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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693)] 섬진강따라 떠나는 '인문학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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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693)] 섬진강따라 떠나는 '인문학 기행'

♬벚꽃 잎이 흩날리는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엔딩'이 자주 들려오는 계절. 출근하는 탄천길은 벚꽃이 지천이다. 벚꽃처럼 향기로우면서도 곧게 뻗은 가지의 의연함과 기개로 선비들이 사랑했던 꽃 매화를 찾아 섬진강을 따라 전북 순창과 임실, 정읍지역으로 답사여행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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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은 전라북도 장수, 임실, 진안, 광양에서 경남 하동까지 흐르는 긴 강이다. 섬진강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고려 우왕 때 왜구가 강 하구에 침입하자 수십만 마리의 두꺼비가 떼지어 몰려와 울부짖어서 이에 놀란 왜구가 피해갔다는 이야기를 담아 두꺼비 섬자를 붙여 섬진강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매화가 군락을 이루는 길을 따라 걷다보면 무릉도원 같은 구담마을을 만나게 된다. 구담이란 마을 이름은 마을 앞을 흐르는 섬진강에 자라가 많이 서식한다고 하여 구담이라 했다고 하고 또는 강줄기에 아홉 군데의 연못이 있어서 구담이라 불렀다고 한다. 매화 군락 사이로 보이는 산과 강이 한 폭의 수채화를 담아낸 듯한 풍경을 담고 있다.

매화꽃 활짝 핀 구담마을에서 바라본 섬진강변 풍경 이미지 확대보기
매화꽃 활짝 핀 구담마을에서 바라본 섬진강변 풍경
구담 마을을 찾은 이광모 감독은 영화 '아름다운 시절'에서 아름다운 풍경과 대비되는 창희네 가족과 마을 사람들이 겪은 시리도록 아픈 상처와 6·25전쟁의 비극을 영상에 담았다. 지금도 섬진강 상류를 이룬 강물이 굽이굽이 내려다보이는 용골산 중턱 위 당산나무 아래 공터에는 영화촬영 현장비가 설치되어 있어 이 땅에 담긴 아픈 역사를 생각하게 한다.
또 섬진강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200살이 된 정읍의 김동수 고택이다. 이 가옥은 김동수의 6대조인 김명관이 정조 때 건립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한옥으로 일명 아흔 아홉칸 집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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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하산을 배경으로 앞에는 동진강 상류의 맑은 물이 흐르고 있어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터전에 세운 상류주택이다. 바깥 행랑채의 솟을대문을 들어서면 아담하게 조화를 이룬 바깥사랑채가 보인다.(정읍 중요민속 문화재 안내책자)

도참사상을 바탕으로 지어진 이 집은 창하산이 지네를 형상하는 지형이고 지네의 머리에 해당되는 부분이 이 집 안채의 중앙이라고 한다. 집주인의 안전을 위해 피신처로 사용하던 협문과 호지집이 있고, 대문채 마당과 솟을대문이 인상적이다.

정읍 김동수 고택 안사랑채이미지 확대보기
정읍 김동수 고택 안사랑채
"아름다움은 스스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사람으로 인하여 빛이 난다. 사람은 건축을 만들고 그 건축이 사람을 만든다.-조선 학자 장혼의 말 중에서)"(p148)

길을 걷다보면 아름다운 우리의 산하와 만나게 되고, 그 땅에서 살다 간 사람들의 이야기와 만난다. 진메마을 김용택 시인의 시도 만나고, 매화꽃처럼 향기롭고 지조있게 살다간 사람들도 만난다. 길을 따라 흐르는 이야기를 찾으러 다음 여행을 준비한다.
김희지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진로독서센터 연구원(성남 동광중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