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코노믹=부종일 기자] BNP파리바그룹이 한국에서 손해보험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그러나 손보시장 진출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이 추진해 오던 에르고다음다이렉트의 인수작업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최성욱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상무는 24일 "손해보험쪽 (진출은) 기회만 되면 하려고 한다"며 에르고다음다이렉트 인수 추진을 기정사실화 했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이 손보사 진출을 추진하는 이유는 그룹차원에서 한국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최성욱 상무는 "최근 한국에서 외국계 회사들이 철수하는데 (BNP파리바는) 아시아, 특히 한국시장을 좋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BNP파리바는 이달 내 금융위원회에 손해보험사 신청을 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BNP파리바그룹 차원의 전략과 연계되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이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에르고다음다이렉트는 독일 악사그룹의 한국 자회사다. 보험그룹인 악사그룹은 그동안 한국시장에서 자동차보험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손해율 증가 등으로 온라인 자동차보험시장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다급한 입장이다.
반면 은행을 모태로 하는 BNP파리바그룹은 글로벌 영업 차원에서 보험사를 인수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악사그룹처럼 절실하지는 않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러한 입장차이 때문에 BNP파리바그룹은 급할 것이 없어 악사그룹과의 아르고다음다이렉트 M&A 협상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아르고다음다이렉트 M&A 작업이 늦어지는 이유가 악사그룹과 갈등이나 의견차가 있기 때문이냐는 질문에 BNP파리바카디프생명 관계자는 "본사에서 얘기해 준 적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BNP파리바그룹이 아르고다음다이렉트 M&A 협상을 마냥 끌고 가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BNP파리바그룹이 아르고다음다이렉트 인수를 통하지 않고 한국에서 손보사를 신설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위는 국내 손해보험시장이 포화상태로 파악하고 신규 인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