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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소외된 고령층 고객 위한 사회적 책임 강화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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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소외된 고령층 고객 위한 사회적 책임 강화 나서

신한은행 필두로 은행권 사회적 책임 지키기 활발
시중은행권 공동, 65세 이상은 영업시간 내 자동화기기 수수료 면제
청년우대·디지털 열풍 속 역차별 당하는 고령자 챙기기

시니어 고객 중심 영업점인 신한은행 신림동지점 전경   사진=신한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시니어 고객 중심 영업점인 신한은행 신림동지점 전경 사진=신한은행
핀테크업체의 금융권 진출이 활발해지고 디지털화가 가속화 되는 가운데 코로나19까지 터지자 은행권이 비대면영업 강화에 집중해 왔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장기화로 그 여파는 경기마저 침체 시켰다. 은행들 역시 그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점포 수를 줄이고 있다. 이런 속에서 전자기기 사용에 익숙치 않아 은행 방문을 통해서 금융거래를 할 수 밖에 없었던 고령층들의 불편은 한층 커졌으며 결국 디지털금융시대로의 변화속에 소외계층으로 전락하고 있다. 향후 인구 감소에 따른 고객 확보에 비상인 은행 입장에선 디지털헤택에서 소외된 고령층 고객의 이탈까지 겹쳐 시름만 깊어졌다.

이같은 문제를 놓고 오래 고민해온 은행권이 깨달은 해답은 노블리스 오블리제 같은 '사회적 책임'강화다. 은행 스스로가 이에 환골탈태를 선언하고 나섰다.
은행연합회가 보유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가동 점포수는 지난 5년간 1507곳이나 줄었다. 최근 1년 새 사라진 은행 점포 수만 도 160개에 달한다. 단연 가장 피해가 큰 고객은 고연령층이었다. 이들은 은행의 잇달은 점포 폐쇄에 따른 불편이 커짐과 함께 디지털 기계에 익숙치 않다보니 은행이 주는 각종 금융혜택 마저 '그림의 떡'으로 인식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단체 일각에선 디지털화가 고연령층에 대한 차별과 소외감만 키운다고 지적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은행들이 사회적 책임을 실행하고자 나섰다. 당장 고령자 고객들을 겨냥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오프라인상에도 고연령층 고객을 향한 맞춤형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디지털화로 소외된 어른신 고객 잡기에 나선 은행들의 맞춤 서비스 현황   사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디지털화로 소외된 어른신 고객 잡기에 나선 은행들의 맞춤 서비스 현황 사진=글로벌이코노믹


◆ 신한은행, 고령자 편의성 도모한 디지털 맞춤형 영업점 오픈


지난해 12월 말 신림동에는 고령층을 겨냥한 ‘세상에서 가장 쉽고, 단순하며, 편안한 영업점’을 모토로 한 은행 영업점이 탄생했다. 고령자 고객의 성향에 최적화시킨 디지털 맞춤형 영업 공간으로 재오픈했다. 번호표 발행기 화면도 확대 했으며 항목을 단순화하고 업무별 고유 컬러를 적용시킨 유도선 등도 설치했다. 나아가 직원이 상시 대면 안내를 해주며 스마트 키오스크도 설치해 고령자들의 편의성을 높였다.

신한은행은 올해부터 65세 이상 고령자들에게 영업시간 내 자동화기기 이용시 수수료도 면제해 준다. 특히 1월 말부터 이들이 영업시간 내 타행 자동화기기를 사용해도 수수료 면제 혜택을 볼 수 있다.

ATM 서비스도 고령자 맞춤형을 도입했다. 큰 글씨 사용으로 시인성을 높이고 어려운 금융용어도 쉬운 말로 바꿔 적용시켰다. 기존 음성 대비 70% 느린 말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밖에도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금융교육을 실시해 시니어의 디지털 금융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 시중은행권 공동, 65세 이상 대상 영업시간 내 자동화기기 수수료 면제


KB국민·KEB하나·우리·IBK기업·NH농협은행은 은행권 공동 시행 사안으로 65세 이상 고령자를 위해 영업시간 내 자동화기기 수수료 면제에 나섰다. 이들 은행은 ‘고령자 전용 전화’를 운영해 고객센터와 통화 시 고령자들이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안내 절차를 간소화 했다. 특히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경우 앱 화면에 보이는 글자도 큰 글씨로 보이도록 한 시니어 특화 앱화면을 도입해 고령자 편의를 돕고 있다.

고령자를 위해 큰 글씨가 적용된 은행 ATM 화면   사진=신한은행이미지 확대보기
고령자를 위해 큰 글씨가 적용된 은행 ATM 화면 사진=신한은행

◆ 부산·경남은행, ' 70% 느린 말 서비스'


부산은행은 어르신 전용 상담 센터를 신설해 운영 중이다. 맞춤형 자동화기기 서비스로 쉬운 용어를 사용해 고령자의 이해도를 높이고 큰 글씨와 색상을 활용해 창구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편의성을 높였다. 특히 기존 자동화기기에 비해 ' 70% 느린 말 서비스'를 선보여 시니어 고객의 은행 업무를 돕는다. 특히, 고령자들에게 디지털 기기 사용법 안내와 함께 실습을 통해 디지털 금융 생활에 적응토록 협조한다.

경남은행은 경남지역 노인회와도 협력해 모바일뱅킹 사용 방법과 금융사고 예방 교육도 지원한다.

◆ 제2금융권, 고령층과 금융소외계층에 맞춤형 서비스


제2 금융권의 고령층 고객 잡기 노력도 활발하다. MG새마을금고와 신협의 경우 ‘맞춤형 ATM 서비스’를 도입해 쉬운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이용 빈도가 높은 화면을 우선 배치하고 느린말 서비스, 실시간 음성·문자 변환 프로그램을 구축해 고령자의 이해도 높이고 있다. 이밖에도 은행거래가 익숙치 않은 고령층 고객들에게 찾아가는 금융상담도 진행중이다.

상상인금융그룹의 경우 ‘소보로·디지털라운지’를 통해 고령자와 금융소외계층을 겨냥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소보로’는 ‘소리를 보는 통로’란 의미로 직원이 하는 말이 창구에 비치된 태블릿PC에 실시간 문자로 변환되는 서비스를 말한다.

웰컴저축은행·JT저축은행·페퍼저축은행 등은 2017년부터 60대 이상 고령자와 장애인 등 금융취약 계층을 위한 전담 창구를 운영중이다. 고령층등 디지털 금융 취약계층의 불편해소에 힘쓰고 있다.

은행권의 노력이 담긴 다양한 시니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살펴보면 은행이 비록 사기업이라고 하지만 공공재 성격이 강하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간편하고 편리함을 추구하는것이 디지털화라지만 고령층 고객에게는 여전히 어려운 분야다. 코로나19 장기화 등 여러 악재 속에서 점포 축소에 직면한 은행 입장에선 디지털화에 익숙치 않은 고령층의 불편함까지 살필 겨를이 없다. 그럼에도 은행들이 고령층 고객의 편의성을 고민하는 데는 은행들이 수익 개선도 중요하지만 누군가에게 이것이 불편한 일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금융서비스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의무감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급변하는 금융서비스의 디지털화 속에서 디지털소외계층, 특히 고령층 어르신들이 금융업무에서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대면/비대면을 융합한 점포 전략을 운영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서비스를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zzongy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