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마음을 치유하는 영화(16)] 살아 숨쉬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영화 '말아톤'

글로벌이코노믹

[마음을 치유하는 영화(16)] 살아 숨쉬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영화 '말아톤'

영화 '말아톤' 포스터.이미지 확대보기
영화 '말아톤' 포스터.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남자는 군대생활 하면서 겪은 어려움을 시간이 지나면 추억으로 생각하거나 인격적 성숙을 가져다주는 곳으로 미화하기도 한다.

여자들은 죽을 것만큼 힘들다는 출산의 고통을 잊고 형제자매를 계속 낳는다.

그렇게 아픈데 왜 아이를 다시 갖고 싶어했냐고 물어보면 출산의 고통을 잊게 하는 기쁨들을 말해준다.

인간의 망각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늘 잊지말아야 할 것들이 있는데, 영화는 그것들을 알려준다. 우리가 건강하게 숨 쉬고 생활하는 것들이 얼마나 감사하고 소중한 일인지를 영화 '말아톤'는 생생하게 보여준다. 우리가 그저 일상생활에서 평범하게 생각했던 일들이 결코 평범하지 않았던 일임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늘 옆에 있는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영화들은 너무나 많다. 우리가 생활하는 지구의 중요성이나 환경의 중요함을 잊지 않게 해주는 영화들도 적지 않다.

오늘날처럼 생존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고 정서적인 안정이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경험담을 김흥도 감독은 들려준다. 그가 열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머지않아 소개될 그의 영화 속에 들어갈 이야기임이 분명하다.

인천 신포동은 역사적으로 외국문물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동네로, 개항장으로 불리는 지역이다. 인근에 차이나타운, 월미도, 인천항 등과 근접해 있다. 특히 인천항을 통해 외국문물들이 최초로 활발하게 들어왔음을 알 수 있다.
조승우 주연(오른쪽)의 영화 '말아톤'.이미지 확대보기
조승우 주연(오른쪽)의 영화 '말아톤'.

김흥도 감독은 이 지역에 바다를 좋아하시는 그의 부친을 모시려고 이사왔고 부친이 돌아가시고 난 후에는 그를 추도하며 많은 영화적 영감을 얻는다고 한다.

어느날 신포동에서 그는 평소에 즐기던 굴라면을 먹고 있었다. 라면을 너무나 맛있게 폭풍흡입하던 중 대파로 추정되는 무언가가 기도로 들어간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순간적으로 숨을 못 쉬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독신인 그는 재산을 동생들에게 남겨주고 가야 한다는 절박한 생각에, 구급차를 부르는 대신 남은 숨으로 동생에게 전화를 했다고 한다. 얼굴이 하얗게 질린 그를 보고 식당주인은 얼른 계산은 안 해주고 왜 식사를 더 안하시냐는 둥, 얼굴 안색이 안 좋다는 둥 숨을 아끼며 전화하고 있는 그에게 계속 말을 걸었다고 한다.

숨이 넘어가는 순간에도 재산목록 하나라도 더 동생들에게 말해주려고 식당주인의 질문을 무시한 채 애를 썼지만 억지로 식당 밖으로 나오는 동안에도 동생들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밖에 나와서 호흡곤란으로 쓰러지기 직전에야 막내 동생이 전화를 받았다. 그 순간 무슨 안도감인지 숨이 뚫렸고 동생하고는 그냥 안부전화를 한 거라며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그는 회고하기를 숨이 쉬어지지 않는 그 짧은 순간, 하나님께 간절한 기도를 했다고 한다. 다시 숨을 쉴 수 있게 된다면 그 어떤 욕심도 부리지 않고 숨만 쉴 수 있다면 그 숨의 달콤함을, 그 호흡을 느끼며 그것이 행복임을 알며 살겠다고.

하지만 지금도 그가 놀라는 것은 숨이 내쉬어지지 않는 순간에도 어머니 아버지의 분신인 동생들의 안위만을 생각했던 자신에게 놀라고 있다고 말한다. 그것이 목숨보다 강한 사랑의 힘이기에.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