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위세로 전 세계가 불안과 슬픔에 휩싸인 가운데 29년 만에 제작된 주연 시리즈 ‘엑설런트 어드벤처 3’로 팬들에게 용기와 희망과 웃음을 선사했던 키아누 리브스. 돌이켜보면 1편부터 30여 년이 지난 가운데 같은 세대 스타들은 대부분 일선에서 사라졌지만, 키아누는 우여곡절 속에서도 여전히 순탄한 경력을 쌓고 있다. 과연 왜 이토록 키아누는 모두에게 사랑을 받고 있을까.
아시아계 등의 피를 받는 단정한 외모, 액션에서 코미디까지 폭넓게 소화할 수 있는 높은 연기력은 그에 대한 대전제다. ‘스피드’와 ‘매트릭스’ ‘존 윅’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오랫동안 꾸준히 주연작이 대박을 터뜨리는 운도 빼놓을 수 없다. 외모와 재능 그리고 타이밍이 모두가 톱스타 경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그러나 키아누는 여기에 더해 스크린 속 역할과 풍취의 마디마디에서 배어 나오는 인품, 꾸밈없는 어눌함이 또 다른 큰 매력이다. 흔히 할리우드 스타라는 말에서 연상되는 ‘구름 위의 사람’이라기보다는 그야말로 지하철에서 옆에 앉아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듯한 친근감이 있다.
실제 키아누는 일상생활에서도 평범하게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종종 찍히는 ‘외톨이 사진’이 증명하듯 보디가드없이 나다니는 일도 드물지 않다. 그를 알아본 팬과 다정하게 얘기하거나 비상 착륙한 비행기에서 일반 손님과 함께 버스로 이동하고, 노숙자 등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등 키아누의 면모를 보여주는 일화는 수없이 많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풋풋함을 드러내는 스타가 적지 않지만, 그러나 키아누의 경우는 세상 누구나 인정하는 진품 배우다.
앞서 언급했듯이 수많은 히트작이 있지만, 그동안 6번이나 골든 라즈베리상 후보에 올랐을 만큼 사실 실패작도 의외로 많은 키아누. 그런데도 내팽개치는 일이 없이 팬이 확실히 따라오는 것은 역시 이러한 사랑해야 할 여성스러움, 반짝반짝 빛나는 동시에 조금 다른 서민적인 친밀감 때문일지도 모른다. 할리우드의 긴 역사를 살펴봐도 이는 좀처럼 보기 드문 포지션이다. 이 또한 그가 유일무이한 톱스타라는 증거일 것이다.
게다가 나이를 먹을수록 인간적인 매력도 점점 커지고 있다. 쿨한 멋 속에 인생의 비애를 감돌게 한 킬러 ‘존윅’ 등은 50대에 접어든 키아누이기에 연기할 수 있었던 역할이다. 그러면서도 얼마 전 개봉한 ‘엑설런트 어드벤처 3’에서는 아저씨가 돼서도 여전히 천방지축인 영원한 록 소년을 열연했다. 애니메이션 스펀지밥: 핑핑이 구출 대작전‘에는 실사로 카메오 출연하는 등 쏠쏠한 재미도 선물한다.
다가오는 2021년의 키아누는 신종 코로나의 영향으로 촬영이 중단됐던 ’매트릭스‘ 시리즈 4편이 12월에 개봉될 예정이다. 또 ’존 윅‘ 시리즈 4탄과 5탄의 개봉도 이어진다. 게다가 전 12권으로 2021년 2월부터 차례차례 발매될 예정인 미국 만화 ’BRZRKR‘에서는 만화 작가로 데뷔한다. 이는 반신반인이어서 죽을 수 없는 불로불사의 전사가 죽을 방법을 찾는 것을 교환 조건으로 미국 정부의 위험한 극비임무를 맡겠다는 얘기라고 한다. 유명한 만화 작가 맷 킨트와의 공저로, 주인공 캐릭터 디자인은 키아누 자신이 모델이 되어 있다고 한다. 이렇듯 새로운 활약의 폭을 넓혀 가는 키아누의 향후 행보엔 더욱 눈을 뗄 수 없게 될 것 같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