타까운 것은 왜 이런 생존 게임에 목매야 하는지 묻지 못한다는 것이다. 무조건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무조건 대기업에 취업해야만 한다. 한 번 실패하면 기회는 없다. 생존하기 위해서는 옆 눈으로 가리고 출구를 향해 뛰어야 한다. 미로를 만든 음모자들은 '우리는 옳은 일을 하고 있는 거야'라는 대의명분을 세뇌시킨다. 이러한 미로를 벗어나는 방법은 왜 탈출해야 하는 지, 어디로 가야하는 지, 현실을 벗어나 만나게 되는 미래사회가 어떤 모습인 지에 대해 정확하게 아는 것이다.

'유엔미래보고서 2045년'(박영숙, 교보문고)에서 세계 미래학자들이 제시하는 미래사회에 필요한 직업으로 검색기획전문가, 오감인식기술자, 도시대시 보드개발자, 사물데이터 인증원, 기억대리인, 아바타개발자, 데이터 소거원, 마인드리더, SNS보안전문가, 웨어러블 로봇개발자, 뇌기능 분석전문가 등이 새로운 직업들이 생겨난다고 예측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인간을 닮은 로봇은 인류 과학계의 커다란 혁명이며 미래의 산업이다. 이러한 정보화 사회에서는 미래사회를 이끌 15가지의 핵심기술을 예측한 빌게이츠나 까다로운 완벽주의자이며, 외골수의 괴짜라고 불린 스티브 잡스는 인간적인 결점에도 불구하고 기술과 인간에 대한 인문학적인 상상력을 융합하여 아이폰으로 상징되는 창의적인 현대문명을 만들어냈다는 점과 굴곡 있는 삶에서 꿈을 이루기 위해 보여준 강인한 집중력과 집념으로 사회가 요구하는 틀을 벗어나 자신만의 세계를 형성한 현대판 영웅이기도 하다.

IT강국이며, 홍익인간의 인본주의 사상을 바탕으로 인문학적 감수성이 풍부한 우리나라에서 스티브 잡스와 같은 정보화 시대의 새로운 영웅이 출현하기를 고대하며 책장을 덮는다.
김희지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진로독서연구소 연구위원(동광중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