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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정부 대책에 불만 고조...은행에 과도한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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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정부 대책에 불만 고조...은행에 과도한 책임

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기획단장(오른쪽)이 홍진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관과 함께 보이스피싱 척결방안 공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기획단장(오른쪽)이 홍진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관과 함께 보이스피싱 척결방안 공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중은행이 최근 보이스피싱 방지를 위해 정부가 발표한 대책을 두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은행에 과도한 책임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26일 시중은행에 따르면 정부가 발표한 보이스피싱 방지 대책 중 금융회사의 배상책임 강화가 논란이 되고 있다.

현재는 금융거래시 본인확인을 하지 않은 경우나 수사기관·금융감독원의 정보제공 또는 정당한 피해구제신청이 있었음에도 지급정지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 배상책임이 있다. 그러나 금융위원회 등 관계 당국은 앞으로 보이스피싱을 당한 이용자의 고의·중과실이 없는 한 금융회사 등이 원칙적으로 배상책임을 지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관계당국은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통신사기피해환급법’ 등을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범죄가 발생했다면 범인을 처벌하고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느냐”며 “이번 정책은 피해가 발생했으니 손해를 은행이 책임지고 끝내라는 것과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경우에 금융회사가 책임을 진다고 하는데 고의로 보이스피싱을 당하는 사람들이 있겠냐”며 “은행에 과도한 책임을 지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부분 시중은행들도 이와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은 보이스피싱을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이상 문자를 탐지하고 영업점에서도 의심 정황이 있으면 수사기관에 보고하는 등 가능한 방법은 모두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방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보이스피싱 피해자 본인도 사실을 모르고 돈을 송금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며 “이럴 때는 은행에서도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은행은 최대한의 방지책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지만 은행의 관리 영역 밖에서 일어난 보이스피싱까지 막을 수는 없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것은 과도한 정책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금융회사 등과 이용자 간에 보이스피싱 관련 피해액이 합리적으로 분담될 수 있도록 기준을 마련하고 입법예고 과정에서 금융회사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다고 밝혔지만 논란은 가시지 않고 있다.


백상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s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