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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639)] 1cm+일센티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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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639)] 1cm+일센티 플러스

2014년 서울 용산구에서 '제1회 멍 때리기 대회'가 열렸는데 '현대인들이 빠른 속도와 경쟁사회로 인한 스트레스에서 멀리 떨어지는 체험을 하는 것'이 대회의 취지라고 한다.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있다'는 뜻의 멍 때리기는 뇌를 건강하게 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하는데도 도움이 된단다.

개학을 맞아 방정리를 하다가 '기세월(機歲月)'이라는 제목의 일기장을 발견하고 20대의 나로 돌아가 잠시 멍하니 추억을 회상했다. 일기의 한 페이지에 '나를 가슴 뛰게 하는 것들 100가지'가 기록되어 있었는데 정동진 가는 밤 기차타기, 비오는 날 카페에서 커피마시기, 평화시장 고서점 들러기, 친구와 서촌 탐방하기, 탱고 영화 보면서 와인 한 잔하기, 고우영 만화보기, 항아리에 국화꽃 꽂고 국화향 맡으며 책읽기, 나만의 레몬향 화장품 찾기, 한 달 동안 터키 여행가기, 관심분야 다큐보기, 일본어능력시험 합격하기 등이 적혀있다. 한 일도 있고 아직 하지 못한 것도 있어 그때처럼 가슴이 뛰지는 않지만 편안해 진다. 책장을 비우듯 맘을 비워야 새로운 것을 채울 수 있고 성장한 나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 일기장을 다시 보면서 느끼는 편안함, 새롭게 다가오는 의미가 웃음 짓게 하는 느낌의 책을 읽었다.

카피라이터 김은주가 글을 쓰고 아트 디렉터 김재연이 그림을 그린 '1cm+ 일 센티 플러스'라는 책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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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상상력과 감성적인 아이디어가 넘치는 책으로 참신한 발상이 반짝이는 글, 감성과 위트를 버무린 그림이 어우러져 가볍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며 소소한 일상에서 책 사이에 감춰둔 비상금을 발견한 것 같이 기분 좋고 공감이 가는 책이다. 인생을 긴 자에 비유하여 붙인 제목 '1cm'라는 책에 이어 인생에 필요한 1cm를 찾아가는 크리에티브 한 여정이라는 부제가 붙은 '1cm+ 일 센티 플러스'는 두 번째 에세이다. 이 책에서는 무심코 지나쳐온 일상의 평범한 순간들에서, 딱 1cm만큼의 길이 혹은 깊이의 새로운 의미를 찾는다.

먼저 'BREAKING'에서 새로운 세상을 보기위해 1cm만큼 시선을 옮겨 보기도 한다. 하늘은 하늘색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면 일출 무렵의 하늘색, 노을 진 때의 하늘색, 흐린 날의 하늘색, 한 밤 중의 하늘색, 새벽녘의 하늘색, 사랑에 빠졌을 때의 하늘색 등 새롭게 만나는 하늘색을 볼 수가 있다.(하늘색이라는 고정관념 중에서), 비오는 날에 짚신, 햇볕 쨍쨍한 날에 우산까지 팔아치울 것 같은 TV홈쇼핑에서도 배울 수 있는 몇 가지가 있다. 어떤 것이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 지금 순간에 집중하자는 다르마적인 태도,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교훈, 누구나 잘못된 선택을 하며, 그것을 만회할 기회도 있다. 홈쇼핑채널 안에도 인생철학이 있었다. (채널13번의 철학 중에서)는 것이다. 늘 익숙한 것에서 발견하는 신선한 발상이 즐겁다. 더불어 'LOVING'에서는 두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것이 사랑이며, 남녀 간에 존재하는 1cm만큼의 차이를 발견하는 것에서 사랑은 출발한다. 단편 쓰는 남자, 장편 읽는 여자, 남녀의 드라마 분류법, 남녀의 하루 분류법, 남녀의 첫사랑 분류법으로 남녀의 차이를 소개한 글이 공감이 간다. '지금 사랑을 못하고 있는 건 당신이 가진 어떤 치명적 단점 때문이 아니라 그 단점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누군가를 장점을 더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누군가를 아직 만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사랑을 못하는 이유 중에서)라고 사랑을 시작하려는 청춘들에게 조언하고 있다.

다음으로 내 마음속으로 1cm 들어가 보는 'FINDING'을 통해 사람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나에 대해 꿰뚫고 있으며, 사람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 보다, 나에 대해 관심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남을 속이려들면 안되며, 그래서 우리는 남으로부터 자유로워져도 된다.(나+ㅁ의 관계 중에서) 상처는 깃털처럼 날리고 가슴에 사랑만을 남겨라.(참을 수 있는 상처의 가벼움 중에서)라는 글을 통해 거울 속에 비친 내 자화상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또 'RELAXING'에서는 완벽한 하루에도 1Cm틈이 필요하니 여유를 갖으라고 권한다. 마음이 통하는 친구의 숫자, 꽃과 풀과 나무, 가족의 관심과 애정, 건강한 몸, 맛있는 식탁 등 나를 위로하는 것들과 ‘지구를 구하는 일도 아닌데 그렇게 심각해질 필요 없잖아.’라는 말 한마디로 의기소침해 진 마음을 위로해 준다.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1cm 좁히는 방법을 'GETTING CLOSER'에서 알려준다. 어떤 부분에서는 어른인 내가, 어떤 부분에서는 아이인 당신을 안아줄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서로를 안으면서 사는 것이다. 비오는 날 함께 우산을 쓰는 것처럼(우산 펼치기 중에서)이라고 더 행복해 지는 방법은 사람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거라고 말하고 있다. 또 1cm의 꿈을 가지면 늙지 않는 어른이 된다고 'DREAMING'에서는 꿈을 가지도록 독려한다. ‘꿈’과 ‘이루다’를 잇는 가장 알맞은 말은 ‘을’이 아닌 행동이다. “젊을 때 도전하라”는 구글 회장의 말은 틀렸다. 도전할 때 젊은 것이다.(도전 중에서), 자연은 말없이 말해 준다. 모든 것엔 순서가 있고 기다림은 헛됨이 아닌, 과정이라고 열매가 꽃보다 빠를 수는 없다.(속도위반 중에서)는 자연의 순리를 통해서 보고, 느끼고, 자연이 알려주는 삶의 교훈을 깨닫게 한다.

1cm라는 상징 속에 담긴 깊은 의미가 울림이 되어 어제 같은 오늘을 사는 우리 곁에 다가와 평범한 일상을 흔들어 놓는다. 따스한 감성과 위트가 넘치는 글과 그림들이 마음을 움직여, 하루하루를 새롭게 열심히 살아가도록 에너지를 주고 있다. 감동을 주는 글귀에 형광색 밑줄을 쳐두었다가 일상에 지친 날 출퇴근길에 다시 보며 위로와 힘을 얻고 싶은 책이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2016년 새로운 나를 만나기 위해 활기찬 일상을 준비한다.
김희지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진로독서연구소 연구위원(동광중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