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한섬도 지난해 실적은 부진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0.9% 감소한 1조528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매출 감소와 원가 상승, 중장기 투자비용 등이 증가해 전년 대비 40.3% 줄어든 1005억원이다.
그러면서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 미래로의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해 신성장 동력 육성 및 브랜드 경쟁력 강화 등은 예정대로 차질 없이 추진했다”고 밝혔다. 핵심 브랜드인 ‘타임’, ‘시스템’의 글로벌 진출 추진과 토템, 베로니카 비어드, 무스너클, 아스페시, 푸에기아 등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해외 신규 브랜드를 론칭했다. 또 ‘EQL 그로브’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해 젊은 층 고객과 긴밀히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한섬은 올해 해외에 힘을 더 쏟을 것으로 보인다. 김민덕 한섬 대표는 지난 25일 열린 제3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해외패션 사업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그는 이날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내부 체질 개선과 구조 변화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겠다”며 “한섬의 핵심 경쟁력인 우수한 품질과 차별화된 디자인 역량 등을 기반으로 올 한 해를 국내를 넘어 글로벌 패션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주총에 선임된 사내이사 인물만 봐도 엿볼 수 있다. 한섬은 사내이사로 박철규 한섬 해외패션부문을 사장을 재선임하고, 유태영 한섬 해외패션본부장을 신규 선임했다. 해외패션에 힘을 기울이겠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앞서 한섬은 지난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린 사업보고서를 통해 핵심 브랜드를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한섬은 “대표 브랜드인 타임의 글로벌화를 위해 전담 디자인 조직 구축과 타임 30주년 패션쇼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등 글로벌 진출 로드맵을 실행하면서 기반을 다졌다”며 “올해는 세계 패션의 중심지인 파리에 진출해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글로벌 패션 브랜드로 위상을 높여 나가겠다”고 피력했다.
한섬이 해외에 자사 브랜드의 단독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는 건 창사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시스템·시스템옴므 플래그십 스토어는 프랑스 파리에서도 패션과 예술 중심지로 꼽히는 마레지구에 들어선다. 기존 ‘톰그레이하운드’ 파리 매장을 허물고 재단장할 예정이다.
최근 시스템·시스템옴므 단독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도 개설했다. 이를 통해 유럽 현지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홍보와 함께 온라인 제품 판매에도 나선다. 한섬은 먼저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지역에 배송 시스템을 구축한 후 북·남미·중동 등까지 글로벌 배송망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