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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는 챗GPT, CJ온스타일은 AiON”… 홈쇼핑까지 번진 ‘AI 커머스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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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는 챗GPT, CJ온스타일은 AiON”… 홈쇼핑까지 번진 ‘AI 커머스 전쟁’

월마트가 챗GPT로 대화형 쇼핑을 시작
CJ온스타일은 AI 챗봇 ‘AiON’으로 실시간 응대
CJ온스타일이 도입한 ai모델 'AION' 적용화면. 사진=CJ온스타일이미지 확대보기
CJ온스타일이 도입한 ai모델 'AION' 적용화면. 사진=CJ온스타일


글로벌 유통업계가 인공지능(AI) 기술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CJ온스타일을 비롯한 주요 홈쇼핑사들이 인공지능을 전면 도입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월마트는 최근 오픈AI(OpenAI)와 협업해 챗GPT(ChatGPT) 안에서 상품 추천과 결제가 가능한 ‘대화형 상거래(Conversational Commerce)’ 기능을 선보였다. 사용자가 쇼핑 관련 질문을 입력하면, AI가 월마트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결과를 제시하고 결제까지 연결하는 구조다. 월마트는 고객의 요청을 예측하고 실행까지 연결하는 AI 모델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검색 중심이던 전통적 쇼핑 구조가 ‘대화 기반 구매’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는 CJ온스타일이 가장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CJ온스타일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업해 라이브커머스 전용 AI 챗봇 ‘AiON’을 개발, 9월부터 본격 운영에 돌입했다. ‘AiON’은 방송 중 실시간으로 시청자의 질문을 분류해 상품·배송·주문 정보를 자동 안내한다.

시범 운영 결과 ‘환승뷰티’ 라이브방송에서 전체 답변율은 기존 평균 대비 3배 높아졌고, AI가 생성한 답변 비중은 75%였다. 만족 응답률은 85.7%, 평균 응답시간은 10초 이내로 집계됐다. CJ온스타일은 정식 도입 후 고객 문의 응답률을 기존 대비 두 배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AI가 요약한 리뷰를 바탕으로 한 추천 서비스도 성과를 내고 있다. CJ온스타일에 따르면 리뷰 요약 기능을 확인한 고객의 주문 전환율은 40.7%로, 도입 전(19.4%) 대비 약 2.1배 높았다. 이는 고객의 탐색 시간을 줄이고 구매 결정을 앞당긴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홈쇼핑사들도 AI 도입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스토아는 AI 성우와 LipGAN 기술을 결합한 AI 쇼호스트를 투입했고, AI가 수천 건의 상품평을 요약해 화면에 띄우는 등 방송 자동화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협력사 입점·품질관리 업무를 지원하는 AI 품질보증 챗봇 ‘모니(MONI)’를 도입해 시험성적서 검토·물류 현황 조회 등 상담을 24시간 처리한다.

현대홈쇼핑은 방송 영상을 자동 분석해 1분 하이라이트 영상을 생성하는 AI 요약 시스템을 적용했고, GS샵은 AI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앱 화면의 80% 이상을 개인 맞춤형 상품으로 구성하고 있다. CJ온스타일은 이 가운데에서도 방송 중 고객 문의를 실시간으로 응대하는 ‘AiON’ 챗봇을 상용화해, 실시간 대화형 모델을 구축한 점에서 차별화된다.

CJ ENM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의 2분기 매출은 3858억 원, 영업이익은 21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GS샵의 매출이 모두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는 CJ온스타일이 AI 응대와 XR 방송, OTT 협업 등 기술 투자를 통해 홈쇼핑을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본격화했다고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AI가 홈쇼핑의 운영 효율을 넘어, 소비 경험 전반을 재설계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며 “CJ온스타일은 기술을 통한 고객 응대 고도화와 방송 몰입도 강화로 시장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효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oju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