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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워치] 혁신적 지속가능발전 모델의 '지방시대' 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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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워치] 혁신적 지속가능발전 모델의 '지방시대' 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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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한 지속가능과학회 회장
‘지방시대’는 윤석열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다. ‘지방 소멸’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시대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그 길은 만만치 않다. 2019년 최초로 수도권 인구가 총인구의 절반 이상(50.003%)이 되었고, 2022년 12월 현재는 50.5%로 늘었다. 2021년 정부는 전국의 지방 소멸 위기 지역인 인구감소지역 89곳을 발표했다. 절대다수인 비수도권이다. 여기에다 우리나라는 2020년 5186만 명을 정점으로 인구감소시대에 진입했다. 사망자 수보다 출생아 수가 적어서 인구의 자연 감소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러한 위협적 추세로 인해 비수도권 인구는 급격히 줄어들 것이다.

정부는 20여 년간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해 왔으나 그 효과는 미미하다. 국토연구원에서 조사·분석한 지방소멸 대응 정부정책 효과 의식조사(2021)에서 전문가와 정책실무자(100명)들은 ‘효과 없음’이 67%, ‘효과 있음’이 5.0%, ‘보통’이 28.0%였다. ‘효과가 있다’는 의견이 단지 5%였다. 정책 효과가 낮은 원인은 ‘지역 현실과 괴리된 정책 추진’, ‘수도권 집중 유발 정책의 지속 추진’, ‘잘못된 지방소멸 원인 진단’ 등이었다. 기존의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근본적으로 그리고 다각도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근본적으로 그리고 구조적으로 바꾸는 지역발전 정책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째, 이젠 “지역은 스스로, 중앙은 지원을” 해야 하지 않을까?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의 골격인 ‘국가가 주도하는 지역균형발전 모델’이, 추진 20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유효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상기한 국토연구원 의식조사(2021)에서 분석된 정책상의 중요한 문제점으로 국가 주도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미 인구 감소 등 지역 침체가 심화되고 있는 상당한 지역이 과연, 어떻게 수도권과 균형을 이루면서 골고루 잘 살 수 있을까? ‘말은 나면 제주로 보내고,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라’는 속담과 같이, 이 위기 지역의 청년이 상경하는 것은 정상적인 현상일 것이다. 지방도 그 자원과 잠재력에 따라서, 비록 작더라도, 특화하여 연착륙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과 같이, 수도권의 자원을 빼서 지방에 나누어 이식하면 착근이 잘될까? 근본적 해법은 아닐 것이다. 지역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지역민이며, 지방에도 애향심이 높은 우수한 인재들이 살고 있다. 이들 스스로 재생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중앙은 적극 지원해주는 방향으로 지방시대의 해법이 바뀌어야 한다. 지역 일은 지역에서 하는 것이 원칙이다. 굳이 일을 따기 위해서 중앙까지 왕래할 필요가 없어야 한다.
둘째, 지방에 제2 대통령실 등 운영을 최초로 윤석열 정부에서는 시행해볼 만하다. 청와대를 국민 공간으로 개방한 것은 하나의 혁신이며 그 의미가 매우 크다. 급속한 추진 과정에서 일부 어려움이 발생한 것은 당연지사로 생각하고 감내할 수 있다. 청와대를 관람하기 위해서 전국 각지에서 남녀노소가 상경하고 있는 현상이 그 성과를 증명하고 있다.

공간 정치는 파급효과가 매우 크며 중요하다. ‘지방시대’를 한다는 것이 결코 달성하기가 쉽지 않은 중대사인데, 대통령이 직접 앞장서야 하지 않을까? 대통령이 제2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는 모습은 지방소멸 시대에 희망의 씨앗이 될 수 있다. 민생과 민심을 파악하기 위해서도 그리고 심리적으로, 상징적으로도 중요하다.

셋째, 표를 의식한 구호나 선물이 아니라 '지방시대'를 만들겠다는 진정성이 중요하다. 중앙 공권력의 지방 이양을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 중앙정부의 규모를 대폭(25%) 줄이고 그 권한을 지방에 이양한다는 정도의 목표를 가져야 그야말로 지방시대에 대한 진정성이 있는 게 아닐까? 그리고 지역 발전에 장애가 되는 각종 규제를 최대한 철폐하거나 그 권한을 지방에 이양하는 것이 좋다.

‘지방시대’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동안 20여 년 추진해왔던 ‘국가균형발전’보다는 지역이 스스로 결정하고 추진하고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지역상생발전’이 지속가능하지 않을까? 중앙은 조정하고 지원하고.


이영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지속가능과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