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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KCGI, 한진칼 지분 매각은 ‘절반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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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KCGI, 한진칼 지분 매각은 ‘절반의 성공’

한진칼 지분 매입후 두배 가량 수익 올리고 엑시트…한진 오너가의 델타항공과 산업은행 우호지분 확보로 사실상 ‘완패’, 조현아 전 부사장과 연대로 쇄신 명분 약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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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의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던 사모펀드인 KCGI(강성부 펀드)가 한진칼 지분을 매입한지 3년 6개월여만에 지분을 매각하며 빠져나갔습니다.

KCGI는 조원태 회장의 지분을 압박하면서 한때 한진그룹 경영권에 커다란 위협이 되는 기세를 올렸으나 결국 M&A(인수합병)에서는 손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KCGI는 한진칼의 지분을 매입한 후 호반건설에 매각하며 두 배 가까운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A에는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짭짤한 수익을 챙긴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CGI는 지난해 말 기준 지분 17.41%(1162만190주)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대주주는 조원태 회장이 지분 5.78%(385만6002주)를 갖고 있고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은 20.93%(1396만8486주)입니다.

호반건설은 지난달 28일 한진칼 지분 13.97%(940만주)를 5640억원에 현금으로 취득한다고 공시했습니다. 주당 매입가격은 6만원이며 지분 인수 목적은 단순투자로 되어 있습니다.

호반건설은 이와 별도로 KCGI의 의결권 있는 주식 161만4917주 및 신주인수권 80만주에 대한 매도청구권(콜옵션)을 보유했다고 밝혔습니다. 호반건설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보유 지분은 17.43%로, 한진칼의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됩니다.

KCGI는 2018년 8월 SPC(특수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를 설립한 이후 본격적으로 한진칼 지분 매입에 나섰습니다.

KCGI는 그해 11월 14일 경영권 참여 목적으로 한진칼 지분 9%를 매입했다고 공시하면서 조원태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이 가시화됐습니다.

KCGI가 한진칼 주식 매입에 들어간 2018년 시기의 한진칼 주가는 2만~3만원 수준이며 경영권 분쟁이 가속화되면서 매입가는 높아지면서 3만원을 웃돈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에서는 KCGI가 호반건설에 매각한 한진칼 주당 6만원은 평균 매입가의 약 2배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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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이코노믹

KCGI 측은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등 장기성장을 위한 준비를 마친 만큼 이번에 투자회수에 나섰다고 설명했습니다.

KCGI가 한진칼의 경영권 장악을 시도할 수 있는 지분을 갖고 있으면서도 M&A에 성공하지 못한 데는 한진그룹의 우호세력으로 델타항공이 등장했고 KDB산업은행이 2020년 12월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 10.66%를 확보하면서 한진그룹 오너가와의 지분경쟁에서 밀리게 됐습니다.

KCGI가 한진 오너가와 지분 경쟁을 하면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끌어들인 데 대해서도 ‘실패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진칼 M&A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외국인 투자자와 소액주주들의 신뢰를 얻어야 하는데 조현아 전 부사장과 3자 연합을 구축하면서 한진그룹 오너가와의 차별화에 실패했다는 지적입니다.

KCGI가 외국인 투자자와 소액주주들과 연합해 공동으로 경영진을 구성하고 한진그룹의 쇄신과 개혁을 명분으로 내세웠으면 M&A 성공 가능성이 보다 높아졌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KCGI가 한진칼을 M&A 대상으로 하지 않고 핵심 자회사인 대한항공을 타깃으로 하면서 지주회사인 한진칼을 무력화하는 방안도 보다 효과적인 M&A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KCGI가 한진칼 M&A를 둘러싸고 한진 오너가와의 지분 경쟁에서 ‘완패’를 당한 채 호반건설에 지분을 넘기며 엑시트 한 것은 국내 사모펀드들의 M&A 전략 수립과 추진에 많은 교훈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KCGI 측은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및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힘써 왔고 그 결과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토대로 한진그룹의 부채비율이 낮아지며 수익구조가 개선됐다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KCGI가 한진칼에 대한 투자의 투자금 회수를 위한 여건이 성립됐다고 판단하고 엑시트 했지만 한진칼의 M&A를 성공하지 못하고 물러남으로써 ‘절반의 성공’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