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새 학기를 열면서 시작하고 있는 단원이 최재천 교수가 쓴 수필 '까치의 비극적 운명'이라는 글을 읽고 모듬원끼리 복을 가져다주는 길조였던 까치에 관한 옛이야기와 지금은 고압선 전신주에서 위태롭게 둥지를 트는 골칫거리 까치에 대해 조사하여 '까치 환경북'을 만들었다. 이제는 둥지도 잃어버리고 애처로운 처지가 된 까치를 생각하면서 삼청동 계곡을 떠올렸다. 지금은 현대적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서서 삼청동 계곡으로 가는 옛 정취를 잃어가고 있지만 그래도 늘 걸으면 좋은 길이 경복궁 옆으로 삼청동 계곡으로 올라가는 북촌마을 길이다. 정지용의 시처럼 옛이야기 지줄대는 골목길이 남아있고, 문화적 감성이 흐르는 곳이다. 삼청동 계곡으로 오르는 끝자락 좁은 골목길을 들어서면 부엉이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부엉이 박물관 관장 배명희씨는 중학교 때 경주 수학여행에서 구입한 귀엽고 예쁜 부엉이 목조각에 반해 약 4000여 점의 전 세계 부엉이 미술품을 수집했다. 부엉이에 대해 소박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45년간 수집한 부엉이 관련 미술품 및 공예품을 모아서 개인 박물관을 열었다.
지혜의 상징으로 사람들에게 친숙한 수리부엉이를 통해 멸종위기종과 생물다양성에 대해 알리고자 연구 결과물을 책으로 엮었다.
이 책은 수의사, 방송인, 화가, 연구학자, 수집가 등 6인의 작가들이 수리부엉이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따스하게 풀어낸 책이다. 생태적인 지식은 물론, 수리부엉이와 인간의 만남, 수리부엉이의 구조기, 예술에 담긴 부엉이 등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부엉이 박물관장 배명희씨는 '부엉이, 전설과 추억을 물어다 주다'라는 글을 통해 45년간 모아온 약 4000여 점의 부엉이 수집품에 얽혀 있는 수리부엉이의 상징 의미와 신화 및 전설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준다.
부엉이의 중세어형은 '부헝, 부훵이'이고 근대어형은 '부헝이'로 울음소리 의성어에서 온듯하나 단언하기 어렵고 신화에서는 다른 세계와의 비밀통로로 '신의 대리자'로 죽음과 재생을 상징하는 신화적인 의미도 가지고 있으며, 민속에서는 부엉이 집에는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갖추져 있어 '부엉이 곳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재물과 관련되어 있다. 자신도 모르게 부쩍 느는 재물을 '부엉이 살림'이라고 한다. 부엉이는 '불효, 죽음, 불길함'과 더불어 '재물, 신의 대리자'라는 두 가지 상반된 의미를 가지고 있고, 고대 제사의식에 쓰이던 그리스 고대향로에 부엉이조각이 있는 것으로 보아 불, 정화, 죽음, 재생의 신화적인 상징성을 지닌 상서로운 새이다. 우리 문학에서는 김소월의 '접동새'라는 시에서 아홉 동생을 두고 죽은 누나의 가슴시린 사연과 '솥이 적다'고 울며 풍년을 기원하는 간절한 소망을 담고 있는 부엉이과의 소쩍새는 한국인의 정서와 슬픔과 소망을 담은 친근한 새로 우리 가슴 속에 날아드는 새이다.(한국문화상징사전, 동아출판사, p359-361)
부엉이박물관에는 각종 부엉이 조각을 비롯하여 부엉이를 닮은 수석, 교과서에 나오는 부엉이, 기독교 성화(聖畫) 속의 부엉이, 음악 앨범 속의 부엉이, 영화 해리포터 속의 부엉이, 미국 1달러 지폐 속 구석에 숨겨진 부엉이까지 부엉이 관련 미술품과 공예품으로 가득하다. 전 세계의 부엉이들이 모두 모인 듯한 작은 박물관에 들어서면 차 한잔을 대접하며 활기찬 목소리로 재미있게 들려주는 관장님의 부엉이 이야기에 빠져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 사람을 알려면 그 사람이 걸어온 길에서 선택한 것들의 합을 보면 된다.'라고 했는데 부엉이 박물관을 가보면 한 순간 가슴을 뛰게 하는 강렬한 느낌이 어떻게 개인의 삶을 바꾸는지를 알게 되며 사물에 대한 한 평생의 애정과 스토리가 감동을 준다. 일상에 지쳐 휴식이 필요한 날. 삼청동 길을 걷다가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그 곳에서 바쁜 일상 속에서 잃어가고 있는 소중한 것들과 무심하게 잊고 살던 자연과 환경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되길 바란다. 김희지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진로독서센터 연구원(성남 동광중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