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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3가역=신한카드역, 신용산역=아모레퍼시픽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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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3가역=신한카드역, 신용산역=아모레퍼시픽역

서울교통공사, 유상 역명 병기 계약

앞으로 서울 지하철 2·3호선 을지로3가역이 '신한카드역'으로 함께 불린다.이미지 확대보기
앞으로 서울 지하철 2·3호선 을지로3가역이 '신한카드역'으로 함께 불린다.
앞으로 서울 지하철 2·3호선 을지로3가역이 '신한카드역'으로 함께 불린다. 4호선 신용산역은 '아모레퍼시픽역'이 나란히 사용된다.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가 재정난 해결을 위해 역명을 판 것이다.

12일 공사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10일 신한카드와 을지로3가역, 아모레퍼시픽과 신용산역의 부역명 판매 계약을 맺었다. 역명 병기 작업은 이달부터 이뤄지며 늦어도 2개월 안에는 완료될 예정이다.
공사는 지하철역 이름 옆이나 밑 괄호 안에 인근 기관이나 기업, 학교, 병원 등의 이름을 함께 표기하는 대신 사용료를 받고 있다.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합쳐져 서울교통공사가 2017년 출범한 뒤로부터는 역명 병기 사업이 추가 진행되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COVID-19)로 승객이 줄면서 재정난이 극심해지자, 공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역명 병기 사업을 다시 추진했다. 공사는 2020년 당기순손실이 1조1337억 원을 기록하는 등 재정적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해에도 1조8000억 원 안팎의 손실이 예상된다.

이에 공사는 지난해 8월 을지로4가, 노원, 뚝섬, 역삼, 발산, 내방 등 8개 역을 대상으로 역명 병기 계약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을지로4가(2·5호선)역은 '을지로4가(BC카드)'로, 2호선 역삼역은 '역삼(센터필드)'으로, 7호선 내방역은 '내방(유중아트센터)'으로 결정됐다.

이번 을지로3가역과 신용산역 부역명 판매 가격은 각각 8억7400만 원과 3억8000만 원이다. 을지로3가역 계약 금액은 현재까지 계약 중에 가장 큰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을지로3가역은 승하차 인원이 월 160만명에 달하며 안내방송 청취 인원도 월 300만명 이상"이라면서 "신한카드의 브랜드 위상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역명 병기 입찰 낙찰자는 3년 동안(1회 연장 가능) 원하는 기관명을 해당 역의 부역명으로 쓸 수 있다. 역사 외부 안내판부터 승강장 역명판, 전동차 안내방송 등에 표기·표출할 수 있다. 현재 역명 병기 사업역은 33개다. 2·6호선 합정역(홀트아동복지회),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원광디지털대), 7호선 청담역(한국금거래소), 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마리오아울렛)등이 대표적이다.

공사 관계자는 "역명 병기는 해당 역이 가지는 지역의 상징성을 가져가 브랜드 광고를 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역명 병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역명 병기 사업 활성화를 위해 서울시도 지난해 10월부터 역명 병기 사용 기관의 거리제한과 의료기준 선정기준을 변경했다.
역에서 입찰 대상 기관 또는 회사의 거리 제한을 최대 1km에서 2km로, 종합·전문·상급병원 및 병상수 등의 의료기관 제한을 의료법에서 정한 의료기관으로 확대했다. 병원의 경우, 이미 인지도가 있는 전문병원·대형병원은 기준에 적합하고, 실질적으로 광고를 통한 홍보를 원하는 중소병원은 기준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제한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공사 관계자는 "공사 재정난 극복을 위해 역명 병기 사업 확대가 필요했다"면서 "앞으로도 역명 병기 사업 수요를 계속적으로 개발해 확대·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