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2년여간 점포 514곳 폐쇄, 금융소외계층 불편 가중
대안으로 떠오른 공동점포···고객 불편 해소 및 은행 비용절감으로 ‘상생’
대안으로 떠오른 공동점포···고객 불편 해소 및 은행 비용절감으로 ‘상생’
이미지 확대보기은행권 전통의 맞수인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공동점포’를 위해 손 잡았다. 다음달 경기도 용인에 두 은행이 공동 운영하는 점포를 은행권 최초로 개점한다. 당초 공동점포는 비용을 절감하면서 다수의 지역에 점포를 운영할 수 있어 효과적인 점포 운영방안으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책임소재와 고객이탈 등의 문제로 논의에만 그치던 중,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과감하게 시도한 것이다.
이런 두 은행의 도전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빨라진 영업 점포 폐쇄에 대한 궁극적 해결책이 될지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다음달 중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에 은행권 최초의 공동 점포를 개점한다. 두 은행은 지난해 말 폐점한 우리은행의 신봉지점 2층을 함께 사용한다. 특히 신봉동은 지난해 하나·우리은행이 모두 지점을 폐쇄해 고객들의 불편이 컸던 만큼, 이번 공동점포에 대해 지역민들의 호응도 뜨거운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점포는 복수의 은행이 하나의 공간에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점포를 운영할 수 있다. 넓은 면적 대비 고객 밀집도가 낮은 지방 소도시 등에서 금융 취약계층에게 편의를 제공 할 수 있다. 또한 영업 외 일부 업무를 공동 관리하고 임차료도 절감할 수 있어 효과적이다. 이같은 은행권 공동 점포는 코로나19 이후 가속화된 점포 폐쇄 흐름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영업 점포 수는 ▲2017년 6791곳에서 ▲2018년 6771곳 ▲2019년 6714곳으로 완만한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 6411곳으로 전년 대비 303곳이나 급감했다. 또한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은행의 영업점포는 6197곳으로 전년 말 대비 214곳이나 문 닫았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3월 ‘은행 점포 폐쇄 관련 공동절차’ 시행에 나섰다. 점포폐쇄 전 사전영향평가 등 사전절차 강화 및 점포 운영현황에 대한 공시 확대를 골자로 한다. 특히, 폐쇄 지점에 대한 사전영향평가 결과 금융취약계층의 보호 필요성이 높다면 은행은 해당 점포를 유지하거나 출장소로 전환하는 것을 우선 검토해야 한다. 그럼에도 은행권 점포폐쇄 움직임은 점차 가속화됐고, 특히 지난해 3분기에만 무려 135곳의 점포가 폐점했다. 결국, 금융취약계층에 속하는 고령층·장애인·농어촌 지역 고객 등의 금융 접근성은 더욱 낮아졌다.
급기야 지난해 12월 서울 노원구의 신한은행 월계동 지점에서는 지점 폐점에 반대하는 고령층 주민들의 시위가 발생했으며, 같은 달 전남 목포시에서는 KB국민은행 목포지점 폐쇄에 대한 주민들이 건의서를 제출하는 등 고객들의 불만도 표출됐다. 특히, 올해 대선과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정치권에서도 해당 사태에 관심을 보였고 현재 두 점포의 폐쇄 계획은 전면 백지화됐다. 다른 은행들 역시 점포 폐점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문제는 디지털 금융 확산 속 대면점포 축소는 시대적 흐름이라는 점이다.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비대면을 강점으로 삼은 인터넷 은행이나 빅테크와 경쟁하기 위해선 점포 축소 등으로 비용을 줄이고 디지털 부문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은행권이 고심 끝에 해외 사례를 토대로 공동점포를 대안으로 삼은 것이다. 실제, 일본의 경우 고령화와 특유의 폐쇄성으로 금융취약계층 비율이 높다. 그만큼 대면 점포가 절실한 지역도 많다. 하지만 넓은 국가 면적에 비해 인구는 도쿄 등 도심에 밀집돼 있다. 금융취약계층은 상대적으로 지방 등 외진 곳에 드문드문 분포했다. 이에 치바은행의 경우 다이시은행, 무사시노은행 등과 협약을 통해 영업점 공동 운영에 들어갔다. 이를 통해 각 은행들은 낮은 비용으로 여러 지역에서 점포를 공동 운영하거나, 임차비용이 높은 도심에서도 다수의 점포 운영이 가능하게 됐다. 영국의 경우도 지난해 4월부터 다수의 은행이 1주일 중 하루씩 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뱅크 허브’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 여러 국가들 역시 점포 폐쇄 대안으로 공동 점포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추세다.
현재 공동점포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은 뜨겁다. 지난달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경북 영주시에 공동점포 설치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은 우정사업본부와 은행 단순업무 대행에 대한 협의도 나섰다.
권용석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오프라인 영업점 감소는 온라인 기반으로 금융 환경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특히 고령층 등 디지털 소외계층의 금융서비스 이용에 불편이 심화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이들 은행들이 공동 점포를 운영한다면 국내 은행들 입장에선 점포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고령층 등 금융소비자 입장에선 편의를 높이게 돼 점포 축소의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