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CJ‧신세계‧이랜드…유통업계가 ‘미디어’에 꽂힌 이유는?

공유
1

CJ‧신세계‧이랜드…유통업계가 ‘미디어’에 꽂힌 이유는?

미디어 신설 법인 준비, 드라마 제작사 인수, 스타트업 투자 등 방식 다양
미래 먹거리 발굴 전략의 일환…상품 마케팅·홍보·판매 한번에 해결 가능

CJ ENM이 2021년 1분기에 미디어커머스 관련사업부 '다다스튜디오'를 별도 법인으로 분사할 계획이다. 사진=CJ ENM이미지 확대보기
CJ ENM이 2021년 1분기에 미디어커머스 관련사업부 '다다스튜디오'를 별도 법인으로 분사할 계획이다. 사진=CJ ENM
CJ그룹, 신세계, 이랜드 등 유통기업들이 미디어를 중심으로 한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바일과 동영상에 익숙한 MZ세대들을 겨냥해 동영상 콘텐츠에 주목했다는 점은 같지만, 이들이 미디어에 접근하는 형태는 각양각색이다. 유통업계 미디어 사업은 영상 콘텐츠와 전자상거래를 접목한 미디어커머스(미리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상품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에서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고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계까지 나아가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내년 1분기에 미디어커머스 관련사업부를 분사하며 사업 확장에 나선다.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다다스튜디오를 동영상 기반의 쇼핑회사로 독립시킨다. 신설 법인의 기업가치는 300억 원에서 400억 원 사이로 추산된다. 미디어커머스를 별도 회사로 꾸리는 건 주요 유통업체 가운데 CJ그룹이 처음이다.

이 회사는 외부 투자를 유치해 기업 규모를 키우고 기업공개(IPO)까지 진행해 앞으로 3년 안에 다다스튜디오를 연 매출 1000억 원의 기업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여기에는 코로나19로 위축된 엔터테인먼트 부문을 살리기 위한 CJ그룹의 의지가 담겨있다. 실제로 올해 CJ ENM의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74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530억 원) 대비 31.1% 줄어들었다. 1~3분기 국내 영화 관객 수는 3342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2.9% 줄었다.

신세계는 지난 4월 260억 원을 출자해 미디어콘텐츠 제작 자회사 ‘마인드마크’를 설립했다. 이후 2개월 만인 올해 6월 '호랑이 선생님' '은실이' ‘푸른안개', '복희 누나' 등을 집필한 이금림 작가가 설립한 드라마 제작사 실크우드의 지분 58.1%를 33억 원에 인수했다. 9월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인간수업' 제작사인 스튜디오 329의 지분 55.13%를 45억 원에 인수했다.

2개의 드라마 제작사를 인수하면서 신세계는 자체적으로 영상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게 됐다. 신세계는 현재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미디어커머스 사업 진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 자체를 주제로 드라마를 기획‧제작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라이브커머스나 간접광고(PPL)와는 차이가 있다.

이랜드그룹도 신사업 발굴 영역을 미디어 시장으로 정했다.
이랜드그룹은 아동복 미디어커머스 플랫폼 ‘키디키디’를 그룹 대표 미디어커머스 채널로 키우기 위해 노력 중이다. ‘미쏘’‘스파오’ 등을 맡은 30대 본부장이 운영을 총괄하며 30대 전문 마케터가 키디키디의 마케팅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 7월 중순에는 미디어커머스 스타트업 ‘컬쳐히어로’에 20억 원을 과감히 투자하기도 했다. 이는 이랜드그룹의 생산 역량과 컬쳐히어로의 미디어커머스 경력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한 결정이었다. 컬쳐히어로는 음식 콘텐츠 제작과 상품 개발에 전문성을 지닌 회사로, 대표 앱인 ‘아내의 식탁’은 누적 다운로드 수 130만 건이 넘고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85만여 명에 이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기업들이 신성장동력으로 자체 영상 콘텐츠 제작 능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디어커머스 사업에 진출하면 상품의 마케팅부터 홍보, 판매까지 유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라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