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편의점에 고기·계란·채소 전단지가?”…마트 빈자리 파고드는 ‘집 앞 장보기’

글로벌이코노믹

“편의점에 고기·계란·채소 전단지가?”…마트 빈자리 파고드는 ‘집 앞 장보기’

편의점 4사 신선식품 매출 두 자릿수 증가
‘소량·근거리’ 장보기 수요 잡는다
CU가 이달부터 전국 점포에 비치하는 장보기 행사 전단. 사진=BGF리테일이미지 확대보기
CU가 이달부터 전국 점포에 비치하는 장보기 행사 전단. 사진=BGF리테일
홈플러스가 대형마트 점포를 126개에서 67개로 줄였다. 반면 CU 매장에는 이달 삼겹살과 계란, 과일 등을 담은 ‘장보기 전단’이 처음 등장했다. 대형마트 점포망이 재편되는 사이 집 앞 편의점은 신선식품과 식재료를 늘리며 장보기 기능을 키우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CU는 이달부터 정육과 과일, 채소 등 장보기 상품을 담은 종이 전단을 제작해 매장에 비치했다. 편의점 업계에서 오프라인용 행사 전단을 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단에는 삼겹살과 한우 불고기, 계란, 사과, 두부, 콩나물 등 식재료를 중심으로 90여종의 장보기 상품이 담겼다.

편의점 업계는 신선식품 비중을 늘린 장보기 특화 매장도 확대하고 있다. CU는 현재 300개인 ‘장보기 특화점’을 연말까지 500개로 늘릴 계획이다. GS25는 신선식품 강화형 매장(FCS)을 연내 1100개까지 확대한다. 장보기 수요는 퀵커머스로도 확산하고 있다. GS25의 올해 상반기 퀵커머스 장보기 상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0% 증가했다.

장보기 상품을 찾는 수요는 실제 매출에서도 나타난다. 올해 상반기 편의점 4사의 신선식품 매출은 모두 두 자릿수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GS25는 46.4%, 세븐일레븐은 22%, CU는 21.7%, 이마트24는 15% 늘었다.
편의점 장보기가 커진 배경에는 가구 구조와 소비 방식의 변화가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1·2인 가구는 전체 일반가구의 66.1%를 차지했다. 가구 규모가 작아지면서 한 번에 많은 양을 사기보다 필요한 만큼 구매하는 수요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유통업계는 소포장 정육과 채소, 과일 등 적은 양의 장보기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편의점은 여기에 주택가 곳곳에 자리 잡은 점포망과 퀵커머스를 앞세워 필요한 상품을 그때그때 구매하는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장보기 시장의 중심이던 대형마트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3% 감소하며 9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온라인으로 소비가 이동하고 주력 상품인 식품 매출이 부진한 영향이다. 이런 가운데 기업회생 절차를 밟아온 홈플러스도 대규모 점포 재편에 들어갔다. 홈플러스는 지난 2일 회생계획안이 법원의 인가를 받았지만 상품 공급 정상화와 매출 회복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다만 장보기 수요가 모두 편의점으로 이동한 것은 아니다. 대형마트 시장의 전반적인 부진 속에서도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올해 2분기 매출이 증가했다. 온라인 식품 매출도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11.0% 증가한 반면 오프라인 식품 매출은 0.5% 감소했다. 장보기 수요가 대형마트와 온라인, 편의점 등으로 분산되는 가운데 편의점은 가까운 곳에서 필요한 만큼 구매하는 ‘집 앞 장보기’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지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ai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