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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푸드 뒤에 붙은 ‘테크’, “눈에 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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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푸드 뒤에 붙은 ‘테크’, “눈에 띄네”

김병훈 대표이사·김동선 부회장, 테크기업으로 ‘우뚝’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이사(왼쪽)와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 /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이사(왼쪽)와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 / 사진=각 사
유통업계가 기술에 힘을 쏟고 있다. 뷰티와 푸드 분야에서 테크기업으로 탈바꿈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뷰티업계에선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이사, 식품업계에선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의 행보가 돋보인다.

먼저 에이피알이다. 글로벌 뷰티테크 넘버원을 목표로 한다. 김병훈 대표이사는 에이피알의 기술력에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달 1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에이피알은 국내 홈 뷰티 디바이스 1위 기업으로 독보적인 기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혁신 기술이 탑재된 홈 뷰티 디바이스와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 글로벌 뷰티테크 기업으로 자리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에이피알이 글로벌 뷰티테크 1위 기업으로 올라서는데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론칭한 에이지알은 지난해 기준 국내외 누적 판매 168만대를 넘기며 글로벌 인기 상품으로 자리하고 있다. 출시 2년 만에 국내 시장점유율(32%) 1위를 차지하며 뷰티 업계 내 홈 뷰티 디바이스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출시 초부터 큰 인기를 끌었던 차세대 뷰티 디바이스 ‘부스터 프로’는 국내에 이어 미국, 동남아시아 등 해외 론칭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에이피알은 뷰티 디바이스의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해 힘써왔다. 2023년 1월에는 뷰티 디바이스 전문 R&D 센터 ‘ADC’(APR Device Center)를 개소했다. 자체적인 제품 라인업 확충과 유연한 생산량 조절을 위한 자체 생산 시설 ‘에이피알 팩토리’도 선보였다. 지난해 7월 선보인 서울 금천구 제1공장과 올해 상반기 중 개소 예정인 경기도 평택 제2공장을 합치면 에이피알의 뷰티 디바이스 연간 CAPA는 수백만 대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힘입어 에이피알은 2014년 설립 이후 지속적으로 실적을 올리고 있다. 2018년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3718억원, 영업이익은 69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9%, 277.6% 증가했다. 2014년부터 2022년 에이피알의 매출액 CAGR(연평균성장률)은 157.4%를 기록했다.

2024년 첫 코스피 상장 기업으로 이름을 올리는 데도 성공했다. 에이피알은 지난달 27일 유가증권시장(KOSPI)에 신규 상장했다. 김 대표는 이날 “향후 에이피알은 원천기술을 선제적으로 개발하고,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한편, 신규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선점해 글로벌 뷰티테크 No.1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며 “사회적 책임과 지속성장가능한 경영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화 3남 김동선 부사장도 테크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푸드테크를 주요 신사업 중 하나로 꼽고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앞으로 식품산업의 경쟁력은 로봇이나 AI 기술을 접목한 푸드테크 도입 여부가 될 것이라고 보고 첨단기술 적용을 추진해왔다.
김 부사장은 “푸드테크는 고객에게 동일한 품질의 음식을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인력난 등 사회문제 해결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 “힘들고 위험한 작업이 로봇으로 대체되면서 인간의 존엄성이 높아지고 인류는 보다 창의적인 활동에 매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말뿐이 아니다. 김 부사장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외식 부문 자회사 더테이스터블을 식음 서비스에 첨단기술을 접목한 푸드테크 전문 기업 ‘한화푸드테크’로 탈바꿈했다. 곧바로 미국 로봇 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Stellar Pizza) 인수하며 테크기업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1월 한화푸드테크와 스텔라피자를 운영하는 서브 오토메이션(Serve Automation)은 자산 양도를 골자로 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지난달 29일 모든 계약 절차를 마쳤다. 이번 인수는 한화푸드테크의 미국 법인인 한화푸드테크글로벌(Hanwha Foodtech Global inc)이 진행했다.

한화푸드테크는 자산 100% 인수와 함께 CEO 벤슨 차이를 포함한 경영진과 핵심 기술진 일부를 고용 승계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스텔라피자는 물론 식품산업의 첨단화를 목표로 삼은 한화푸드테크의 기술 역량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스텔라피자는 피자 로봇 시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12인치 크기의 피자를 만드는 데 필요한 시간은 5분 남짓이다. 여러 건의 주문을 연달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조리가 시작되면 1분에 한 판 꼴로 피자가 완성된다. 48시간 저온 숙성한 피자 반죽을 로봇이 조리하는 방식으로 전 공정(End to end)을 완전 자동화한 피자 브랜드는 스텔라피자가 유일하다.

한화푸드테크는 향후 다양한 식음 콘텐츠와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적극 공략해 푸드테크 산업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한화로보틱스와도 적극 협업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유통기업들은 진즉부터 디지털화에 힘을 기울여 왔다. 최근 그 결실이 눈에 보이는 것”이라며 “뷰티업계의 경우 대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에서도 부진을 탈피하기 위해 뷰티테크로 변모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