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18연패 한화 이글스가 소환한 팀…프로야구 원년 비운의 팀 삼미 슈퍼스타즈

글로벌이코노믹

18연패 한화 이글스가 소환한 팀…프로야구 원년 비운의 팀 삼미 슈퍼스타즈

너구리 장명부, 청보 핀토스, 마지막 팬클럽 등 숱한 기록 남겨
삼미는 현대소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과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의 실질적 배경이 됐다. 사진=슈퍼스타 감사용영화포스터이미지 확대보기
삼미는 현대소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과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의 실질적 배경이 됐다. 사진=슈퍼스타 감사용영화포스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다시 슬픈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12일 대전 홈경기에서 원정팀 두산 베어스에 2대5로 패했다. 지난 5월 23일 NC를 상대로 0대3부터 패한 이래 18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감독이 물러나고 코치들이 2군으로 대거 이동했지만 연패 수렁에서는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화의 연패는 자연스럽게 35년 전의 또다른 구단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낸다. 삼미 슈퍼스타즈이다.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한 지 3년차를 맞았던 당시 삼미 슈퍼스타즈는 18연패를 당하는 비운을 겪었다.

그나마 당시는 국내에 프로야구가 도입된 초창기여서 한화 이글스가 느끼는 자괴감과는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당시의 시간과 기록을 떠올리면 그렇지도 않다. 삼미는 1985년 3월 30일 개막전에서 롯데에 5대1로 승리를 올리며 기세 좋게 출발했다.

그러나 달콤함은 하루를 못 갔다. 이튿날인 31일부터 18경기 연속 패하며 안타까운 시선을 가득 받아야 했다.

연패에서 벗어난 것은 정확히 30일 만인 4월 30일이었다. 믿었던 에이스 최계훈이 MBC 청룡을 완봉으로 틀어막았다. 4대0 승리였다. 인천 홈구장은 2년 전 너구리 에이스 장명부를 앞세우고 한참 잘나갔던 당시의 환희가 느껴졌다.

하지만 역시 그게 끝이었다. 연패에 모기업의 재정난에 휩싸인 삼미는 구단을 청보식품에 매각했다. 삼미는 국내 프로야구 초창기 최단명의 기록을 남겼다.

당시 구단주는 매각 서명 이후 눈물로 밤을 세웠으며, 그해 6월 29일 인천을 홈구장으로 하는 구단은 청보 핀토스로 불리게 됐다.
그러나 단명에 연패 등의 기록으로 국내 프로야구에서 못난 막내 같았던 삼미 슈퍼스타즈는 그 짧은 기간에 각종 기록과 추억을 남겼다.

재일교포 너구리 장명부는 삼미와 떼어놓을 수 없는 추억으로 자리매김돼 있다. 소설과 영화의 모티브가 된 것도 삼미였다.

삼미를 인수한 청보식품은 당시 권력자와 관계가 있다는 소문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스토리가 그만큼 풍부했기에 삼미는 현대소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과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의 실질적 배경이 됐다.

삼미는 현대소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과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의 실질적 배경이 됐다. 사진=YES24이미지 확대보기
삼미는 현대소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과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의 실질적 배경이 됐다. 사진=YES24

프로야구 출범 첫해 꼴찌를 시작으로 1983년 에이스 장명부 등을 앞세워 반짝했다가 각종 연패 기록을 남기며 역사의 무대로 사라졌지만, 그만큼 팬들에게 인상은 짙었다.

삼미는 프로야구 출범 원년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인천을 연고로 하고자 하는 팀은 많지 않았다.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면 이는 대전이나 광주도 마찬가지였다.

광주는 연고 후보 기업으로는 금호가 설득 대상이었지만, 금호 대신 제과업체 해태가 들어섰다. 서울을 연고로 하고 싶어 하던 팀들은 넘쳤다.

OB베어스도 그중의 하나였다. OB는 1986년부터 서울로 진입하기로 합의하고, 프로야구 출범 직후부터 1985년까지 서울 대신 대전을 연고로 했다. 주관 방송사인 MBC를 배려한 조치였다.

인천을 연고로 했던 삼미는 인천에 변변한 구장을 두지 못했다. 강원 춘천을 또다른 연고로 삼고, 개막전도 춘천에서 펼칠 정도였다.

어떤 팬들은 말한다. 전후기 통합 우승을 한 삼성 라이온즈나 프로야구 초창기 명문 강팀으로 이름을 알린 해태 타이거즈의 포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삼미 슈퍼스타즈는 애잔한 우리 마음 속의 스타였다고.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