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AI 스타트업과 '데이터 경량화' 상용화… 최첨단 GPU 없이도 고성능 AI 운영
한국, 발전소 증설에만 매몰될 때 日은 '소프트웨어 효율화'… K-AI 산업 골든타임
한국, 발전소 증설에만 매몰될 때 日은 '소프트웨어 효율화'… K-AI 산업 골든타임
이미지 확대보기24일(현지시각)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마루베니는 스페인의 AI 스타트업 멀티버스 컴퓨팅(Multiverse Computing)과 손잡고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을 최대 80% 줄이는 기술 상용화에 나선다. 이는 단순한 기술 제휴를 넘어, AI 산업의 패러다임이 '하드웨어 확장'에서 '소프트웨어 효율화'로 급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데이터 구조 재설계로 '효율 극대화'
마루베니가 도입하는 기술의 핵심은 '데이터 경량화'다. 생성형 AI가 답변을 생성할 때 발생하는 복잡한 계산 과정을 압축해 그래픽처리장치(GPU)의 부하를 획기적으로 낮춘다. 단순히 모델의 성능을 희생하는 것이 아니다. 모델 내부의 핵심 파라미터를 식별하고 이를 재구성함으로써, 동일한 연산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전력 사용량은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이미 실증 성과는 확인됐다. 스페인 통신사 텔레포니카가 자사 AI 챗봇에 이 기술을 적용한 결과, 데이터센터 소비 전력이 75% 감소했고 응답 속도는 46% 개선됐다. 고가의 최신 GPU 없이도 고성능 AI 운영이 가능해지면서, 데이터센터 증설에 막대한 자본을 쏟아붓던 기업들에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부상했다. 마루베니는 이를 기밀 유지가 필수적인 금융·제약·자율주행 등 기업의 '온프레미스(사내 구축형)' 서버 시장에 우선 공급할 계획이다.
K-전력, '하드웨어' 넘어 '소프트웨어'로 우회해야
한국 산업계에 던지는 함의는 명확하다. 그동안 K-전력은 발전 설비와 송전망 건설 등 물리적 인프라 확충에 집중했다. 하지만 일본이 AI 소프트웨어 최적화로 전력 수요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고 있을 때, 한국이 물리적 건설에만 매몰된다면 글로벌 비용 경쟁력에서 뒤처질 위험이 크다.
K-AI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칩 수준의 저전력 설계가 필수적이다. 리벨리온, 퓨리오사AI 등 국내 AI 반도체 기업들은 NPU(신경망처리장치)의 전력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한다. 또한 HD현대일렉트릭, LS 일레트릭과 같은 전력 인프라 기업들은 단순 설비 공급을 넘어, AI 기반의 '에너지 운영 최적화 솔루션'을 구축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확장해야 한다. 이것이 데이터센터 전력난을 기술로 돌파하는 한국형 에너지 효율화 모델의 핵심이다.
이제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
AI 기술력만큼이나 '에너지 효율'이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했다. 다음 3가지 지표를 중심으로 AI 시장의 변화를 읽어야 한다.
첫째, 에너지 효율성(PUE) 검증이다. AI 모델 도입 시 파라미터 수(성능)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 운영 환경에서의 전력 소비 효율을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둘째, 경량화 기술의 범용성 여부다. 사용하는 AI 모델이 공개된 구조인지, 폐쇄형 모델인지 파악해 최적화 기술 적용 가능 여부를 사전에 타진해야 한다.
셋째, 전력 공급 안정성 시나리오 확보다. 2035년까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10배 이상 증가한다. 효율화 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이를 도입하는 기업이 향후 시장의 비용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다.
'전력 먹는 하마'로 전락한 데이터센터는 이제 저전력 운영이라는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AI 시대의 진짜 주도권은 더 많은 전력을 쓰는 기업이 아니라, 더 적은 전력으로 더 똑똑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기술력에서 나올 것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