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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애 사장 “변곡점의 해”…시작 좋은 LG생활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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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애 사장 “변곡점의 해”…시작 좋은 LG생활건강

LG생활건강 1분기 영업이익, 10분기 만에 ‘성장’
‘이정애 매직’ 시작되나…“성장 동력 갖추는 모습”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사진)은 올해 목표를 '성장 전환'으로 삼았다. / 사진=LG생활건강이미지 확대보기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사진)은 올해 목표를 '성장 전환'으로 삼았다. / 사진=LG생활건강
시작이 좋다.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은 올해를 변곡점의 해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첫 단추는 잘 끼웠다.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 전환했다. 무엇보다 뷰티 사업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며 오랜만에 국내 뷰티 강자의 면모를 보였다. 올해 이정애 사장의 LG생활건강 행보가 주목된다.

그동안 이 사장 어깨는 무거웠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 사장은 지난 2022년 11월 이사회를 통해 LG생활건강 수장 자리에 앉았다. 당시 큰 이슈였다. LG그룹 최초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탄생했다. 게다가 ‘차석용 매직’이라 불리며 18년간 LG생활건강을 이끌었던 최장수 CEO 차석용 부회장이 물러나고 그 자리에 앉는 거였다. 여러모로 주목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 사장은 1963년생으로 1986년에 입사했다. 2011년 생활용품사업부장에 선임,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어려운 사업환경 속에서도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했다.

그 성과를 인정받아 LG그룹에서 공채 출신 첫 여성 부사장이 됐다. 부사장으로 승진한 2015년 말부턴 럭셔리 화장품 사업부장을 맡아 ‘후’, ‘숨’, ‘오휘’ 등 LG생활건강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는 데 힘을 쏟았다.

2019년부터는 음료 사업을 맡았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이후 야외활동이 제한적이었음에도 적극적인 마케팅 캠페인을 펼쳤다. 덕분에 ‘코카콜라’, ‘몬스터에너지’, ‘씨그램’ 등 주요 브랜드들이 지속 성장했다.

이후 LG생활건강 수장으로 올라섰다. LG생활건강은 “이 사장은 생활용품사업부장, 럭셔리화장품사업부장, 음료사업부장을 역임해 LG생활건강 전체 사업과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며 “그의 성공에는 디테일한 면까지 꼼꼼히 챙기는 여성으로서의 강점뿐만 아니라 폭넓은 지식과 경험을 갖춘 전문가로서 큰 역할을 했다”고 피력했다.

다만 녹록지 않은 시기에 키를 잡았다. 중국이 봉쇄 정책을 시행하면서 승승장구 하던 LG생활건강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북미, 일본 등에 더 힘을 쏟았지만 시간이 필요했다. 실제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6조8048억원, 영업이익은 487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5.3%, 31.5% 떨어졌다.

한때 업계에서 연이은 성장세를 보이며 독보적인 존재로 주름잡았던 LG생활건강이었다. 이대로는 안 됐다. 이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는 “2024년은 우리 LG생활건강이 지난 2년간의 부진을 털어내고 새롭게 성장하는 변곡점의 한해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경영 목표는 ‘성장 전환’으로 삼았다. 그는 “성장으로의 전환이란 미래에 대한 투자없이 단순히 내핍(참고 견딤)에만 의존해서 만들어 내는 단기 성과가 아니다”라며 “미래 준비를 지속하면서 사업 성과의 ‘방향’을 상승하는 쪽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LG생활건강의 대반전을 위한 중점 추진사항 중 하나로 ‘더후(The Whoo)’ 등 주요 브랜드의 글로벌 뷰티시장 공략 확대를 꼽았다. 이 사장은 “더후 브랜드의 리빌딩을 지속하고 차별화된 효능가치, 감성가치, 경험가치를 확대해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지위를 더 강화하면서 가치 있고 풍성한 콘텐츠로 브랜드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겠다”고 피력했다.

통했다. LG생활건강은 차세대 안티에이징 성분인 NAD+를 함유한 ‘더후 비첩 자생 에센스 4.0’, 천기단 등 더후 리뉴얼 제품군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국내외 고객들의 수요 증가로 온라인, 헬스앤뷰티(H&B) 채널 매출이 높은 성장을 기록했다. 면세는 소폭 감소했으나 중국에서는 온라인 매출 확대로 한 자릿수 성장을 이뤘으며 ‘더후’는 두 자리 수 성장을 실현했다. 영업이익도 중국 및 북미 사업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전사 매출은 1조7287억원, 영업이익은 151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 3,5% 증가한 수치다. 오랜만에 오른 성적표다. 전사 매출은 지난해 1분기 이후 4분기 만에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021년 3분기 이후 10분기 만에 성장했다.

앞으로 LG생활건강 모습도 탄탄대로라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하나증권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대중국 성장 전환, 국내 성장 채널 확충, 비중국향 판로 개척 등으로 지난 2년간의 매출 감소 추세가 종료되고 증익 추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간 실적은 연결 매출액이 전년보다 3% 늘어난 7조원, 영업이익은 16% 증가한 5600억원을 전망한다”며 “대중국 수요 회복에 따라 이익 안정성이 정상화되는 가운데 국내 성장 채널 육성, 일본·미국·동남아 등 비중국의 성장 동력 확보로 성장성 또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